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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윤새해] [너를 내게 되돌려줄 100시간]

타이만 백업

2020. 10. 26.

 

 

KPC: 설새해  PC: 이상윤

 

※스포일러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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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내게 되돌려줄 100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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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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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뉴스입니다.
 
연합 정부는 파이로젠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의 생산공장을 올해 안으로 2배이상 늘릴것이며 감염자에 대한 수용시설 또한 확충할 것임을 발표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학자들 사이에서 치료제가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음에 대한 원인은 찾지 못하고 있으며…..
 
.
 
kp:상윤은 건조한 표정으로 어제자 재방송인 뉴스 화면을 바라보다 시선을 돌렸습니다.
정오를 살짝 넘긴 시간, 병동 앞 대기실은 tv화면의 뉴스 소리나 간간히 들리는 대화 소리를 제외하곤 조용합니다
 
....
 
kp:좀비 사태가 발발한 후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24시간 안에 감염된 사람을 좀비로 만드는 파이로젠 바이러스에 의해 인류는 이대로 멸망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좀비 사태 이후 25개월이 지난 후인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학자들에 의한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가 개발되었고, 인류는 이를 희망이자 구원이라 불렀습니다.
물론 치료제의 공식이 적힌 낡은 노트를 작성한 사람이 새해이고 그것을 가져온 사람이 상윤이라는 것은 아주 소수의 정부 관계자만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요.
상윤은 가방에서 몇 일 전에 당신 앞으로 온 편지를 꺼내 펼칩니다.
몇번이고 반복해 읽어 내용을 거의 다 외워버린 편지는 구겨지다 못해 너덜거립니다.
 
kp:치료제가 완성된 후인 이듬해 1월,
연합정부는 파이로젠 바이러스와의 싸움을 전면적으로 공표했습니다.
하지만 희망을 갖기도 잠시,
사람들은 또 한번의 절망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치료제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를 투여받은 후 완전한 인간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있었으니까요.
 
kp:하지만, 치료제를 투여했음에도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비활성화 상태로 몸 안에 계속 남아있는 사람들 또한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바이러스에서 돌연변이 같은 것이 일어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학자들은 치료제를 조금씩 바꿔나가며 계속해서 실험을 거듭했지만
불특정 다수에 대해 치료제가 효과를 보이지 않는지에 대한 원인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상윤:...
 
kp:그리고 인류가 직면한 또 하나의 난관이 있었습니다.
만들어져야 하는 치료제의 양에 비해 공장과 자원은 부족했습니다.
또한 치료제를 투여한다고 무작정 감염자들이 인간으로 돌아온 것도 아니니,
결국 정부는 그들을 수용소에 모은 후 생존자들에 의해 신원이 확인된 이들에게 순차적으로 치료제를 투여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연합정부는 상윤의 말에 따라 노트의 작성자인 새해를 찾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알다시피 정부는 그것 말고도 할 일이 많으니까요.
 
kp:멸망 이후 조금씩 회복하기 시작한 세계는 평화로웠던 시절보다 모든 것이 몇배로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상윤 역시 세계를 재건하기 위한 생존자의 일원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왔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정부는 수용소의 좀비들 중 새해를 찾았고, 몇달을 기다려야하는 다른 감염자들과 다르게 새해에게는 1주일이라는 짧은 시간 만에 치료제의 투여가 결정된 것입니다.
이 곳 아리마테아 병원은 당신이 사는 곳에서 꽤나 멀리 떨어져 있는,
안전지대 외곽에 위치한 병원입니다.
좀비 사태 이후 폐병원이 된 곳을 건물 통째로 좀비 바이러스 감염자들을 위한 시설로 쓰고 있으니
 
kp:병원보단 수용소라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상윤 조용히 병원 둘러봐요
 
kp:편지와 함께 본인확인을 거치고 접수를 마친 상윤은 새해가 있다는 7층으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감염자들이 입원하고 생활하는 병동은 외부의 출입이 차단 된 폐쇄병동인지라,
병동 앞 면회실에선 당신을 포함한 스무명 남짓한 사람들이 저 안에 있을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긴 긴 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11월 14일 오후 12시 50분 ]
 
k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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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기다리면서 시계 봄
 
kp:정오를 넘기고 오후 1시에 가까워질 때,
상윤은 비로소 직원이 자신의 이름을 호명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레나 리센:상윤님, 안으로 들어가시죠.
 
이상윤:
 
kp:짧은 복도를 지나, 상윤은 굳게 닫힌 철문 앞에 도착합니다.
직원이 카드를 찍자 문이 열리며 병동의 모습이 보이네요.
중앙 스테이션을 주위를 둘러싸는 병실들과 처치실, 면회실, 심지어 협소하지만
‘환자들’을 위한 휴게공간… 겉보기에 이곳은 평범한 병동입니다.
이런 곳에서 새해가 지내고 있는걸까요.
 
이상윤:흠...
 
kp:주변을 잠시 둘러보지만, 그럴 틈을 주지 않고 직원은 빠른 발걸음으로 상윤을 한 진료실로 안내합니다.
진료실은 한쪽 벽 가운데 널찍한 유리창이 있는 것만 빼면 평범합니다.
 
이상윤 지능판정
 
이상윤: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kp:흠.. 방안에 이런 구조물이라니 특이하네요.
반대쪽 방은 지금 불이 꺼져 있습니다.
 
이상윤 며칠못자서 피곤해요
 
kp:상윤이 자리에 앉자 손에 든 차트를 확인한 의사는 상윤에게 말합니다.
 
레나 리센:안녕하세요 상윤씨. 저는 72병동 담당의사 레나 리센 입니다
 
이상윤:네 안녕하세요
만나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레나 리센:네 저도 반가워요.
상윤씨가 설새해씨의 보호자, 맞으시죠?
이미dna나 지문 등으로 본인 확인을 거쳤지만… 잠깐 확인을 하겠습니다.
 
이상윤:?
어떻게 하면 되죠
 
kp:그렇게 말한 그는 책상 옆에있는 리모콘의 한 버튼을 누릅니다. 그러자 얼마 후,
 
쾅!!!!!
 
이상윤:??
 
kp:큰 소리에 고개를 돌리면 불이 켜진 유리창 너머에는 새해가 서 있습니다.
 
이상윤:새해야...
 
kp:헤어진 후 처음 보는 새해는 당신이 기억하던 새해였던가요..?
아니요, 그는 바이러스의 감염자, 좀비잖아요.
창문 너머에서 낮은 신음소리가 들리고, 창과 맟닿은 이마에서 흐르는 피가 뭉개집니다.
환자복을 입고, 무표정한 얼굴로 유리창 너머에 서 있는 새해.
 
이상윤:...
 
kp:상윤을 알아본걸까요, 아니면 그저 빛에 반응한걸까요..
새해의 선 분홍빛 동공은 희게 번뜩입니다.
 
레나 리센:............새해씨가 맞습니까?
 
이상윤:...네
 
레나 리센:흠.. 네 알겠습니다.
 
kp:그는 상윤의 대답을 듣고 차트에 무언가를 적고, 다시금 버튼을 누릅니다.
불이 꺼지자 좀비, 아니, 새해가 어둠속으로 삼켜지고,
새카만 유리창엔 당신의 표정이 반사됩니다.
 
레나 리센:보시다시피 지금 상태에선 면회가 불가능합니다.
면회가 허용되는 건 3단계 부터 입니다.
 
이상윤 피곤한 표정으로 얼굴 쓸어요
 
이상윤:지금은
어느정도
진행됐나요?
 
레나 리센:흠.. 이미 편지에 동봉된 안내자료를 보셨겠지만... 다시한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지금 새해씨의 치료제는 어제 오후 1시에 투여된 상태입니다.
새해씨는 현재 2단계의 상태이고요.
치료제를 처음 투여받은 환자, 그러니까 좀비는 100시간동안 1단계부터 4단계를 거치며 서서히 인간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100시간 후 5단계가 되어 완치판정을 받을 경우 퇴원이 가능합니다.
첫 치료 시 완치율은 대략 30%정도이고, 4단계에서 5단계로 넘어가지 못한다면 이곳 병원에 격리된 채 추가적인 치료를 받게 됩니다.
 
이상윤:그렇군요
 
레나 리센:완치된 환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좀비일때는 의식도 기억도 없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치료제가 투여되며 서서히 기억이 돌아오죠.
 
이상윤:차라리 그게 나을지도...
 
레나 리센:현재 연구가 이루어 지고 있지만 학자들은 바이러스 감염 후 좀비가 될 때 파이로젠 바이러스가 뇌에 침입한 결과로 기억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또한 약물 부작용인지,.. 바이러스 때문인지 아직 모르지만 3,4단계의 환자들이 이따끔 액팅 아웃.
그러니까...발작을 하며 공격성을 보이는 때가 있습니다.
 
이상윤:네...
 
레나 리센:이런 일이 일어날 경우 안정제를 투여한 후 독방에 얼마동안 격리하는데 그러면 수 시간 후에 괜찮아지므로,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드릴 설명은 여기까지 입니다. 질문이 있으십니까?
최대한 대답해드리고 싶지만 아시다시피 대기 인원이 많아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상윤:아뇨 없습니다
 
레나 리센:네 그럼...
 
kp:그 때 짧은 노크 소리가 들리고 아까 그 직원이 들어와 말합니다.
 
“선생님, 대기 환자가 많습니다.”
 
레나 리센:죄송합니다만, 이만 가보셔야겠군요.
아마 내일도 같은 시간에 방문해주시면 면회가 가능할 것입니다. ….행운을 빕니다..
 
이상윤:
 
레나 리센 가볍게 목례해요
 
이상윤 따라서 고개 숙여요
 
kp:짧은 인사를 하고 진료실을 나가자 직원은 상윤을 출구로 안내합니다.
 
이상윤 새해가 있던 쪽 한번 보고 나옵니다
 
kp:그가 입구 옆에 출입 카드를 찍자 병동의 자동문이 열리고,
상윤을 앞서 밖으로 나간 요원이 다음 차례의 대기자를 호명하는 바로 그 순간,
 
“거기 비켜!!!!”
 
kp:-하는 소리에 뒤를 돌아볼 새도 없이, 상윤의 뒤에서 달려온 누군가가 상윤을 밀치고 문 밖으로 뛰쳐나갑니다.
 
이상윤:??
 
이상윤 민첩판정
 
이상윤: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당황
 
kp:상윤은 그만 중심을 잃고 땅에 넘어지며 벽에 부딪히고 말았습니다.
 
“보균자가 탈출했다!!”
 
“72병동 환자 탈출, 지원 바란다!!”
 
kp:상윤을 밀치고 병동을 뛰쳐나간 건 환자복을 입은 ‘보균자’ 입니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지 비틀거리면서도 날쌘 걸음으로 복도를 달리는 그를 피해 복도의 대기자들이 홍해처럼 갈라집니다.
하지만 그는 이내 지원 요청을 듣고 반대쪽 복도에서 나타난 보안요원의 손에 붙잡히고, 곧이어 병동에서 달려온 다른 직원들에 의해 사지에 억제대가 채워집니다.
이 모든 과정이 5분도 안 되는 찰나에 이루어지고,
짧은 탈출이 끝난 그는 장정들의 손에 들려 병동 안으로 짐짝처럼 운반됩니다.
 
“나가게 해줘,.. 나는 인간이야!! 갇히기 싫어, 나가게 해줘…”
 
kp:고통스러운 울음소리는 무거운 철문 뒤로 사라지고, 복도엔 무거운 적막이 감돕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직원은 다음 차례의 보호자를 호명하고, 남은 대기자들은 다시금 순서를 기다립니다.
하지만 아마 여기 있는 모두는 같은 생각을 하고 있겠죠..
바이러스에서 완치되지 못한다면, 내 소중한 누군가는 평생을 저 안에 갇혀 지내야 할 것이라는 것을요.
 
이상윤:...
 
kp:과연 상윤의 새해는 당신 곁으로,. 인간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돌아오는 길의 하늘엔 꼭 당신의 마음처럼 먹구름이 가득 껴 있습니다.
 
[ 11월 14일 오후 3시 40분 ]
 
kp:집으로 돌아온 상윤은 거실의 소파에 쓰러지듯 눕습니다.
하루 종일 날이 흐린 탓에 불을 키지 않은 널찍한 거실은 어둑합니다.
지금 상윤이 살고 있는 이 집은 연합정부가 생존자들에게 제공한 안전지대 안의 아파트, 그 중에서도 제일 넓고 좋은 축에 드는 곳입니다.
4인 이상 가족들에게 주어지는 넓은 아파트에서 상윤은 혼자 살고 있는 것이나, 매달 나오는 지원금 같은 것…
멸망 이후의 이 과도기에 상윤은 부족한 것이 없게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야 노트를 완성한 것은 새해지만 노트를 가져온 것은 상윤이니까요.
 
이상윤 누워서 한숨 쉬어요
 
kp:그래봤자, 새해가 곁에 없다면 이런 모든 것들은 무슨 상관일까요.
그런 생각을 하며 멍하니 집안을 둘러보니 정돈되지 못한 부분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러고 보니 한동안 새해의 일에 정신이 팔려 있느라 집안일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100시간이 지나기까지 남은 시간은 대략 72시간. 희망을 놓지 말아야죠, 그게 설령 30%의 희망일지라도.
언젠가 새해가 당신 곁으로 돌아올 때, 이런 엉망인 집으로 돌아오게 할 순 없으니까요.
자, 이제 슬슬 몸을 움직여 청소를 시작해볼까요?
 
이상윤:
청소 해야겠다
 
kp:우선 너저분한 거실부터 치워봅시다.
소파 위에 켜켜히 쌓인 겉옷들, 탁자 위의 다 마신 컵들, 구석구석 먼지들도 가득이네요!
 
이상윤 손재주 판정
 
이상윤:
손놀림
기준치: 10/5/2
굴림: 98
판정결과: 대실패
 
kp:어?
 
이상윤:
청소
해본지가 언제인지
 
kp 개 큰일났다 청소 다 손놀림인데
 
이상윤:
남자 혼자 살다보니
 
이상윤 긁적
 
kp:상윤은 컵을 옮기던 와중 그만 손이 미끄러져 컵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쨍그랑, 하며 컵이 산산조각 나요.
치울 게 두배로 늘어났습니다.
 
이상윤:...
 
이상윤 쭈그려 앉아서 컵 치워요..
 
kp:상윤은.. 쭈그려 앉아서 자신이 깬 컵을 조심히 치웁니다...
상윤은 어느정도 깨진 컵을 치웁니다.
그 다음은 침실입니다!
 
이상윤:거실은 망했고
침대라도
 
kp:매일 잠을 자는 곳이니 그만큼 정돈되지 못하는 공간이죠.
구겨진 이불과 카펫, 책들과 서류들이 널부러진 책상, 구석에 대충 던져놓은 양말 등…
 
이상윤 팔 걷어붙임
 
kp:그동안 왜 치울 생각을 안 했는지 모르겠네요.
 
이상윤 손놀림 판정
 
이상윤:그동안 정신을 놓고 살았네
손놀림
기준치: 10/5/2
굴림: 53
판정결과: 실패
 
kp:..
 
이상윤:
 
kp:살짝 삐딱한 이불과 카펫, 몇권의 책이나 서류는 그대로 올려져 있는 책상,..
 
이상윤:새해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kp:짝이 맞지 않는 양말…. 뭐, 안 한 것보단 나으니까요..
 
이상윤 나름 만족중
 
kp:상윤은.. 나름 만족스러워 보입니다.
 
이상윤:아까보다 깨끗하잖아
 
kp:그래요 컵을 깬거보단 낫지 않나요?
 
이상윤 끄덕끄덕
 
kp:상윤은 만족스런 표정으로 주방에 가봅니다
언제 마지막으로 정리했는지 기억 조차 나지 않는 냉장고와 몇일은 밀린 설거지거리, 꽉 찬 쓰레기통, 당장 청소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아요.
 
이상윤 찡그림
 
이상윤 손놀림
 
이상윤:
손놀림
기준치: 10/5/2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kp:ㅋ아
 
이상윤:
 
kp:상윤은 마음이 급한 탓인지 조금은 대충 닦인 그릇들과 덜 닦인 식탁, 분류하는걸 까먹고 한번에 돌려버린 세탁기…
뭐, 괜찮겠죠..?
 
이상윤 일단 열심히 치워봐요
 
kp:잘 못해도.. 열심히 하는 상윤입니다
분명 새해가 있었다면 병도 받고 약도 줬을지 모릅니다.
 
이상윤:하...
설새해
너의 빈자리가 크다...
 
kp:마지막으로 상윤은 청소를 끝내고 마무리로 환기를 시키기 위해 거실의 창문을 엽니다.
 
이상윤 창문 활짝
 
kp: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깨끗해진 집을 돌아보자 뿌듯하고 또… 힘이 쭉 빠지며 배가 고파옵니다.
아까 냉장고를 정리하기도 했고, 마침 저녁 시간이네요. 장을 보러 갈까요?
 
이상윤:
 
이상윤 장바구니 챙겨요
 
kp:상윤은 장바구니를 들고 얼마간을 걸어 아파트 근처에 위치한 마트로 향합니다.
길목에 위치한 상가들은 문을 닫은 곳 보다 연 곳이 더 많습니다.
재정비를 거쳐 곧 오픈을 앞두고 있다는 가게들도 보입니다.
아침에 들렀던 안전지대 외곽에선 병원을 제외하곤 아무 것도 없었는데요.
 
이상윤:새로 생겼나
 
kp:거주 구역을 주변으로 상권이 발달하는 것은 당연한걸까요. 저녁 시간이 가까워져서인지, 마트 안엔 장을 보는 사람들이 꽤나 많습니다.
 
이상윤 두리번
 
kp:우선 카트를 하나 가져와 볼까요?
 
이상윤:
 
이상윤 카트 끌어요
 
kp:대답하는 상윤이는 참 귀엽습니다.
 
이상윤:마치 누군가가 옆에 있는 기분이야
 
kp:오늘 저녁은 무엇을 먹는게 좋을까요?
 
이상윤:덮밥...먹고싶은데
 
kp:마침, 조리된 돈까스 냄새가 상윤의 코를 자극합니다.
 
이상윤:
돈까스도
괜찮지
 
kp:카츠동은 어떨까요?
 
이상윤:카츠동
좋은 생각이야
 
kp:상윤은 만족스러운 표정입니다.
 
이상윤:돈까스를 사야겠지?
 
kp:마침 돈까스를 파시는 판매원이 상윤의 카트안에 돈까스를 조심히 넣어줍니다.
 
이상윤:
감사합니다
많이 파세요
 
kp:아주머니는 홀홀홀 거리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제 자리로 돌아갑니다.
 
이상윤 카트 끌면서 주위 둘러봐요
 
이상윤:돈까스 샀고
 
kp:집에 밥이 있던가요?
 
이상윤:어...
없었지 아마
 
kp:덮밥에 주재료인 밥이 빠질수야 없습니다.
 
이상윤 끄덕
 
kp:마침 옆에서 햇반 5묶음이 세일하는 소리가 들리네요.
밥하기도 귀찮은데 밥정도야 사먹을까요?
 
이상윤 양손에 하나씩 들어서 카트에 담아요
 
kp:햇반도 건강엔 좋답니다.
굿
상윤의 카트가 든든해집니다.
 
이상윤:성장기라
많이 먹어야 돼
(이상윤 21살
 
kp:성인인 상윤, 아직도 성장하는 중입니다.
대체 어디까지 클까요?
 
이상윤:ㅋㅋ
 
kp:이러다 농구선수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크는중인 상윤, 뭔가 더 사고싶은게 있나요?
 
이상윤:소스 같은건...
있겠지?
집에
후식을 사볼까
 
kp:간장과 설탕, 카츠동을 만들 소스는 집에 있습니다.
상윤은 후식라인에 가봅니다.
그곳엔 과자와 초콜릿, 사탕등이 즐비해 있습니다.
 
이상윤:과자로는
부족한데
햄버거랑 샌드위치는 없나
 
kp:그 옆엔 빵 코너도 보입니다.
 
이상윤:좋아
 
이상윤 과자 몇개 골라담고 빵 코너로 가요
 
kp:빵코너엔 다양한 빵들이 진열돼 있습니다.
상윤이 먹고싶어한 샌드위치도 냉장고 안에 고이 잘 있습니다.
 
이상윤 샌드위치도 담아요
 
이상윤:간식으로 라면 먹을까
 
kp:그때.. 상윤의 코를 찌르는 냄새가 납니다.
 
이상윤:?
 
kp:이 냄새는...
어릴적 먹던, 용가리 치킨 냄새입니다.
 
이상윤:라면 말고..
치킨이
 
이상윤 홀리듯이 따라가요
 
kp:상윤은.. 홀린듯 용가리치킨 쪽으로 갑니다.
아주머니가 마침 상윤에게 치킨 하나를 찍어서 줍니다.
 
이상윤:
감사합니다!
 
이상윤 맛있게 먹어요
 
kp:그때 먹던 그 맛입니다.. 맛있습니다.
 
이상윤 야무지게 먹음
 
kp:야무지게 먹은 상윤.
그냥 가나요?
 
이상윤:다섯봉지
주세요
 
kp:
아주머니는 덤이라며.. 한봉지를 더 주셔서 총 6봉지를 챙깁니다.
 
이상윤:(계산 어차피 내가 하는거 아냐?
 
kp:이제 굶어죽을일은 없어보입니다.
한봉지는, 서비스라네요.
 
이상윤 기분 좋아져요
 
kp:그리고 뭐 어떱니까, 상윤은 아마 여깄는 사람들 중에선 꽤 돈이 많은 축에 속할지도 모릅니다.
대충 장을 다 본것 같으니, 이제 계산하고 집에 가볼까요?
 
이상윤 계산대로 갑니다
 
kp:상윤은 이것저것 꺼내서 계산대에 올리곤 계산합니다.
오늘.. 얼마를 썼나요?
 
이상윤:흠...
 
kp:맙소사. 15만원을 질러버렸습니다.
하지만 상윤은 돈이 많으니 괜찮습니다.ㅋ
 
이상윤:15만원쯤이야
괜찮겠지
 
kp:상윤은 뭐 그럴수 있지 라는 생각으로 계산합니다.
이제 계산도 다했고, 두손은 가득합니다. 집으로 가볼까요?
 
이상윤:
재력
기준치: 60/30/12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kp:
 
이상윤:그냥 굴려보고 싶었는데
 
kp:상윤...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을 다 탕진해버렸습니다..
그래도... 통장에 저축해논게 있으니.. 괜찮겠죠?
 
이상윤:아껴써야겠다
 
이상윤 끄덕
 
kp:네 괜찮을겁니다 아마도...
 
이상윤 두손가득 싸들고 집으로 가요
 
kp:양 손 두둑히 짐을 들고 장을 다 본 상윤은 집으로 돌아와 카츠동을 준비합니다.
 
이상윤 행운 혹은 손놀림
 
이상윤:
행운
기준치: 55/27/11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kp:..
 
이상윤:영상에서 봤는데
이상하다
이렇게 하는게 아닌가
 
kp:상윤은 다 탄 돈까스를 올리고..
설익은 밥을 담아..
카츠동을 완성합니다.
 
이상윤 먹어봐요
 
kp:맛은... 아 아까 간장을 눈대중으로 맞춰, 좀 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상윤:...
 
이상윤 묵묵히 퍼먹어요
 
kp:상윤은 조촐한 저녁상이지만 이렇게 제대로 끼니를 챙긴 것도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달그락거리는 식기 소리를 제외하고 집 안은 고요합니다.
그리고 그 정적을 간간히 메꾸는 것은 윗집에서 들리는 티비 소리, 옆집 가족들의 대화 소리, 웃음 소리…..
불이 켜진 주방을 제외하고 집 안은 어둡습니다.
식탁에서 일어나 거실으로 한 발만 내딛으면 그 곳은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무(無)의 공간일 것만 같아요.
 
이상윤:...
 
kp:상윤은 어지간히 다 먹은 식기를 대충 설거지합니다.
이 넓은 공간과 어둠 속에서 느껴지는 호젓한 외로움에, 상윤은 그릇을 치우고 평소보다 일찍 자리에 눕습니다.
 
이상윤:왠지 피곤한 하루였다
 
kp:고단한 하루 속 잠이 들기 전 언젠가 새해와 함께 이스트베일의 마을에서 나란히 누웠던 침대가 문득 떠오르네요.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잠시 잠을 청한 그 곳의 낡은 침대 위에서 그 때 우리가 무슨 대화를 했었는지,
새해는 나를 어떤 표정으로 바라보았는지…
새해와 함께한 시간을 되짚어보면 생생하게 기억나는 순간들도 있지 꽤나 옅어진 기억들도 많네요.
 
이상윤 사진 꺼내서 봐요
 
kp:새해가 준 마지막 물건입니다.
사진속 새해는 밝게 웃고 있습니다.
 
이상윤 마지막으로 본 새해 모습과 겹쳐져서 괴로워요
 
kp:내일 새해를 만난다면 상윤을 향한 기억이 돌아오길 바라며.. 상윤은 잠에 듭니다.
 
이상윤 눈감음
 
kp:
(To GM)rolling 2+1d5
 
2+
(
1
 
)
 
 
=
3
 
[ 11월 15일 오후 1시 ]
 
kp:다음 날 상윤은 시간에 맞춰 병동으로 도착하였습니다.
어제와 같은 직원이 오늘은 당신을 사무실이 아닌, 새해가 있다는 병실로 안내합니다.
 
“면회시간은 오후 다섯시 까지입니다.”
 
kp:작은 병실 안은 낮인데도 커튼을 쳐 놓아 어둑합니다.
유일한 광원인 정면의 tv에선 대기실에서 나오던 것과 같은 뉴스가 틀어져 있고 작은 화장실과 냉장고, 벽에 붙은 서랍장, 그리고 방 안을 제일 크게 차지하는 침대에 앉아 있는 새해.
새해는 멍한 표정으로 tv화면을 바라보다 정확히 상윤 쪽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이상윤 깜짝
 
설새해:.....이상윤?
 
이상윤:정신...
들어??
 
kp:….헤어진 후 이렇게 만나는 것은 몇년 만인가요..
가까이서 본 새해는 상윤이 기억하던 마지막 모습보다 훨씬 마르고 수척한 모습입니다.
좀비로 변하고 난 후 생긴 상처일지, 몸 군데군데엔 반창고가 붙여져 있습니다.
 
이상윤 관찰력 판정
 
이상윤: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50
판정결과: 실패
 
kp:상윤은 방을 한번 둘러보지만, 특별할게 없는 방이네요.
 
설새해:... 상윤아
 
이상윤:어 응
 
이상윤 새해한테 다가가요
 
이상윤:응 나야
 
설새해:이 목소리..
맞는거 같애...
흐릿하게 보이지만..
 
이상윤:어?
 
설새해:너도 맞는거 같고..
 
이상윤:시력
그렇구나
내 목소리 기억해?
 
설새해:잘 안보여.. 뭔가.. 뿌얘.
응.. 마지막 기억이
 
이상윤:괜찮아
금방 돌아올거야...
 
설새해:너한테서 끊겨서.. 조금 기억날거같기도...
 
이상윤:...
다행이다...
 
설새해:아마 넌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 사람이겠지.?
미안.. 기억이 잘 안나..
 
이상윤:아마도
괜찮아
 
설새해:본능이 그렇다고 해주는거 같애..
 
이상윤:지금 이렇게 정신이 든것만으로도
몸은 괜찮아?
 
설새해:몸...
..
뭔지 몰라도.. 여기서 빨리 나가고싶어..
 
이상윤:금방 치료하고
나가자
 
설새해:내 손은 아직도 차가운 편이야.. 따뜻한 손길을 느끼고싶어..
그치만 여기선 그러지 못해 괴로워,,
 
이상윤:아직...
 
이상윤 손 내밀어서 잡아요
 
설새해:..네 손은 아직도 따뜻하구나
다행이야
 
이상윤:응...
 
설새해:..
 
설새해 머리가 저릿해져요
 
설새해:하아..
 
이상윤:괜찮아?
 
설새해:정말... 이곳은 최악이야..
 
이상윤:병원?
 
설새해:너 이후로.. 뭔가 떠올랐는데...
응.
 
이상윤:
뭐가 떠올랐는데?
 
설새해:난.. 빛이 없는 크고 넓은 방에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갇혀 있었어..
그러다 누군가 나를 끌고가서 주사를 놓고,.. 또 다시 어두운 방에 갇혔는데 그땐 혼자였어.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는 가늠 할수 없었는데…
그 때 밝은 빛이 비췄고, 거기로 갔는데 뭔가로 막힌 벽이었어..
 
이상윤:그래서?
 
설새해:그 벽 너머엔 상윤이, 네가 있었던 것 같아.
 
이상윤:
 
이상윤 어제 일 떠올려요
 
이상윤:아마 치료를
하려고 ...
 
이상윤 손 따뜻하게 꽉 잡아줘요
 
설새해:...이 곳은 모든게 규칙적으로 흘러가.
기상, 식사, 약먹기, 신체검사, 점심, 약먹기, 자유시간, 저녁, 약 먹기, 취침….
….나는 이 방을 혼자 쓰지만 다른 사람들은 6명이 한 방을 쓴다고 들었어.
나는 내가 왜 특별 취급을 받는지 모르겠어.
 
이상윤:다 네가 건강해지기 위해서...
넌 그럴만한
자격이 충분하잖아
 
설새해:모르겠어...
대체 왜..
게다가 기억에 중간중간 먹칠을 한 것 같아..
내가 어디에 살았고 무엇을 좋아했고 무엇을 싫어했는지,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 수가없어..
 
이상윤:새해...
 
설새해:마치... 나를 잃어버린거 같애..
 
설새해 눈물이 뚝 뚝 떨어져
 
이상윤 당황
 
이상윤:괜찮아
다른 사람들도 다
나타나는 증상이래
 
이상윤 손등으로 눈물 닦아줘요
 
설새해:...
 
kp:상윤의 손길이 새해의 눈물을 닦아주자
갑자기 새해의 호흡이 가빠지더니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합니다.
마치 광기라도 일어난 마냥..
 
이상윤:??
 
설새해:하아.. 상윤아 나...
나 기억났어..
 
이상윤:응...
 
설새해:나.... 난 괴물이야.
 
이상윤:기억 났어?
어?
 
설새해:나는 인간들의 살을 뜯어 먹으며 살았어.
그 감각이 아직도 생생해 왜..?
 
이상윤:아니야 그건
 
설새해:왜째서 날 살린거야..?
 
이상윤:네가 아냐
 
설새해:나는 살면 안됐다고!!!!!!!
 
이상윤:왜 그렇게
 
설새해:그냥 그때... 차라리 죽었어야 했는데..
 
이상윤:생각하는데
그런 말 하지마 새해야
어?
 
kp:몸을 웅크리고 몸을 덜덜 떨던 새해가 일순간 고개를 홱, 치켜올리고 상윤에게 달려듭니다.
 
쿵!!!
 
kp:벽에 등이 부딪히고 곧바로 새해의 억센 손아귀가 상윤의 목을 조여옵니다.
 
이상윤:헉..
 
이상윤 새해손목붙잡아요
 
kp:상윤을 노려보는 붉게 충혈된 새해의 흰 눈동자에서 흐르는건 눈물입니다.
언젠가 본적이 있는 그 살기어린 눈빛에 가슴이 섬짓합니다. 왜 그가 울고있는 걸까요..
 
이상윤 동공지진
 
설새해:난... 나는... 내가 그러고 싶었던게 아니야...... 근데 내가.......
 
kp:목을 조르는 새해의 손길을 뿌려치지 못하고 숨이 부족해질때 쯤 방 문을 열고 보안요원들과 의료진들이 방 안으로 들어옵니다.
보안요원이 상윤에게서 새해를 때어내고 억제대를 채우는 사이 직원 중 한명이 상윤을 방 밖으로 내보냅니다.
 
“괜찮으신가요? 잠시 나가 계셔야 겠습니다.”
 
이상윤:아..
 
kp:상윤은 숨을 고를 새도 없이 문 밖으로 밀려납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상황이 얼추 정리된 듯, 문을 열고 나온 레나 리센은 상윤에게 말합니다
 
레나 리센:...어제 말씀 드렸던 상황입니다.
진정제를 주사했으니 곧 괜찮아 지겠지만, 원칙적으로 이런 상황이 있으면 최소 24시간동안 면회가 제한됩니다.
따라서 내일은 면회가 불가능 할 것 같습니다.
 
이상윤:아..
네..
 
레나 리센:상태가 안정되는 것을 지켜보고 연락 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이만 돌아가셔야겠군요.
 
이상윤 얼빠지며
 
이상윤:알겠습니다...
 
[ 11월 15일 오후 5시 20분 ]
 
kp:어쩔수 없이 집으로 돌아온 상윤은 소파에 앉아 아까의 놀란 마음을 가라앉힙니다.
날이 흐린 탓에 불을 켜지 않은 집 안은 어둑합니다.
불과 몇시간 전만 해도 새해와 대화를 나누던 것은 그저 찰나의 환상같이 느껴집니다.
닫힌 문의 틈새에서 새어나오던 새해의 울음 섞인 비명소리와 의료진들의 급박한 대화 소리…. 소란스러웠던 병동과 다르게 어제와 같은 적막함이 집 안에 가득 차올라 마치 그 속에서 익사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때 소파의 한 구석에 올려져 있는 tv의 리모콘이 보입니다.
상윤이 tv를 틀자 최초로 치료제에 의해 인간으로 돌아온 00씨에 대한 인터뷰가 나오네요.
 
이상윤 티비봐요
 
“.....그럼 다음 질문을 해볼게요. 선생님이 파이로젠 바이러스에서 완치하실 수 있게 된 가장 중요했던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치료를 받을 때 제 아내가 매일같이 병원을 찾아왔어요.
 
이상윤 갑자기 집중해서 화면보며
 
옛날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보여주면서 제가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계속해서 이야기해주고, 저를 지지해줬어요.
 
아내의 정성이 통했는지, 어느 순간부터 제가 인간이라는 확신이 들고 아내 곁으로 돌아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 때를 믿을 수 없어요, 서서히 시력이 돌아오면서 아내의 얼굴이 처음으로 다시 또렷하게 보였던 그 순간…
 
제 아내가 없었으면 저는 아직도 병원에서 나오지 못 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이상윤:...
 
kp:그는 그렇게 말하며 옆에 앉는 사람의 손을 꼭 붙잡고, 화면엔 잔잔한 나레이션과 함께 감성적인 멜로디가 흘러나옵니다.
상윤은그런 티비 화면을 뜷어져러 바라보았습니다.
추억이 담긴 물건들, 기억이 되돌아 오도록 도와주는 것….
어쩌면 이것이 새해가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새해의 기억이 돌아올 만한 물건은, 이 집에 있는 것은 새해가 작성하던 낡은 노트 한권과 둘의 사진입니다.
 
이상윤:
다음엔 노트랑 사진을
가지고 가자..
 
kp:하지만 어제 새해는 자기가 노트를 작성하던 것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었죠.
사진만으론 힘들겁니다. 뭔가 더 필요해요.
새해에게 중요한, 새해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이 있을 곳, 새해가 살던 집.
 
이상윤:새해가 살던 집이면
(100시간 걸어가야 되는거 아냐...?
 
kp:..
참고로.. 집에서부터 캘버리 교도소까지 온건 아닙니다. 둘은 많은 여정을 다녔죠.
 
이상윤:그래...
 
kp:상윤은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인터넷으로 새해의 집 주소를 검색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지도에서 새해가 살던 도시를 클릭하자 작은 안내 메세지가 뜨네요.
 
이상윤 위치 찾아봐요
 
kp:[해당 구역은 오염구역이므로 일반인들은 출입을 삼가해 주세요.]
...좀비 사태를 조금씩 해결해나가기 시작한 이후 세계는 가장 크게 세가지 구역으로 나뉘었습니다.
캘버리 교도소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인간들이 생활하는 도시 [안전구역],
좀비들을 모두 ‘청소’했지만 아직 사람들이 살지 않는 빈 도시인 [청결구역],
그리고 여전히 좀비들이 남아있는 [오염구역].
 
이상윤:오염구역이구나
아직....
 
kp:상윤은 새해와 헤어진 이후 쭉 안전구역에서 생활했지만,
아직 바깥엔 좀비들이 거리에 돌아다니는 곳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왜 잊고 살았을까요.
새해를 위해서 상윤은 다시한번 좀비들이 있을지도 모르는 도시로 향해야 합니다
어쩌면 최악의 경우엔 당신이 다시 물릴지도 모르죠.
 
이상윤:가야지
 
kp:하지만 새해를 위해서, 새해가 나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했던 것 처럼, 이번엔 상윤이 새해를 위해서 위험을 감수할 차례입니다.
상윤은 창고에서 낡고 헤진 배낭을 꺼냅니다.
 
이상윤:아 지금?
 
이상윤 도검 꺼내들어요
 
kp:새해와 함께 안전지대를 향해 떠돌던 시절에 사용했던 배낭은 여전히 튼튼하네요.
 
이상윤 든든
 
kp:배낭 안엔 그때 사용했던 물건들이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오래된 라디오, 찌그러진 생수병, 유통기한이 지난 약상자 등…
 
이상윤:먹을거랑 약 사러
마트가도 되나요
 
kp:마지막으로 새해와 함께 펼쳐보던 지도를 가방에 넣고,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윤은 내일의 여행을 생각하며 잠에 들었습니다.
내일 가는거라
내일삽시다.
 
이상윤:
 
kp:새해의 기억을 되돌리기 위한 여행을요.
 
이상윤 추억에 잠겨서 물건 꺼내보곤 잠들어요
 
[ 11월 16일 오전 9시 ]
 
kp:
(To GM)rolling 2+1d5
 
2+
(
4
 
)
 
 
=
6
 
이상윤 일찍 일어나 만반의 준비를 합니다
 
kp:다음날 아침.
상윤은 아침 일찍 일어나 만반의 준비를 합니다.
상윤은 주변 마트에서 간단한 식량과 물을 사곤, 도시의 버스 정류장으로 향합니다.
새해의 집은 상윤이 있는 도시의 안전지대로부터 버스를 두번이나 갈아타고 또 얼마간의 거리를 걸어야 하는 꽤 멀리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그야, 상윤과 새해는 살아남기위해 원래 살던 곳을 버리고 긴긴 여행을 했으니까요.
 
이상윤:그랬지..
 
[ —그 다음 날씨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몇일간 계속해 흐린 날씨가 지속된 반면, 오늘 내일은 고기압으로 맑은 날씨가 계속될 것입니다. 일부 지역에선 오늘 저녁과 밤 사이로 짧게 비가 내릴 수도 있겠습니다. …]

 

kp:오랜만에 듣는 라디오 방송이네요.
상윤은 가만히 눈을 감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옛날 노래들을 듣습니다.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내리고 이제 버스안의 승객은 상윤, 당신뿐입니다
덜컹이는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 창밖을 바라보면 버스가 도시를 빠져나가며 고속도로를 달리고, 도로에 군인들 태운 군용 트럭이 버스를 지나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렇게 긴 긴 도로를 달려 마침내 종점의 버스정류장에 도착합니다. 당신이 버스에서 내리자, 버스기사는 당신에게 말합니다.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오염 구역 인데요. 알고 가는 겁니까? 몰랐다면 다시 태워줄테니 돌아가요.”
 
이상윤:아뇨 알고
가는거
맞습니다
 
"흠... 뭐 그렇다면야 뭐, 조심이나 하세요. 좀비한테 물리지나 말고.”
 
이상윤:
 
kp:그는 당신의 대답을 듣더니 어께를 으쓱하고 운전대를 돌립니다.
 
부웅ㅡ
 
이상윤 창밖 바라봐요
 
이상윤:(내렸나?
 
kp:
 
이상윤:여기부터 이젠
혼자 가야
 
kp:방향을 돌린 버스는 곧 지평선 너머의 점으로 사라집니다.
상윤은 버스가 떠난 쪽을 잠시 바라보다 지도를 보며 버스가 향한 반대쪽인 서쪽을 향해 걷습니다.
상윤은 이제, 혼자서 길을 헤쳐나가야 합니다.
 
이상윤 긴장하면서 발걸음을 뗍니다
 
[ 11월 16일 오후 1시 ]
 
kp:어제와 다르게 구름 한점 없는 하늘 아래 햇빛이 쨍하게 비치고, 아스팔트에선 더운 열기가 올라옵니다.
 
이상윤:둘이 걸을 때랑 다른 느낌이네
 
kp:이렇게 도로 위를 걸으니 3년 전, 새해와 함께하던 시간들이 풍경에 겹쳐 떠오릅니다.
낮에도 밤에도 지도를 보고 길 위를 걸으며 하루하루를 생존해 나갔습니다.
힘들고 불안한 시간의 연속이었지만 그래도 둘은 함께였는데요.
그때를 떠올리면서 한시간 정도를 걸으면, 마침내 상윤은 도시의 입구에 도착합니다.
 
이상윤 이마에 흐르는 땀닦아요
 
kp:간판을 보면
[여기서부터 —— 입니다.]
라고, 오염구역임을 나타내는 빨간 해골 마크가 도시의 이름을 가리고 있네요.
도시 안으로 들어가 얼마간 걸으니 곧 익숙한 거리와 풍경이 보입니다.
소꿉친구였던 새해와 같이 이곳에서 평생을 지내왔습니다.
지금은 둘이 아닌, 혼자 돌아왔습니다.
 
이상윤 황량해진 도시를 보며 착잡한 기분을 느껴요
 
이상윤:새해 집이
여기 근처였는데
 
kp:도시의 뼈대는 상윤이 기억하던 것과 같지만 5년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이 곳은 적막하고 황량합니다.
 
이상윤 두리번
 
kp:잔뜩 긴장하며 주위를 둘러보며 걷지만, 이 텅 빈 도시에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는 상윤 뿐이에요.
상윤의 그림자가 조금씩 길어질때 쯤, 눈 앞에 드디어 익숙한 집 한채가 보입니다.
5년만에 방문하는 새해의 집.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바닥의 쓰레기들과 망가진 내부는 생존자들이 다녀간 듯 합니다.
하지만 그런 흔적들마저 두꺼운 먼지에 덮여있는 게, 마치 이 안에 5년이라는 시간이 고여 있는 것 같습니다.
주방과 이어진 [거실][침실]과 [서재]. 가구들과 벽지… 모든 게 당신이 기억하던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이상윤 거실 둘러봐요
 
kp:상윤이 거실에서 집안을 둘러보던 그때, 끼이이익-하며, 경첩의 마찰 소리가 뒤에서 들려 옵니다.
……..아까 들어올 때 문을 닫고 들어왔었었나요?
 
쿵, 쾅,
 
kp:심장이 세차게 뜁니다. 이 곳은 오염구역, 언제든 좀비가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을 곳입니다.
싸워야 할까요, 아님 도망갈까요. 마른침을 넘기며 천천히 뒤를 돌아보면 그곳엔…
 
미야옹ㅡ
 
kp:...고양이네요.
 
이상윤:
 
이상윤 가슴졸여요
 
이상윤:고양이는 멀쩡한건가...?
 
kp:녀석은 당신을 보고도 경계하지 않고 상윤에게 다가와 다리에 몸을 부빕니다.
 
이상윤 머리 쓰다듬어줌
 
kp:오렌지색 털은 부드럽고, 목에는 토비, 라는 작은 이름표가 걸려 있는게 원래는 사람 손에 키워졌나 봅니다
파이로젠 바이러스는 인간들만 감염되었고 좀비는 동물들을 건드리지 않았으니까요.
상윤의 손길에 기분 좋은듯 부빗댑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인간에게 잔뜩 애교를 부리던 녀석은 이내 소파 위로 올라가 자리를 잡습니다.
 
이상윤 고양이 따라가요
 
이상윤:여긴 먹을 것도 없을텐데
 
kp:고양이는 여전히 상윤을 보며 똘망한 눈으로 야옹 거립니다.
거실
거실 바닥엔 쓰레기와, 오래 된 발자국들이 남아 있습니다.
창문에선 반쯤 쳐진 커튼 너머로 햇빛이 거실로 쏟아져 들어와 긴 그림자를 남깁니다.
거실 한쪽에 놓인 것은 긴 소파, 그 앞에 놓인 긴 수납장 위에는 먼지 쌓인 [액자]가 놓여 있습니다.
바닥 한 구석에는 [낡은 신문]도 보이네요.
 
이상윤 손으로 액자 위 먼지 쓸어요
 
kp:액자
사진속에는 상윤과 새해가 즐거운 듯 웃는 모습이 담겨져 있습니다. 아마도 유치원때의 모습 같습니다.
 
이상윤:유치원도 같이
다녔었지...
 
kp:사진속 새해는 씩씩하게 웃고있습니다.
 
이상윤 그립게 회상하고 배낭에 챙겨넣어요
 
이상윤 낡은 신문 집어들어요
 
kp:낡은 신문
맨 위에 [속보-정체 불명의 바이러스 전 세계 창궐] 라는 헤드라인이 큼직한 글씨로 적혀있고, 아래로는 좀비사태에 대한 뉴스 기사가 적혀 있네요.
오래 전 신문이라 글자들이 드문드문 번지고 닳아 있습니다.
 
이상윤 관찰/자료조사 판정
 
이상윤:
자료조사
기준치: 40/20/8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음...
 
kp:상윤은 신문을 보지만.. 글자들의 번짐이 심해 읽기 힘들겠네요.
흠.. 예전 신문을 굳이 읽을 필요는 없겠죠.
 
이상윤 다시 자세히 읽어봐요
 
관찰력판정
 
이상윤: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kp:네 역시.. 보기 힘듭니다.
 
이상윤:그래도 챙길까
 
kp:상윤은 신문을 챙깁니다.
 
이상윤 침실로 가요
 
kp:침실
급하게 짐을 싼 흔적이 남아있는 침실엔 곳곳에 옷가지가 널브러져 있고, 깨진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스산합니다.
[옷장]의 문짝은 거의 떨어져나갈 듯 삐걱이고, 이 풍경과 어울리지 않는 침대 옆의 탁자 위에 작은 [오르골]이 올려져 있네요.
 
이상윤 옷장 열어봐요
 
이상윤 행운 판정
 
이상윤:
행운
기준치: 55/27/11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kp:새해의 옷장입니다.
열어보니 그곳엔.. 이미 다른 생존자들에 의해 다 털려있습니다.
 
이상윤:...
 
kp:그나마 있는 옷은.. 걸레짝같이 상태가 나쁜것들이네요.
 
이상윤 미련을 가지고 옷장 더 뒤져봐요
 
kp:상윤은 열심히 옷장을 뒤져봅니다.
상윤은 거기서..
 
관찰력 혹은 행운
 
이상윤: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전에 새해가 자주입던 가디건 하나와.. ...부끄럽지만 속옷도 몇개 발견합니다.
 
이상윤:흠,,
 
kp:새해가 자주 입던 가디건에선 아직도 새해의 몸에서 나던 상큼한 과일향이 남아있습니다.
 
이상윤 당황해서 가디건만 챙기고 문 닫아요
 
kp:상윤은 새해의 가디건을 챙깁니다.
 
이상윤 아무도 없는데 왠지 혼자 민망하며
 
이상윤:큼....
 
kp:상윤은 새해의 속옷을보고.. 많이 당황해합니다.
 
이상윤:오르골이나..볼까...
 
이상윤 벌떡
 
kp:오르골
상윤이 새해의 생일날 선물했던 오르골입니다.
둘의 생일은 같은 날이었죠. 1월 1일
 
이상윤:음...
아직
가지고 있었구나
 
이상윤 오르골 집어요
 
kp:상윤이 탁자의 서랍을 열어보니 오르골을 포장했던 상자 또한 고이 보관되어 있네요.
상윤이 오르골의 뚜껑을 열자 작은 별 변주곡이 흘러나와요.
다시 한번 이 선물을 건네 준다면 새해는 상윤과 함께 보낸 생일을 기억할까요.
 
이상윤:...
 
이상윤 상자에 담아서 배낭에 넣어요
 
kp:상윤은 오르골을 챙깁니다.
 
이상윤 서재로 갑니다
 
kp:서재
문고리가 뜯어져나간 서재 안에는 관리되지 않은 오래된 책들의 냄새가 방 안에 짙게 배어있고, 책상 위엔 책 대신 쓰레기들과 구겨진 종이들이 올려져있습니다.
서재를 쭉 둘러보던 상윤, 창가쪽에 우두커니 외롭게 세워져있는 망원경을 발견합니다.
 
이상윤:망원경이다
 
이상윤 반가움
 
kp:망원경
학교에서 새해가 같이 별보러 가자고 했을때 가져온 망원경입니다.
 
이상윤 추억에 잠김
 
이상윤:다시 보러가고 싶다
 
이상윤 망원경도 챙겨요
 
kp:그때의 모습을 생각하면, 저 무거운 망원경을 어떻게 들고왔는지. 아버지한테 들켜서 어떻게 됐을지
의문 투성이입니다.
 
이상윤:그랬었지
 
kp:망원경.. 을 챙기는 상윤입니다.
 
이상윤:이건 대체 어떻게 들고 온거지
 
이상윤 무겁...
 
kp:그렇게 말한 상윤이 또한 힘이 장사네요.
상윤은 망원경을 챙깁니다.
그러다 문뜩 주변을 보게 됩니다.
빽빽한 책 사이에 갑자기 움푹 들어간 작은 다이어리를 하나 발견합니다.
 
이상윤:?
 
이상윤 꺼내봐요
 
kp:다이어리를 첫장 넘기자 설새해 다이어리 보지마시오 보면 죽어ㅡㅡ! 라고 적혀있는 문구를 보게 됩니다.
 
이상윤 피식
 
이상윤 무시하고 넘겨요
 
kp:상윤은 무시하고 다이어리를 넘깁니다.
새해가 다이어리를 꼬박꼬박 쓰는 편은 아니었나 봅니다.
날짜가 띄엄띄엄 작성되 있습니다.
 
이상윤:뭐라고 썼길래
보면 죽는거지
 
kp:1월 1일.
 
이상윤 입가에 웃음 띤 채로 읽어보며
 
kp:야호 오늘은 내생일이야! 그리고 상윤이도! 우리는 오늘 생일파티 할거야 아마?
근데 얘 귀찮아서 안오는거 아냐??
오려나? 모르겠다 연락해봐야지~
 
이상윤:안 갈리가...
 
kp:1월 25일
오늘은 보름달이 떴네? 예쁘다.
올해도 잘지내고.. 친구들 많이사귀고...
 
이상윤:쓰고 싶은 날에만 썼구만...
 
kp:맛있는것도 많이 먹고싶어요
그리고 이상윤이랑 좀 덜 싸우게 해주세요ㅡㅡ!
1월 31일
오늘은 1월달의 마지막이야 벌써 올해의 한달이 지났네??
진짜 한거 없는데..
아 엄마가 심부름 시킨다.. 옆집에 누구씨 집에 반찬 갖다주래ㅡㅡ
 
kp:귀찮다~~
 
이상윤:(ㅋㅋ
반찬
맛있었지
 
kp:3월 7일
아~ 진짜 완전 까먹고 살다가 지금 기억났어 다이어리 쓰는거!
아 맞다 오늘은 나 고백 받았다?
근데 그냥 차버렸어
 
이상윤:?
 
kp:왜냐면 관심 없는걸~
새학기부터 고백받고 기분은 좋다 헷ㅋ
 
이상윤:누구야
누군데
 
이상윤 다이어리 뚫어져라 보는데 이름은 안 적혀있어요
 
kp:새해는 한창동안 다이어리를 쓰지 않다가,
10월 28일
이게 무슨상황인지 모르겠어 나는..
나는 더이상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좀비라니... 무슨 말도 안돼는..
영화도 아니고..
 
이상윤:...
 
kp:엄마아빠... 소식이 없는데..
상윤이는... .. 잘있으려나...?
10월 29일
보고싶어 그냥 예전의 일상이 보고싶어...
살려줘.. 살려주세요.. 누가 있다면...
밖에는 이제 말소리도 들리지 않아..
 
kp:하지만 여기 계속 있을순 없어.. 상윤이도 살아있는거 같고.. 둘이서라도 떠나야해 안그러면 우리도 저것들 처럼..
그리고 그 글 끝엔,
언제 다시한번 이곳 이 장소에서 다이어리를 쓰고싶어. 그러니 넌 여기다 두고 갈게.
 
이상윤:아..
이건...
가져가면 안 되겠지..
 
kp:새해의 다이어리, 분명 가져가면 새해의 기억이 빠르게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마지막 문장에서 상윤은 갈등하게 됩니다.
 
이상윤:치료가 끝나고 직접 와서...
쓰라고 설새해
 
이상윤 다이어리 제자리에 꽂아둬요
 
kp:...상윤은 물건들을 얼추 챙기고 난 후 시계를 보니 5시가 되기 전까진 30분정도가 남았네요.
막 차는 5시에 오니.. 잠시 쉬어도 되겠죠.
 
이상윤:흠..
 
kp:상윤은 거실로 돌아와 소파의 먼지를 살짝 털어내고 고양이옆에 몸을 파묻듯이 앉습니다.
오후의 햇빛이 쏟아지는 거실은 고요하고 평화로워요.
 
이상윤:좀비 사태가 거짓말같네
이러고 있으니
 
kp:맞아요, 원래 이런 나른한 주말의 오후엔 새해와 함께 소파에 나란히 앉아 차를 마시거나, 책을 읽거나, 서로에게 기대어 낮잠을 자고 일어나 저녁메뉴를 고민한다거나 하는, 그런 평화로운 시간들을 보냈었는데요.
소파에 앉아 방문을 바라보면 금방이라도 새해가 저 문을 열고 나올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100시간 후에 새해가 사람으로 돌아온다면 이런 시간을, 또 보낼 수 있을까요. 하지만 돌아오지 못한다면…
 
....
 
kp:그 때, 상윤의 주머니에서 정적을 깨는 요란한 멜로디가 들립니다.
핸드폰을 들어 화면을 보니 새해가 있는 병원에서 걸려온 전화네요.
 
이상윤:??
 
이상윤 황급히 받아요
 
“안녕하세요, 이상윤님. 금일 설새해님의 상태가 다시 안정되어 내일, 어제와 같은 시간에 방문해주시면 면회가 가능 하실 것 같습니다. “
 
이상윤:그렇군요
 
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뚝
 
이상윤:상태가 호전됐다니
다행이다
 
kp:...레나 리센의 말대로네요. 내일 5시에 100시간이 끝나게 됩니다.
이것들이 새해가 돌아오는 데에 도움이 되어야 할 텐데요.
시계를 보니 이제 5시가 가까워졌습니다.
돌아가는 버스를 타려면 이제 나가봐야 할 것 같아요.
언젠가 새해와 함께 이 집으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다짐하며,
집을 나와 왔던 길을 되돌아 갑니다.
 
kp:오후의 햇빛은 아까와 다를 게 없는 텅 빈 거리에 긴 그림자를 만들어 냅니다.
그때, 골목을 걷던 당신은 문득 당신의 그림자가 이상한 것을 발견하고 발걸음을 멈춥니다.
태양을 등지고 선 당신의 앞으로 길게 늘어지는 그림자는 유독 길고 흔들리는게, 마치 또 다른 사람의 그림자가 겹친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생존자일까 하고 희망적으로 생각하기엔
실로 익숙하고 오랜만에 듣는 불쾌한 신음소리가 들려오고, 등을 돌리면….
….그 곳엔 좀비 한 마리가 희뿌연 눈을 번뜩이며 서 있습니다.
 
이상윤:...
각오했다
 
이상윤 민첩판정
 
이상윤: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좀비:좀비가 괴성을 지르며 상윤한테 달려듭니다. 하지만 상윤은 가볍게 피합니다 하지만...
 
상윤 행운판정
 
이상윤:
행운
기준치: 55/27/11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kp:운좋게도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지도 않았네요.
하지만 저 좀비... 자꾸만 상윤을 쫓아옵니다.
 
이상윤:어떻게 하지
 
kp:상윤이 도검을 꺼내려던 찰나,
 
탕!!!
 
이상윤:...!
 
kp:하는 총성이 들리고 좀비는 피를 쏟으며 상윤 앞으로 쓰러집니다.
고개를 천천히 돌리며, 총성이 들린 쪽을 바라보니 중무장한 군인이 성큼성큼 골목 안으로 걸어들어오는게 보입니다.
그는 당신 옆에서 움찔거리는 좀비를 보더니 다시 한번 총을 들어 총알을 두어발 더 머리에 발사하고, 시체를 발로 몇번 건드려본 후 가슴에 매달린 무전기에 대고 짧게 말합니다.
 
“감염자 사살 완료.”
 
이상윤 동공지진
 
kp:그리고 그는 고글 너머의 눈동자로 상윤을 내려다보며 말합니다.
 
“물렸습니까?”
 
이상윤:...
아뇨
안 물렸는데
그..
그렇게 갑자기 ?
 
뭡니까.
 
"어쩔수 없었습니다."
 
kp:상윤을 몇번 살펴본 그는 무전기에다 대고 한번 더 말합니다.
 
“생존자, 민간인 발견. 안내하겠다.”
 
“따라오시죠.”
 
이상윤:...
 
kp:그는 죽은 좀비를 다리 한 쪽을 잡은 채로 골목 밖으로 끌고 나가 도로 한 구석에 던져놓습니다.
 
이상윤 좀비 한번 보고 얌전히 따라가요
 
kp:상윤의 앞길엔 시체에서 흘러나오는 피와 함께 검붉은 발자국이 새겨집니다.
밖으로 나오니 도로에는 큼직한 군용 트럭과 몇 명의 군인들이 보이네요.
아까 이 곳으로 올 때 봤던 것과 같은 종류의 트럭입니다.
군인들은 당신을 바라보며 자기들끼리 낮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눕니다.
 
이상윤 듣기 판정
 
이상윤: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생존자를 공격하고 있었습니다.'
 
‘잘 했어, 시체는 청소반이 처리하겠지.’
 
‘....저 사람은 감염이 안 된거 확실하고?'
 
‘그런 것 같은데.’
 
‘혹시 모르니까 검사해보죠.’
 
kp:대화를 마쳤는지 그들 중 한 사람이 상윤에게 걸어와 말합니다.
 
“감염자는 아닌 것 같지만, 혹시 모르니 검사를 좀 하겠습니다. 손을 좀 주시겠습니까.”
 
이상윤:음...
 
kp:그렇게 말하며 그는 주머니에서 작은 키트를 꺼냅니다.
 
이상윤 손 내밀어요
 
kp:저건, 안전지대 안의 ‘감염자’들을 가려낼 때 사용었던 감염자와 비감염자를 구분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회용 키트네요.
잠시 후 당신이 비감염자임을 확인한 군인은 당신에게 말합니다.
 
“감염은 안되셨군요. 민간인이 오염구역에서 뭘 하고 있던 겁니까. 태워드릴테니 안전지대까지 같이 가시죠.”
 
이상윤:죄송합니다...
 
kp:맨 뒷자리에 상윤을 태운 트럭은 도시 몇 곳을 들린 후 도시를 떠납니다.
먼지 쌓인 창문 너머로 보이는 뻥 뜷린 도로와 황무지는 석양빛을 받아 온통 불타오르는 것만 같습니다.
트럭 안은 덜컹이는 바퀴 소리와 화물칸의 좀비들이 이따끔 내는 기괴한 신음소리를 제외하곤 조용합니다.
어느 새 지평선 아래로 해가 완전히 가라앉아 주위가 어두워지고, 트럭은 안전지대에 도착합니다.
군인들은 상윤에게 사는 곳을 묻곤 당신을 적당한 곳에 내려주며 말합니다.
 
“앞으로, 함부로 오염지역에 가지 마십시오, 위험합니다.”
 
이상윤:저기
방금 도시는
언제쯤
다시 갈 수 있나요?
 
"그건 저희도 제대로 답변 해드릴 수 없습니다만, 저희측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상윤:네..
다이어리 가져올걸 그랬나
 
kp:이내 트럭은 도시의 밤 속으로 사라집니다.
밤이 되어 쌀쌀해진 공기는 습하고 무겁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걷다 당신은 문득, 골목의 한 담벼락에 빼곡히 붙어 있는 크고 작은 종이들을 보고 발걸음을 멈춥니다.
[사람을 찾습니다] [가족을 찾고 있어요] [위와 같이 생긴 사람을 보신 분은 연락 주세요] ....따위의 글씨와 함께 다양한 사람들의 사진이 붙어있습니다.
 
이상윤 유심히 봐요
 
kp:대체로 행복해 보이는 사진 속 얼굴들과 절박함이 느껴지는 글씨들이 적힌 모순적인 종이들은 어두운 가로등 조명 아래에서 밤바람에 쓸쓸히 팔락입니다.
 
.
 
kp:상윤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상윤과 새해는 운이 좋은 편이라는 것, 당신들에게 주어진 이 기회를 갖지 못한 사람들이 이 세상엔 훨씬 많다는 것을요.
 
이상윤:...
 
kp:담벼락을 바라보고 있던 상윤의 이마에 톡, 하고 빗방울 하나가 떨어집니다.
서둘러 발걸음을 돌리지만 몇걸음도 가지 않아 비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
 
이상윤:오늘 비 온다고 했지
0
 
kp:집으로 돌아오니 9시가 넘은 시간입니다.
젖은 옷을 벗어두고 샤워를 하고 나니 오랜만에 멀리 이동한 탓인지 피로가 몰려옵니다.
침대에 누운 상윤은 금세 잠에 듭니다.
 
-
 
kp:…...눈을 뜬 상윤은 더럽고 헤진 옷을 입고, 낮설지만 어딘가 눈에 익은 거리에 서 있습니다.
 
이상윤:?
 
kp:손에 쥔 쇠파이프에선 핏방울이 떨어지고, 당신의 발 밑엔 좀비들의 시체가 즐비합니다.
이 곳은 상윤이 생존하며 지나쳐 온 수많은 장소들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 때와 다르게 당신 곁에 새해는 없네요.
이것이 과거이고 꿈 속이라면 새해 또한 당신 곁에 있어야 하는데…
새해를 찾기위해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찰나, 또 다른 좀비 한 무리가 상윤을 공격해옵니다.
팔과 다리가 반사적으로 움직이며 손에 쥔 무기를 휘두릅니다.
 
kp: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좀비들이 쓰러지고, 허공엔 살점과 핏방울이 흩날립니다.
 
퍽!!!
 
kp:소리와 함께 상윤을 공격하던 마지막 좀비가 무기에 맞아 천천히 쓰러질 때 당신은 깨닫습니다.
 
그 좀비는 바로 새해라는 것을요.
 
이상윤:
내가
무슨 짓을
새해야
 
kp:땅에 쓰러진 좀비, 아니 새해일까요, 새해는 상윤을 똑바로 올려다보며 희미한 목소리로 당신을 부릅니다.
 
설새해:ㅅ...상윤아.........
 
이상윤:새해..
새해야
 
이상윤 새해한테 달려가요
 
번쩍,
 
kp:하고 꿈에서 깨어나면 방 안은 아직 어둡습니다.
 
이상윤:헉..
 
kp:쿵쾅대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숨을 크게 몰아쉬고 나면, 아직도 생생한 손 끝의 감각에 양 손이 떨려옵니다.
지금 시간은 오전 5시, 아무래도 다시 잠들긴 그른 것 같습니다.
커튼을 걷고 창문을 여니 새벽의 습하고 짙푸른 공기가 방안에 가득 찹니다.
 
이상윤 숨 크게 들이쉬어요
 
이상윤:어째서 그런 꿈을
 
kp:상윤은..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도시의 건물들 너머로 마치 그때처럼 서서히 동이 터옵니다.
그리고 떠오르게 됩니다.
캘버리에서의 마지막 우리..
그때도 지금과 같은 일출을 봤던것 같습니다.
들에 앉아 서로의 손을 마주잡고 아침 동이 트는걸 봤을 때.
서로의 입술이 오갔고, 새해의 마지막부탁을 받았던 때.
 
kp:부탁이야.. 이걸 캘버리에...
 
이상윤:...
 
kp:그때 상윤의 뒷모습을 향해 뻗은 손엔
자락소리를 내며 묵주가 흔들리고 있었던.
그리고 캘버리에 발을 딛자마자 들려오는 익숙하지만.. 더 이상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었던.
상윤은 새해의 희생을 생각하며.. 죽고싶은 순간에도 괴로운 순간에도.. 새해의 희생을 생각하며 지금까지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당신에겐 또다시 100시간이 주어졌습니다.
 
당신을 내게서 떠나보낼 100시간이 아닌,
 
당신이 내게 되돌아올 100시간.
 
kp:사무치게 그리운 느낌에 상윤은 가슴 한쪽이 저려옵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12시간.
언젠가 너와 바라보았던 아침 해를 바라보며 다짐합니다.
당신이 인간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만은 너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To GM)rolling 2+1d5
 
2+
(
4
 
)
 
 
=
6
 
[ 11월 17일 오전 8시 30분 ]
 
kp:악몽으로 일찍 깬 탓에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집 밖을 나섭니다.
오늘 집으로 돌아올 땐 이 길을 함께 걸을 수 있을까요.
산책이라도 할 겸, 평소 다니던 길과 다른 길을 걸으니 처음 보는 꽃가게와 베이커리를 발견합니다.
 
이상윤:...
 
kp:어쩌면 여기서 새해에게 줄 선물을 사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상윤 베이커리 들러요
 
kp:베이커리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갓 구운 빵의 달콤한 냄새와 함께 다양한 종류의 빵과 디저트, 샌드위치, 케이크들이 보입니다.
조촐하게 카페도 겸하고 있는지 가게 안쪽엔 테이블과 의자들도 놓여있네요.
아침을 먹고 오지 않았다면 여기서 먹어도 괜찮겠네요.
 
이상윤 샌드위치 시켜요
 
kp:상윤은 샌드위치 하나를 시킵니다.
생각보다 맛있네요, 왠지 맛에 신뢰가 갑니다.
 
이상윤:새해것도 사야겠다
종륩별로 하나씩 주세요
 
"네에~ 포장이신가요?"
 
이상윤:
선물
할거라
 
"여자친구 선물이신가요~? 그럼 잘 오셨어요!"
 
이상윤:네??
 
"어머.. 제가 말실수를 했나요..? 죄송합니당 ㅜㅜ"
 
이상윤:아니요
당황해서
 
이상윤 긁적
 
이상윤:잘 온건가요?
 
" 그럼요~ 저희 베이커리는 아침 정확히 6시부터 구운 케이크만 판매 한답니다! 따끈따근 맛있을거에요~"
 
이상윤:아 그렇구나
제가 잘
맞춰서 왔네요
 
kp:점원은 싱글벙글해 하며 상윤한테 포장된 제과를 건냅니다.
 
이상윤 쑥쓰럽게 받아요
 
"맛있게 드시구~ 다음엔 두분이서 같이 오세요~!"
 
이상윤:아..네
다시 오겠습니다
 
이상윤 인사하고 나와요
 
kp:상윤은 포장된 제과를 들고 베이커리 가게를 나옵니다.
 
이상윤:흠...
꽃..사갈까
 
이상윤 꽃집으로 들어가요
 
kp:꽃집
가게를 연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꽃들의 종류가 다양하진 않지만, 알록달록하고 다양한 꽃들과 식물이 보이네요.
살짝 습한 공기에는 꽃과 식물의 향기가 진하게 배어 있습니다.
 
"어서오세요~"
 
이상윤:
 
"어떤걸 찾으시나요??"
 
이상윤:병문안으로
병문안 선물로 살 생각인데
어떤 꽃이 좋을까요
 
"흠..혹시 환자가 남자인가요 여자인가요."
 
이상윤:여자입니다
 
"그렇구만 그럼 이게 좋겠네~ (튤립 몇송이 집어 들어요)"
 
이상윤:튤립이요?
 
"여자친구가 막 밝고 그런 성격이라면 튤립같은거 잘 어울릴거라 생각했는데~"
 
이상윤:제가 꽃은
잘 몰라서
그렇구나..
 
이상윤 끄덕
 
"아니면 손님이 직접 골라보시는건 어때요~?"
 
"자기를 위해 고민해서 사온걸 알면 더 기뻐할지도 모르겠네요~ 호호."
 
이상윤:그런가 ..
전 튤립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흐음 그래요? 그럼 뭐 이걸로 드릴게요~"
 
이상윤 끄덕
 
kp:꽃집 점원은 분홍빛이 도는 튤립을 잘 꽂아서 포장한 뒤 상윤에게 건냅니다.
 
이상윤:감사합니다
 
"자, 여기요~ 여자친구가 빨리 쾌유하셨으면 좋겠네요~"
 
이상윤:
(뭐지..?
 
"다음에 두분이서 같이오면 서비스 해드릴게요~"
 
이상윤:(얼굴에 써있나..?
그럼 이만..
 
kp:상윤은 꽃집을 나섭니다.
상윤의 두손엔 새해를 위한 꽃과 케이크로 가득합니다.
 
이상윤 포장된 튤립 내려다보고 뿌듯해져요
 
kp:그리고 새해의 집에서 가져온 새해의 물건들까지.
양 손은 무겁지만, 이걸보고 기뻐할 새해를 생각하니 마음이 설레며, 발걸음이 가벼워집니다.
그런데, 병원 앞으로 향하던 상윤은 병원 앞 횡단보도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을 마주합니다.
성별도, 나이도 제각각이지만 그들은 공통적으로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피켓과 판넬, 확성기 같은 것을 들고 있네요.
 
이상윤 민첩판정
 
이상윤:?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kp:
 
이상윤:
 
kp:횡단보도를 건너던 상윤은 병원 앞으로 밀려드는 사람들에 부딪혀 그만 케이크와 꽃을 땅에 떨어트리고 말았습니다.
 
이상윤:아...
 
kp:흙탕물에 제과 상자가 처박히고, 사람들의 신발에 여린 튤립잎이 마구 짓밟힙니다.
상윤을 밀치고 지나간 사람들은 병원 앞에 모여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일제히 구호를 외치기 시작합니다.
 
이상윤 서둘러 주워담아요
 
“좀비는 사람이 아니다! 괴물이다!”
 
“괴물은 사람이 될 수 없다!”
 
이상윤 주워담는 손 멈칫
 
kp:그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거대하게 꿈틀대는 악의가 형상화 된 것 같습니다.
치료제가 개발되고, 좀비로 변한 사람들이 원래대로 돌아오고, 그렇게만 된다면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상윤은 이것이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님을 깨닫습니다.
새해가 설령 인간으로 돌아온다 하더라도 그가 이전처럼 인간으로 인정받을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좀비였던 새해는 스스로를 인간으로 생각할까요.
 
.
 
kp:그런 복잡한 마음으로 병실의 문을 열면 그제처럼 방안의 침대에 앉아있는 새해가 보입니다.
병실 안의 tv에선 아까 그 시위 장면이 뉴스로 보도되고 있네요.
 
이상윤:
 
[ —감염자들을 위한 치료시설 중 하나인 아리마테아 병원 앞에서 오늘 아침 시위가 열렸습니다. 이들은 파이로젠 바이러스에 대한 특별 입법안 중 4단계의 환자들이 제한적으로나마 시설 밖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신설 조항에 반대해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시위대는 해산되었지만 이 조항에 반대하는 자들이 많은 탓에 연합정부는 다른 시위가 열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이상윤 리모콘 찾아요
 
이상윤:뉴스 보고
있었어?
 
설새해:아, 상윤아
 
이상윤:
 
설새해:..
 
설새해 리모컨으로 뉴스 꺼요.
 
이상윤:나 왔어
 
설새해:응 상윤아
오랜만에 보는거 같애
 
이상윤:응 ..
안정 취할 동안은
방문은 자제하는게 좋다고 해서
 
설새해:그렇구나...
 
설새해 상윤이 목부근 한번 쳐다봐요
 
설새해:...
저기 그.. 목은...
 
이상윤:어?
이거
 
설새해:그때 내가.. ..
...미안해
 
이상윤 목 손바닥으로 쓸어내리며 눈 피해요
 
이상윤:그럴 수
있어
 
설새해:하지만 너한텐 그러면 안됐어..
 
이상윤:아냐
 
설새해:그때 정신을 차리고.. 얼마나 미안했는지 몰라
날 기다려줬는데..
 
이상윤:나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설새해 우울해져요..
 
이상윤:
내가
선물 사왔는데
 
설새해:선물..?
 
이상윤 망가진 꽃과 케이크 내밀어요
 
설새해:..
 
이상윤:오늘 길에
떨어트렸다 미안
 
설새해:... 풉.
아 진짜 어이없어...
하는짓 완전 이상윤이잖아
 
이상윤:뭐?
내가 평소에
이런다고?
 
설새해:완전 덤벙덤벙
 
이상윤:아니거든
 
설새해:나 없을때 집안일 잘하고 살았으려나 몰라~
 
이상윤:흠흠
 
설새해:아니야 이상윤이면 분명 뭐..
컵이라도 하나 깻겠지
청소하다가
 
이상윤 뻘쭘해서 새해 볼 잡아당겨요
 
설새해:으.. 뭐야
진짜 깻나보네~~
 
설새해 메롱해요
 
이상윤:참..
그래 깼다...
나 혼자 치우려니
힘들더라..
 
이상윤 들어올때와 달리 부드러워진 표정으로 볼 놔줘요
 
설새해:그래도 나 없었던 동안, 잘지낸거 같네
다행이야
 
이상윤:당연하지
내가 정신 차리고 있어야
네가 올때 환영해주지
 
설새해:오~
나 없는동안 뭔가..
성장한거같다?
 
이상윤:ㅋㅋ
그런가
 
설새해:뭐랄까 전과 분위기가 확 다른데~?
 
이상윤:고생해서
그래
 
설새해:그래 고생 많이했어..
 
이상윤 볼긁적
 
설새해 상윤 머리 쓰담아줘요
 
이상윤:아..
 
이상윤 가만히 손길 받아요
 
이상윤:내가 너 좋아할만한 것도
가져옸는데
 
설새해:뭔데?
 
설새해 두눈 반짝
 
이상윤 배낭에서 물건 꺼내며
 
이상윤:여기에서도
별 볼 수 있다
 
설새해:
망원경이다!!
잠깐
 
이상윤:나을 때까지 심심하지 않게
응?
 
설새해:너 우리집 갔었어?!
 
이상윤:어..
뭐 ..
너 기다리느라 할 것도 없고
 
설새해:바보야!
 
설새해 상윤이 때찌
 
이상윤:아야
 
설새해:우리 동네가 얼마나 위험한데 거길 혼자가!
 
이상윤:내 실력
알잖아
 
설새해:참나 진짜ㅡㅡ
 
설새해 번뜩!
 
설새해:너 혹시..
그...
 
이상윤:안 물렸다
 
설새해 망원경 힐금..
 
설새해:아니
이 망원경..
 
이상윤:아 그거 아냐?
 
설새해:서재에 있던건데..
뭐뭐?
 
이상윤:어 그랬지
 
설새해:뭘 알아?
 
이상윤:좀비한테 물렸나 물어보는줄
 
설새해:
아니야
서재에
망원경 있었을텐데
그럼 너..
 
이상윤:
 
설새해:서재...
들어갔어?
 
이상윤 의미심장한 웃음
 
설새해:뭔데
너..
 
이상윤:왜 들어가면
 
설새해:너 아니지?
 
이상윤:안되나?
 
설새해:
설마 봤어..?
 
이상윤:뭐를?
 
이상윤 모르는 척 놀려요
 
설새해:...내 다이어리..
안봤지?
그치?
 
이상윤:ㅋㅋ
글쎄
 
설새해:
아아아아아...!!
너 봤지
봤지?!
 
이상윤:기억이
안 나네
 
설새해:뻥치지마!
 
이상윤:봤던 거 같기도 하고?
 
설새해:
이상윤 짜증나!!
 
이상윤 웃음터짐
 
설새해:아 진짜ㅡㅡ
 
이상윤:되게
열심히
쓰더라
ㅋㅋ
 
설새해:,,..
 
설새해 화끈..
 
설새해:
아니라고..
너 뭐뭐 봤어ㅡㅡ 막 다본거 아니야?
하아 진짜
너한테 말 안한것도 있는데
그걸 다 봐버렸네
 
이상윤:맞아
그래서
누구야
 
설새해:누. 누가..
 
이상윤:고백한 놈이
 
설새해:너.. 너가 알아서 뭐하게..!
 
이상윤:누가 설새해한테 반해서 고백을 하냐
거짓말 아냐?
 
설새해:
아니라고!!
야 나 은근 인기 많았어
 
이상윤 턱 괴고 빤히
 
설새해:고백 진짜 많이 받았거든?
 
이상윤:그랬나?
 
설새해:너한테 말 안해줬을 뿐이거든?!
 
이상윤:왜 말 안하냐
나중엔 남자친구도
몰래 만들어오겠다
 
설새해:남자친구..
걱정마
뭐.. 막 가상의 남친이면
몰래 만들어서 올게
 
이상윤:그게
뭐야
ㅋㅋㅋ
 
설새해:내가 망상에서 사귀는 애 아니면
만들일..이
없을걸.....?
아마...............?
 
이상윤:흠...
그럼...
 
설새해:너 말곤 뭐 그냥.. 다 똑같이 보여
어?
 
이상윤:아니
나 말고는 ?
 
설새해:궁금하게 하지마ㅡㅡ
아니야 너먼저
말해
 
이상윤:...
 
설새해:어?
 
이상윤:이거 말고 다른거도
가져왔는데 볼래
 
설새해:
안봐
 
이상윤 유치원 사진 꺼내줘요
 
이상윤:
 
설새해 고개 홱
 
이상윤:
왜 안 보는데
 
설새해:궁금한게
내려가지 않았잖아
ㅡㅡ
지금 그런거 봐도
눈에 안들어와
 
이상윤:되게
귀여운데
 
설새해:
내가 좀
귀엽긴했어 저때
 
이상윤:ㅋㅋ
어릴땐 귀여웠지
 
설새해:근데 나 좀비사태 전에도
귀엽단 소리 많이 들었는데
흠~
나 귀여워?
 
설새해 빤히
 
이상윤 당황해서 뒤로 살짝
 
이상윤:어...
뭐...
귀엽..
 
설새해 당황..
 
이상윤:네가
 
설새해:그.. 그래?
 
이상윤:물어봐놓고
왜 당황해
 
설새해:ㅋ아 그치만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는걸..?
 
이상윤:
그럼
물어보지
말던가
 
설새해:그냥.. 물어봤는데
참 거ㅡㅡ.
 
이상윤:요즘도
다이어리 써?
 
설새해:요즘은..
딱히 안써.
쓰고 싶어도..
기억이 잘 안났거든
 
이상윤:그렇구나
뭐라도 쓰다보면 생각날지도
몰라
 
설새해:나중에 다이어리 하나..
사줘
 
이상윤:
새로 하나 사서
쓰자..
 
설새해:그치만.. 우리집에 있는거 가져오고 싶다...
 
이상윤:가져올걸
그랬나..?
 
설새해:너가 말한 그
고백 어쩌고도
봐야겠어
 
이상윤:ㅋㅋ
퇴원하면
같이 갈까
 
설새해:..그래도 되나..
 
이상윤:전에 갔을 때 좀비도 별로 없었어
 
설새해:그래?
그래 그럼 가자
 
이상윤:
 
설새해:우리집.. 보고싶어...
 
이상윤:오랜만에 가보니까
좋더라
 
설새해 입술 달싹..
 
이상윤:응?
 
설새해:집 얘기하니까 엄마아빠도 보고싶어..
 
이상윤:아...
부모님도..
 
이상윤 머뭇
 
이상윤:볼 수 있으면 좋겠다..
 
설새해:..
이제 날 알아줄사람 너 밖에 없어
근데.. 너같은 사람이 없는 사람도 있더라...
그런 사람들은 아직 2-3단계에서도 못벗어나고 있어
...
 
이상윤:아..
안타깝네..
 
설새해:..
 
이상윤:치료제만 있으면 다 끝날 줄 알았는데...
 
설새해 상윤이 안으며
 
이상윤 눈 크게 뜨며
 
설새해:고마워..
 
이상윤:...
당연 하잖아...
너도
그동안 수고했는데
 
설새해:...
 
이상윤 세게 껴안아줘요
 
설새해 상윤이 품에 파뭍혀 울어요
 
이상윤 등 토닥여줘요
 
이상윤:고생 많았어
 
설새해:...
 
설새해 주머니에서 묵주 꺼내요
 
설새해:나 이거 계속 가지고 있었어
 
이상윤:아직
가지고 있었어?
 
설새해:당연하지!
너가 준건데
우리 그날에.. 거의 선물 교환했잖아
이런것도 다 기억나 이제
 
이상윤:
기억 나는구나
 
설새해 귀도 조금 빨개지며..
 
설새해:그 어..
그래 음.. 큼
 
이상윤:ㅋㅋ
 
설새해:다 기억나서 좀
부끄럽네
 
이상윤:
그랬지?
 
설새해:그때가 마지막일줄 알고 그랬는데 어
어..?
뭐..
 
이상윤 부끄러워서 고개 돌리며
 
설새해 피식
 
설새해:이상윤 여자친구 될 사람은 누군지 몰라도~
나중에 그런 뽀뽀 받으면~
메롱메롱~
 
이상윤:
 
설새해 메롱해요
 
이상윤:만들 생각
없거든요
 
설새해:우리 둘다
참 비슷해
하면서도 다르고..
 
이상윤:어릴때부터
같이 자랐잖아
 
설새해:그건그래
아 참 그럼 너
혹시 내방에서
오르골도 찾았어?
 
이상윤:아 맞아
 
이상윤 오르골 꺼내요
 
이상윤:깜빡할 뻔
 
설새해:왜 갔다온 너보다 내가 더 잘아는거 같지 흠..
 
이상윤:너희 집이잖아
ㅋㅋ
 
설새해:
그래 ㅋ
그건 맞지..
그치만 너가 최근에 갔다왔음서
ㅡ.ㅡ
 
이상윤:얘기 하느라
그만 ㅋㅋ
 
이상윤 상자 채로 줘요
 
이상윤:열어봐
선물이야
 
설새해 오르골 꺼내요
 
설새해:...
너 전에 선물줄때도
이렇게 준거 같은데
 
이상윤:그랬지
안 잊어버리고
있었네
 
설새해:뭐..
너랑 있던건
잘 안잊지.
 
이상윤:흠..
 
이상윤 기분 좋은듯
 
설새해 오르골 태엽 감아봐요
 
설새해:이거 반짝반짝 작은별 소리네
지금 들어보니
너가 내 정체 알았을때도.. 이 노래 들렸었는데..
 
이상윤:아...
신기하네..
 
설새해:그때 너가 날 버릴줄 알았었는데
 
이상윤:내가 어떻게 버려
같이 가기로
했는데..
 
설새해:그치만..
찝찝하잖아
옆에 언제 좀비가 될지도 모르는 사람이 있는데
 
이상윤:괜찮아
내가 이겨
 
설새해:참나..ㅋ
넌 맨날
나한테
지잖아
 
이상윤:ㅋㅋ
그럼 져서 같이
좀비되고..
 
설새해:안돼.. 너는 무슨 소릴하는거야..
 
이상윤:그래도
지금은
네덕에 치료제도
만들고 다시 돌아왔잖아
 
설새해:그건.. 좋지만...
 
설새해 tv 한번 바라봐요..
 
이상윤:..
 
설새해:..상윤아 나도 알아 이젠..
밖은 좀비였던 사람을 인정못하고.. 그런 세상인것도..
 
이상윤:...
 
설새해:시간.. 얼마 안남은거 같은데...
내가 이곳에 남을지... 너와 함께 떠날지..
 
이상윤:치료 다 끝난거 아냐?
왜 여기 남아?
 
설새해:설령, 내가 이곳에 나가게 된다해도..우리 예전처럼 잘 살 수있을까?
 
이상윤:...
 
설새해:...
 
이상윤:당연하잖아
 
설새해:네 결정에 따라 달렸어
 
이상윤:넌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왜 그런 걱정을 해?
 
설새해:...그럼 너는 날.. 인간으로, 예전의 설새해로 받아들일 수 있어?
 
이상윤:진짜
바보같은 소리하지마
넌 계속 설새해였잖아
 
설새해:...
잠시 내가 아니었었어..
 
이상윤:그건 어쩔 수 없는
사고 같은거지
 
설새해:...
날 앞으로 믿어주고.. 함께해줄거지?
 
이상윤:자꾸 물어볼래
계속
같이 있을거야
걱정하지마
 
.
 
삑, 삑, 삑—….
 
kp:그 말을 마치고 고개를 돌리자 책상의 전자 시계에서 100시간의 종료를 고하는 알람이 울립니다
겉보기에 새해는 아무런 변화가 일어 난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얼마 후 병실로 레나 리센이 들어와 당신에게 말합니다.
 
레나 리센:시간이 됐군요. 몇가지 검사를 할 테니 잠깐 나가 계시겠습니까?
 
이상윤:
 
이상윤 왠지 불안
 
-
 
kp: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면 문 앞에 선 새해가 당신을 보며 웃고 있습니다.
 
설새해:상윤아..!
 
이상윤 마주 웃어줘요
 
이상윤:설새해
 
설새해:응..?
 
이상윤:다 나은거지?
 
설새해:응!
나 있지, 이제 시력이 거의 돌아왔대! 너도 너무 잘보여
 
설새해 와락 안겨요
 
설새해:이게 다 네 덕분이야..
 
이상윤 새해 안아들어요
 
이상윤:다행이다
 
설새해:
놀랐잖아!
 
설새해 그럼에도 싫지 않은듯 웃어요
 
이상윤:그럼 이제
퇴원
하는거지?
 
설새해:응 퇴원이야!
 
kp:몇가지 퇴원 절차를 밟은 후 상윤과 새해는 손을 잡고 병원 밖을 나옵니다.
문득 고개를 돌리면 밤의 장막이 서서히 드리우며 어둡게 그림자가 진 도시의 건물들 너머로 해가 가라앉고 있습니다.
 
3년 6개월 하고도 100시간을 넘어 너는 마침내 나에게 돌아왔습니다.
 
설새해:하늘 예쁘다~..
오랜만에 보는거 같애
 
이상윤:그러게
너랑같이
보는게 얼마만이지
 
설새해 콧노래 흥얼거리며 잡은손 흔들며
 
설새해:그러게..
마지막이 캘버리 앞이었지 참
 
kp:집으로 가면 같이 저녁을 먹고, 같이 잠에 들고, 언젠가 새해의 시력이 회복되면 그땐 새해의 집에 갈까요.
예전같은 삶을 살아갈 순 없겠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함께 걷는 길이 춥고 어둡더라도 맞잡은 손의 온기는 상윤에게 뭐든 다 괜찮아질것이라고 말하는 것만 같아요.
이만 돌아갈까요, 오늘 밤은 못 다한 이야기를 하며 잠에 들도록 해요.
 
설새해:상윤아 내 100시간과 네 100시간.. 수고 많이했어, 앞으로는.. 영원히 같이있자.
 
이상윤:
 
설새해:우리집에 가서
다이어리 얘기부터
끝내자
 
설새해 소매 걷어올려요
 
이상윤:어?
ㅋㅋ
그거부터?
 
설새해:내가 회복되면
그거부터
해결해야해
 
이상윤 뛰어가요
 
설새해:야!!
나는. 난..
여기 잘모른단말야!!
 
이상윤:아 맞다
 
설새해 뒤에서 소리치며 따라가요
 
설새해:
 
이상윤:으아아
 
설새해:같이잇자고 해놓고
제일먼저
도망가네..
 
이상윤 반사적으로 도망가요
 
설새해:이 모순쟁이!
 
설새해 으아앙ㅠ
 
이상윤:ㅋㅋㅋ
설새해 바보
래요
 
설새해:이상윤 멍청이
래요
하~ 우리 상윤이 나중을 위해서라도
내가 독립시켜줘야하는데~
 
이상윤:뭐?
 
설새해:내가 너무 인기가 많게 잘 생겨서
상윤이 주변에 여자가 안생기는건가..
 
설새해 중얼중얼...
 
이상윤:ㅋㅋ
안 들려~~
 
설새해:내가 예쁘다고 결론은~~
 
이상윤 뛰다가 뒤돌아서 팔벌려요
 
이상윤:응 나도 사랑해!
ㅋㅋ
 
설새해:뭐 뭐?!
누 누굴 사랑하는데!!
너 따로 반한여자애 있어?
 
이상윤:ㅋㅋㅋ
하여간 장난을
 
설새해:이상하다 내가 있는데.. 다른애한테 눈 돌리네..
 
이상윤:쳐도
못알아듣는다니까
 
설새해:아 장난이야?
그럼나도
그래~ 나도 사랑해!
 
이상윤:ㅋㅋㅋ
그래 빨리와!!
기다리고 있으니까
 
설새해:나 뛰어가면..
너 또 도망갈거지
 
이상윤:안 도망가
 
설새해:진짜지?
 
이상윤:
 
설새해 상윤이한테 뛰어가요
 
이상윤 그대로 서서 기다려요
 
설새해 와락 안고 올려다보며
 
설새해:잡았다~!
 
이상윤:
잡혔네
 
설새해:ㅋㅋ
이제 어디못가
어~?
 
이상윤:그래 그래 ㅋㅋ
항복
 
설새해:이제 집가자
집은 어때 좋아?
 
이상윤:우리집?
 
설새해:난..
집없는데..?
 
이상윤:
 
설새해:나 어디서..
어...
 
이상윤:우리 같이
살아야겠네
 
설새해:
방은 몇개야
 
이상윤:한개
 
설새해:헉!!
 
이상윤:침대도 한개
 
설새해:허억!!
 
이상윤:장난이야
 
설새해:저번처럼..
 
이상윤:
 
설새해:그 집에서 한침대에..
 
이상윤:그러고 싶어?
 
설새해:소 손은 잡으면 안돼 손잡으면 큰일난다
 
이상윤:지금까지
잡아놓고
 
설새해:
맞어
나 이제 큰일났어
책임져
 
이상윤:왜..?
 
설새해:몰라
손잡으면..
큰일난다는데
 
이상윤:그럼 책임지지 뭐
 
이상윤 손 내밀어요
 
설새해 꿈뻑..
 
설새해:하아~ 결국엔..
내 첫 뽀뽀도 주고...
이상윤 잘해~
 
이상윤:ㅋㅋ
 
설새해 손잡아요
 
이상윤:나도 처음이야
쌤쌤
 
설새해:너가 먼저 햇는데
어떻게 쌤쌤이냐?
 
이상윤:다음건 네가 먼저 하던가
 
설새해:...
 
이상윤:기대할게
 
설새해 ...(힐금)
 
이상윤:왜?
 
설새해:어 어? 아니야 그냥..
 
이상윤:뭔데
 
설새해 가볍게 입에 입술 맞추고 앞으로 곧장 뛰어가요
 
이상윤:어??
뭔데..?
 
설새해 아차 나 상윤이 집몰라 어케
 
이상윤:
 
설새해:야 빠 빨리와!
 
설새해 저 앞에서 소리쳐요..
 
이상윤:같이가
 
설새해:싫어~
 
이상윤:ㅋㅋㅋ
 
설새해:집만 알려줘!
 
이상윤:문 열 수는
있고??
 
설새해:부끄러워 아ㅡㅡ!
...
 
설새해 다시 돌아가요..
 
설새해 상윤이한테..
 
이상윤:ㅋㅋㅋ
 
설새해:부끄러우니까 가자..
 
이상윤:그래 바로
집이 코앞이었지만
 
설새해:..
 
이상윤:(ㅋㅋ
 
설새해:이상윤 짜증나!!
 
설새해 째려봐요
 
kp:새해와 상윤의 재회를 축하해주듯, 하늘에는 보름달이 밝게 떴습니다.
새해의 다이어리에,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게 있었지요?
 
이상윤:음...
 
이상윤 새해 시선 피해서 하늘 올려다봐요
 
kp:새해와 상윤은 3년만에 다시 보는 큰 보름달 앞에서 서로도 모르는 소원을 빕니다.
오늘따라 유독 밝은 보름달로 인해 집안은 불이 꺼진 상태임에도 밝았습니다.
우리는 다시, 집에 돌아왔습니다. 이젠 각자의 집이 아닌 우리의 집 입니다.
서로 너무 먼길을 돌아왔지만 결국, 둘은 만났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너무 소중한 존재니까요.
오늘 밤은 잠 못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로한테 할 얘기들이 너무 많으니.
 
END 1. 네가 내게 되돌아온 100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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