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C 설새해 PC 이상윤
※스포일러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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윰 (GM):그래서, 어디쯤 왔지? 그 전에 목적지가 어디였더라…. 깨어난 직후인
윰 (GM):은 사랑하는 새해의 첫 번째 기일이었죠. 그러니 상윤이는 새해가 잠들
윰 (GM):그야 버스 위에 올라탄 사람은, …1년 전 죽었던 새해였으니까요.
윰 (GM):닌하
윰 (GM):그래 상윤아 너의 지능을 믿는다
윰 (GM):ㅋ아
이상윤:ㅋ
윰 (GM):ㅋ
이상윤:음
:빗소리인데
이상윤:이어폰끼니까
.
.
.
[수몰버스]
.
.
.
덜컹.
:눈을 뜨면 들어오는 풍경은 익숙하고도 평범한 버스의 내부. 흔들리는 손잡이, 끊임없이 스쳐 지나가는 차창 너머의 풍경, 조금 낡은 감이 있는 앞 좌석의 시
:적적한 버스를 오로지 시선만으로 훑고 있었을 때였나요.
상윤 관찰 판정
이상윤:
:아
상윤 다시 관찰
이상윤:
:ㅋ
이상윤:ㅋㅋ
:상윤인 아직도 눈 앞이 흐린가 봅니다..
이상윤 눈비벼요
그래 마지막으로 한번 더!
이상윤:
0101번.
:꼭, 세상을 수몰시킬 것처럼.
상윤 지능 판정
이상윤:
:…잠들기 전까지만 해도? 글쎄요,
덜컹.
:어지러운 머리를 갈무리하기도 전에, 방지 턱 탓인지 버스가 또 한 번 크게 흔들립니다.
상윤 관찰 판정
이상윤:아
:상윤이는 버스 바닥을 나뒹구는 국화 꽃다발을 발견합니다.
이상윤 주워요
상윤 듣기판정
이상윤:
:바닥에 나뒹구는 꽃다발을 주워들던 그 순간, 단말마와 같은 이명이 짤막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삐ㅡ
이상윤:응?
:어쩐지 머리가 아파옵니다.
이상윤:뭐지
:아, 그제야 흐릿한 의식 너머로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이상윤:많이 피곤했나
:그런 일까지 떠올리며 한창을 가면, 버스는 인적이 드문 정류장에 정차합니다.
…1년 전 죽었던 새해였으니까요.
이상윤:...??
죽은 새해와의 조우에 상윤 이성판정
이상윤:
:-1 해주세요
:새해는 분명 1년 전에 죽었습니다.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 돌아올 수는 없잖아요.
:혼란 속에 빠져있는 당신의 상태를 눈치챈 걸까요.
설새해:상윤아 오랜만이야!
이상윤:네?
설새해:..누구냐니? 와 진짜 실망 나 잊어버린거야?
설새해 주먹으로 퍽 때려요
이상윤:이 힘은...
설새해:뭐가 이상해!!
이상윤:1년 전에...기억 안 나?
설새해:1년전에 내가 죽은 거? 기억나지~
이상윤:??
설새해:근데 보자마자.. 뭐? 누구세요라니?!
이상윤:그렇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
이상윤 새해 얼굴 계속 쳐다봐요
설새해 같이 빤히 봐요
설새해:맞아, 있을 수 없는데 내가 너무 원해서 오늘 하루 너의 가이드가 되기로 했어!
이상윤:오늘 하루만?
설새해:응 오늘 딱 하루만~
이상윤:납골당까지 가주는 거야?
설새해:응응 같이 가줄게~
이상윤:음...그래
설새해 웃으며 상윤이 손 꼬옥 잡아요
이상윤 아직도 약간 안믿겨요
이상윤:아까부터 머리가 아픈거랑 상관이 있는건가...
설새해:머리가 아파?! 왜~?
이상윤 새해 어깨에 머리 기대며
이상윤:몰라 비도 오고...
설새해 상윤 이마에 손 올려보며
설새해:열은 없는데..
이상윤:덕분에 너도 볼 수 있는 거 같기도 하고
설새해:헤 그건 좋지~?
이상윤:모르겠어
설새해:어라
이상윤:왜 벌써 내려
이상윤 손 꽉잡고 안 놔줘요
설새해:좋냐고 물어보니까 모른대서 내릴란다~ 다시 저승갈란다~
이상윤:하루만이잖아...
설새해:으음.. 그렇지, 그러니까 내 얼굴 많이 봐 둬 옆에 있을때!
설새해 상윤이 말똥말똥 바라봐요
이상윤 빤히 쳐다봐요
이상윤:그래야겠다 잊어버리기 전에
설새해:사진이 찍히려나?
설새해 쁘이~
이상윤 둘이 나오게 휴대폰으로 찍어요
설새해:둘다 검은 상복이라 안예쁘다 좀 귀엽게 입고 올걸
이상윤:음...
설새해:안돼 안돼~ 나 오늘 이상윤 전용 가이드라 목적지 먼저!
이상윤:응
이상윤 창문 봐요
:그 순간 상윤이는 받아들이고 맙니다.
당황했나요? 아니면 반가운가요? 혹은 슬픈가요.
덜컹.
상윤 관찰판정
이상윤:
:얕은 진동 탓에 시야가 갈라짐과 동시에, 문득 운전석 쪽으로 시선이 꽂힙니다.
상윤 이성체크
이상윤:
설새해:왜? 뭐 안좋은거라도 본거야?
이상윤:운전기사가 안 보여..
설새해:응 이곳엔 우리 둘 뿐이야.
이상윤:여기 그럼 사후세계 아냐?
설새해:음.. 정확히는 아닐껄? 아직은 아냐.
이상윤:아직은?
설새해:ㅋ아
이상윤:ㅋㅋ아
설새해:원래 그런 꿈이 있잖아~ 감각도 진짜같은 그런꿈
이상윤:계속 꾸면 좋겠다
설새해:무슨 소리야!! 일어나야지!
이상윤:너 떄문에 못 일어나겠잖아
설새해:그럼 뭐...
설새해 상윤이 빤히 바라보며
이상윤:넌 뭐 말하고 싶은거 없어...?
이상윤 따라서 보며
설새해:잘 있었어?
이상윤:음...
설새해:안돼! 잘지내야지!
이상윤:그럼...
설새해:그래! 좋아~
이상윤:내가 먹는데 네가 보람을 느끼냐
설새해: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잘 먹고 잘 지내면
이상윤:알았어 네 몫까지 먹어줄게
이상윤 기대서 슬며시 웃으며
설새해:자, 이제 슬슬 내려볼까? 다음 버스 갈아타게.
설새해 벨 누르며
이상윤 끄덕끄덕
-
이상윤:아 우산 가져왔나
이상윤 행운 판정
sga:굴려야돼요 ㅋ
=
설새해 품에서 우산 꺼내서 펼쳐요
설새해:너 그럴줄 알고 내가 챙겼다
이상윤:오늘 일기예보에서는 비 안 내린다고 했는데
이상윤 머쓱
이상윤 손 내밀어서 비 맞아보다가 벽면 봐요
이상윤:진짜 비같네..
:마치 담장을 연상시키는 정류장의 벽면에는 흰색 장미 무더기가 덩굴을 내리고 자리합니다.
상윤 관찰판정
이상윤:
:상윤은 벽면을 살피다, 그 아래 피어난 한 꽃을 발견합니다.
이상윤:음?
:그 아래 피어있는 것은…
설새해:국화네? 아, 상윤이 너 국화꽃의 꽃말이 뭔지 알아?
이상윤:꽃말?
상윤 지능판정
이상윤:
:ㅋ
이상윤:요즘 검색하면 다 나와
설새해:난 검색 안해도 알지롱~
이상윤:알면서 물어본거야?
설새해:
설새해 휴 생각안났으면 가오 죽을뻔 했어요
이상윤:ㅋ
설새해:근데 국화도 꽃의 색깔에 따라 꽃말이 다르대
이상윤:그건 또 처음 알았네
설새해:가져가게? 상관은 없지만..~
이상윤:흰색이 감사와 진실?
설새해:응 맞아!
설새해 멍청해요
이상윤:흰색만 기억했나본데
설새해:흰..색이 제일 보편적으로 많이 보이니까~
이상윤:설새해 진짜 웃기다니까
설새해:흰색 장미도 꽃말있어?!
이상윤:여기 보이길래..
설새해:신기하네.. 본 적 없어
이상윤:음
이상윤 덩굴에서 흰색 장미 꺾어요
이상윤:꽃말은 모르겠지만 가져
설새해 꽃 받아서 귀 뒤에 꽂아요
설새해:어때? 괜찮아~?
이상윤:괜찮네...
이상윤 쑥스럽게 얼굴 피하며
이상윤 표지판 봐요
설새해:아 그럼 난 저 벤치에 앉아있을께~
설새해 쪼르르 벤치가서 앉아요
이상윤:응
:[표지판]
이상윤 버스 노선도 봐요
이상윤:?
:아니, 이를 노선도라고 칭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버스 노선을 알리는 안내판에는 노선도 대신 '색상에 따른 국화꽃의 꽃말'에 관한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이상윤 읽어봐요
이상윤:이건 뭐지?
이상윤 5번 자세히 봐요
이상윤 관찰 및 지능
이상윤:
:칠이 벗겨진 자국을 통해 국화의 색상이 '붉은색'이라고 적혀 있었음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꽃말의 의미는 여전히 알 수 없습니다.
이상윤:붉은색...
이상윤 버스그림봐봐요
이상윤 새해한테 돌아가요
이상윤:표지판에 신기한게 있던데
설새해:오~ 뭔데 뭔데?
이상윤:색상에 따른
이상윤 설명해줘요
설새해:오..~ 근데 그 붉은색은 뭘까
이상윤:그러게
설새해:음... 나는..
이상윤:흰색?
설새해:장미 줬잖아~
이상윤:그렇지
이상윤 벤치봐요
이상윤:앉을까
설새해 이미 앉아있어요
설새해:어..?
이상윤 앉아요
이상윤:ㅋ
설새해:ㅋ
설새해 널부렁~
이상윤 관찰 판정
이상윤:
:상윤은 뭔가 흐릿하지만 버스 전광판이 살짝 빛나는걸 발견합니다.
이상윤:?
:상윤 전광판 쪽으로 가볼까요?
이상윤 전광판으로 가요
상윤 관찰판정
이상윤:
한번 더..!
:상윤이는 글자가 깨진 안내 메시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이상윤 지능 판정
이상윤:
:상윤이는 막연히 떠올립니다. '새해의 이름을 불러야 다음 버스가 도착하는 게 아닐까?' 하는 실없는 생각을요.
이상윤:부르면 오는건가?
설새해 상윤이 옆으로 쪼르르 와요
설새해:뭐하구 있어 여기서~!
이상윤:다음버스가 오려면
설새해:이름..?
sga:왔다
이상윤:ㅋㅋㅋ
설새해:..말해봐 그럼
이상윤:글쎄...
이상윤 고민...
이상윤:부르는거말고는 없을까
이상윤 주위 둘러보며
설새해:없을텐데..
:주변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안개만 자욱히 있을 뿐입니다.
이상윤:이거 세 번 부르면 죽는 그런거 아니겠지..?
설새해:뭐지? 맥이네..
이상윤:dk
설새해:뭔데~
이상윤 새해 얼굴 뚫어져라 쳐다봐요
설새해 머쓱..하게 바라봐요
이상윤:...설새해...?
설새해:응 상윤아..
:왜, 였을까요.
이상윤 심리학 판정
이상윤:
:상윤은 새해를 보아도 그녀에 대해 무언갈 알 수 없습니다.
:곧 버스 한 대가 정류장 앞에 정차합니다.
이상윤:정말...왔네...
:버스의 전면 유리창에 붙어있는 라벨에는 '0101번'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습니다.
이상윤:버스 번호가
설새해:그런가..?
:상윤이가 버스에 올라타는 순간.
상윤 듣기판정
이상윤:
삐ㅡ
이상윤:??
이상윤 주위 둘러봐요
이상윤:나만 들렸어?
설새해:왜..? 뭐가?
이상윤:아까부터 머리가 울려
설새해 걱정스런 표정으로 등 토닥이며
설새해:괜찮아..? 피곤한거 아냐?
이상윤:그런가
이상윤 눈 꾹꾹 눌러요
두 사람은 두번째 버스에, 그렇게 올라탑니다.
:운전석을 살피면 첫 번째 버스와 마찬가지로 기사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상윤 관찰판정
이상윤:
설새해 상윤이가 들고있는 국화보며
설새해:아까보다 꽃이 좀 시든거같네..~
이상윤:꺾었으니까
설새해:밖에 비 되게 새차게 와서.. 오히려 더 상하는거 아냐?
이상윤:그럼 비 받아서
설새해:그럴까.. 창문 열어서 비 받아보자
이상윤:아
설새해:ㅋ
이상윤:
:상윤은 창문을 힘껏 엽니다.
이상윤 창문 열어요
이상윤 손모아서 물 받아요
설새해 시든 국화 네게 내밀어줘요
이상윤:물 뿌린다?
설새해:응! 내 얼굴에.. 뿌리면 안된다
이상윤:ㅋㅋ
이상윤 국화에 물 줘요
이상윤:아직 시들면 안 돼
:상윤이와 새해의 바램에 시들어가는 꽃이 잠시나마 생기가 돕니다.
이상윤 뿌듯
설새해:아 아까부터 너 머리 아프고 그랬다는데..
이상윤:지금?
설새해:다행이네 좀 낫나보다..
이상윤:설마 국화 때문은..
설새해:에이 국화는 그냥 너가 무심코 꾹 쥐고 있어서 좀 시든거 아냐?
이상윤:그런가?
설새해:그래 그럴리가~
이상윤:꽃은 별로 관심이 없는데
설새해:왠지 관심없어 보일거같긴한데
이상윤:철쭉...?
설새해:철쭉!
이상윤:ㅋㅋ
설새해:이상윤 졸업사진때
이상윤:그러니까
설새해:나도 분홍색이 예쁜거 같기도.. 아님 다홍색?
이상윤:튤립도 좋지
설새해:분홍 튤립 예쁜거 같애~
이상윤:여름쯤에?
설새해:그런가.. 근데 그런걸 하나하나 다 기억하네?!
이상윤:사진으로 찍었으니까
설새해:간직하고 있네...
이상윤:그거없으면 어떻게 봐
설새해:아 그런가..
이상윤:그러니까
설새해:그건 너무 부끄럽다
이상윤:응
설새해:ㅋㅋ근데 그런거 해보고싶다 재밌을거같애
이상윤:...
설새해:괜찮아! 전생이 있으면 어.. 다음 생이 또 있을 수 있으니까
이상윤:그랬으면 좋겠다
설새해:그때도 나 만나줄거야?
이상윤:네가 그런 자신감없는 소리를 한다니
설새해:아
이상윤:안돼
설새해:혹시 질투~?
이상윤 만족하며 끄덕끄덕
:두려움, 공포, 슬픔, 당황스러움. 모든 불안정한 감정이 한 데 뭉쳐 숨통을 억세게 짓누르 던 그때.
설새해 와락!
이상윤:아
:아니, '누군가'라고 특정 지을 필요도 없잖아요. 그야 지금 당신의 곁에 존재하는 사람은 새해뿐인걸요.
이상윤 어리둥절하며 안겨있어요
쾅―!!!!!!
:나를 꽉 끌어안은 새해의 체온은 어쩐지 전혀, 따듯하지가 않아서.
상윤 듣기 판정
이상윤:
:잘 들리진 않았지만 누군가의 목소리가 섞여들립니다.
...아.
-
...깜빡.
:제일 먼저 들려오는 것은 무겁게 낙수하는 물방울 소리.
설새해:깼어?
이상윤:...어
설새해:뭐가..?
:이곳은 버스 정류장인 것 같습니다. 꼭 이 세상과 동떨어진 것만 같이, 끊없이 펼쳐진 도로 한가운데 마련된 간이 정류장입니다. 어느 틈에 하차한 걸까요. 두 사람은 벤치에 앉아있습니다.
이상윤:방금...
설새해 네 머리카락 정리 해주며 바라봐요
설새해:응 그랬는데?
이상윤 미묘한 표정으로 새해 바라봐요
이상윤:기억 안 나?
설새해:뭐가..?
이상윤:내가?
설새해:응. 그래서 내가 낑낑대고 너 정류장까지 끌구 왔다~
이상윤:사고가 났어
설새해:사고...?
이상윤:그 날 처럼...
이상윤 손 뻗어서 새해 손 잡아봐요
설새해 마주 꼬옥 잡아요
이상윤:그리고 네가 차가워서...
설새해:..그렇구나, 나쁜 꿈 꾼거 같은데...
이상윤:아니 오늘 아니면 못 보잖아
설새해:알았어 그럼..
:상윤이가 본 것은.. 그저 질 나쁜 꿈이었나봅니다.
상윤 관찰 판정
이상윤:
:..
한번더..!
이상윤 다 가졌지만 눈치만은 없는 남자
이상윤:
이상윤 하지만 내 여자에게는...
이상윤 전광판봐요
이상윤:뭐지
:상윤이는 글자가 깨진 안내 메시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이상윤 글자 읽어봐요
인도자… …의 이름을 호명할 때, 다음 버스가 도착합니다.
이상윤:아까 인도자라고 했었지
이상윤 새해 봐요
상윤 지능 판정
이상윤:
:버스 사고의 충격 탓이었을까요?
이상윤:아까 그런 사고를 당했는데
설새해:갑자기 왜?
이상윤:아까도 별로...안 좋았잖아
설새해:그치만, 우리 가야할 곳이 있잖아.
이상윤:지체되면?
설새해:...
이상윤:네 생각을 모르겠어
설새해:...난 어서 빨리 목적지로 가고싶어.
이상윤:목적지가 납골당이지?
설새해:네 목적지가 곧 내 목적지니까.
이상윤:별일 없을거라기엔
설새해:그치만.. 나한텐 이상한일이 없었는걸..
이상윤:그럼 역시 내가 이상한건가...
설새해 네 손을 꼬옥 잡으며 바라봐
설새해:걱정마.. 내가 곁에서 안전하게 지켜줄테니까.
이상윤 묵묵히 앞만 바라보고 있으며
이상윤:뭐로부터...?
설새해:어쩔수 없는걸 그만큼 너를 좋아하니까 그럴 수 밖에 없어..
이상윤:...알았어
설새해:...기다리면 버스가 온대?
이상윤:조금만 기다려보고 안 오면 그때...
이상윤 주위 두리번
이상윤:이게 어디로 가는 버스지
:노선도에 목적지는 안 적혀 있습니다.
이상윤:...
이상윤 국화 내려다보며 고민해요
이상윤:모르겠어 ...이름...불러도 돼?
설새해:응.. 불러도 돼.
이상윤:그럼...내 이름으로 하면...?
설새해:왜?....
이상윤:그냥...
설새해:아까 하던대로 하면 될거같은데
이상윤:그렇지만 아까 불렀을 때 엄청...
설새해:아니야~
이상윤:내 이름 해보고 안 되면 그 때하면...
설새해:...그래 그럼..
이상윤:그래 그럼..
이상윤 확신없는 말투로 자기 이름 불러봐요
설새해:으음... 안오려나 본데..?
이상윤:역시 네 이름 아니면 안 되나보다
설새해:봐봐~
설새해 눈감고 네 앞에 서요
설새해:자 내이름.. 불러줘!
이상윤 이마에 뽀뽀해줘요
설새해:뭐.. 뭐야....
설새해 쑥쓰럽..
이상윤:그렇게 서있길래 ㅋㅋ
설새해:참나..~
이상윤:설새해
이상윤 쑥쓰,,,
설새해:응... 이상..윤.
설새해 부끄..
이상윤:그래 시들기 전에 어서 가자
:무겁게 허공을 가르는 새해의 목소리는, 어째서 이만큼이나 빗물에 수몰될 듯 참담히 젖어있는지. 새해가 상윤이의 이름을 호명하고 얼마 있지 않아 세 번째 버스가 저 멀리서 빗속을 헤치고 다가와 정차합니다.
이상윤 새해 팔 잡아요
설새해 놀라선 뒤 돌아봐요
설새해:왜 그래..?
이상윤:이 버스..아니지 않아?
설새해:이 버스 맞는데..?
이상윤:어디로 가는건 줄 알고
이상윤 버스 봐봐요
상윤 관찰판정
이상윤:
:상윤이는 코 앞에 있는 버스도 잘 안보이는 듯 합니다.
:그치만 우리가 불러서 온 버스는 맞는거 같아요.
이상윤:아니야 잘 봐봐
이번엔 잘 봐봅시다
이상윤:
:너무 잘봤다
이상윤:ㅋ
:상윤이 버스를 개. 안해서 봅니다.
이상윤:아까 버스가
설새해:그치만 우리가 불러서 온 버스는 맞는데..
설새해 골똘히 생각하더니 네 팔을 잡아 당겨요
이상윤:노선도 정확하지 않은데 탈 수는 없어
설새해:우선 타고 아니면.. 또 내리면 되잖아.
이상윤:그건 그렇지..
설새해:그러니까 우선~ 비도오는데.. 타고 생각하자구!
이상윤:차라리 걸어갈래
설새해:아 무슨소리야!
이상윤:이 버스는 타기 싫어
이상윤 답지않게 고집부리며
설새해:얘가 오늘 왤케 고집이야..?!
설새해 같이 고집부리며
이상윤:그럼 난 잠 깰거야
설새해:...
설새해 상윤이 팔 잡고 안놔줘요
설새해:안그럼.. 너 끌고 탄다..?!
이상윤 버텨요
설새해:진짜 끌고 탈거야..
이상윤:자꾸 안 좋은 꿈만 꾸잖아
설새해:그치만 나는 모르겠는걸..!!
이상윤:그럼 너랑 악몽에서 만난거야?
설새해:네가 악몽꾼게.. 꿈에서 꿈 꾼거 아냐?
이상윤:지금도 꿈 아니야?
설새해:그래..? 모르겠지만...
이상윤:난 안 탈거야
설새해:...
이상윤:힘도 없는게
설새해:...
이상윤:아
설새해 힘껏 당겨요
이상윤:
:상윤이는 새해 손에 이끌려 버스에 탑승합니다.
이상윤:...
이상윤 뚱한 표정으로 새해 손잡고 있어요
상윤 듣기판정
이상윤:
:어쩐지 흐릿하게 이명을 들었던 것도 같습니다.
그렇게 세번째 버스는 상윤과 새해를 태운 채 출발합니다.
:두 사람이 올라타는 것과 동시에 버스가 움직입니다.
:그렇게 버스 안에는 적막만이 감돕니다.
상윤 관찰 판정
이상윤:
:..,
이상윤:?
:상윤 국화 꽃을 줍나요?
이상윤 다시 주워요
이상윤:아...
:갓 생명을 피워낸 듯 하얗고 투명하던 꽃잎은, 이제 그저 계절을 잃은 이름
이상윤 새해 힐끔 쳐다보고 걱정해요
이상윤:어디...불편해?
설새해 가만 창 밖만 바라봐요
설새해:..
이상윤:너한테 줄 꽃이 자꾸 시드네..
설새해:..어? 뭐라고 했어?
이상윤:꽃이 자꾸 시든다고
설새해:아 아.. 그래? 어쩌지..
이상윤 버스 안 살펴봐요
상윤 관찰판정
이상윤:
:..
한번더!
이상윤:
:그만둡시다.
이상윤:저도 이렇게 다 실패할 줄은
:ㅋ
이상윤 주워서 읽어봐요
이상윤:흠...
이상윤 지금 상황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며
이상윤:..?
:빛도 한줄기 들지 않는 맨 밑바닥의 어둠 속에서, 상윤이는 환각을 마주합니다.
:문득, 다시금 빛처럼 터져 나오는 영상이 하나. 두 사람의 모습입니다.
쾅―!!!!!
:온몸의 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찢겨 나가는 듯한 생생한 통증.
:그야… 새해가 아닙니까.
:1년 전의 사고가 떠오릅니다.
이건… 주마등인가요?
그래요. 이건 주마등입니다.
인생의 주마등 속에서 사고의 진상을 목격한 상윤 이성체크
이상윤:
1d2
이상윤:
=
:-2 해주세요
상윤 듣기판정
이상윤:
:상윤은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합니다.
덜컹.
:바닥을 살피면 회전목마 고리가 달린 작은 열쇠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상윤 열쇠 주워요
이상윤:이거 2층 열쇠...?
:상윤은 열쇠를 줍습니다.
이상윤 2층 문 열어봐요
-
이상윤 두리번
이상윤 책상봐요
이상윤 쪽지 읽어봐요
이상윤:나도 죽은건가?
이상윤 책상 더 뒤적거려보다가 책장 봐봐요
상윤 관찰판정
이상윤:
:진짜 렌즈 맞추자
이상윤:ㅋ
자료조사 판정
이상윤:
:상윤은 책들 사이에 꽂혀있는 쪽지를 한 장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상윤 쪽지봐요
쪽지2죽음의 이름은 곧 다음 생으로 향하는 문이 열리기 전까지의 영원한 안식을 의미한다. 그 안식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사자는 산 자의 이름을 세 번 부른다. 세 번의 호명 끝에 산 자는 비로소 망자가 된다.
이상윤:?
이상윤 침대봐요
이상윤 커튼 젖혀요
이상윤:어
:문득 당신은 뼈를 치고 사라지는 기시감에 휩싸입니다.
이상윤, 당신입니다.
이상윤:...
상윤 듣기 판정
이상윤:
삐ㅡ.
상윤 관찰판정
이상윤:
:익숙합니다..
이상윤 둘러봐요
상윤 지능판정
이상윤:
:지금까지 귓가를 스치고 지나갔던 수많은 이명, …아니. 심전도 기록 장치의 기계음을 떠올립니다.
이상윤:아...
:그렇다면 이 버스는 무언가요. 정말 내가 알고 있는 목적지로 향하고 있는 것이 맞나요?
상윤 이성체크
이상윤:
:1d2
이상윤:
=
:믿을 수 없는 현실의 연속입니다.
이상윤:그랬구나
-
이상윤 깜빡깜빡
이상윤 다시 눈 감아요
쏴아아m
설새해:..일어났어?
이상윤:...응
:고개를 들어 올리면 아주 자연스럽게도, 정류장의 상단에 자리하고 있는 버스 도착 안내 전광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상윤 전광판 봐요
인도자가 인도를 받을 자의 이름을 호명할 때, 마지막 버스가 도착합니다.
:상윤이는 지금까지 새해가 각 정류장에서 자신의 이름을 호명했던 일을 떠올립니다.
:이제, 이걸로 마지막일 텐데요.
이상윤:새해?
:상윤이는 첫 번째 버스에서 조우한 직후 지금껏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새해의 표정을 마주합니다.
:그가 입고 있는 옷차림이 눈에 들어옵니다. 까만 정장.
설새해:좋은 밤이야.. 내 남자친구.
:그렇게 속삭인 새해는 문득 상윤이에게로 손을 내밉니다.
이상윤:..그러네
이상윤 내민 손 마주 잡아요
설새해 네 손을 꼬옥 잡으며
설새해:..목적지가 바꼈어.
이상윤:괜찮아
설새해:...그래, 나는 네 안내자로 온거야. .. 목적지까지 바래다 줄게.
이상윤:응...
:상윤이가 새해의 내민 손을 잡으면, 두 사람은 천천히 반대편 정류장을 향해 이동합니다.
설새해:...딱 1년전 오늘, 그러니까 내가 죽은 날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는 기억해?
이상윤:대충...
설새해:그래, 나는 그때 널 감싸다 죽었구 넌 극적으로 살았어.
이상윤:하...
설새해:아니야, 싫어..!! 난 네가 살아줘서 너무 기쁜걸?!
이상윤:미안해...기껏 살려줬는데
설새해 네 볼을 잡고는 눈 마주해요
설새해:아니야.. 아직 희망을 잃으면 안돼.
이상윤:이대로 너랑 가는 것도
이상윤 볼 잡혀서 눈 바라보며
설새해:무슨 소리야 진짜..!!
이상윤:무슨 소리야 그건?
설새해:난 그런 너의 영혼을 안전한 안식으로 이끌기 위해서 신적인 존재와 계약했고.
이상윤:원한 살 정도로 나쁘게 살진 않았는데 ?
설새해:나도 왜 하필 너를 노리는진 모르겠는데...
이상윤:지금 그래서 계약을...?
설새해:응.. 안 당해. 걱정마
이상윤:그런데 왜 버스에 타기 싫었던 기분이 들었지 ...
설새해:...그저 불안한 네 마음 때문 아닐까?
이상윤:하긴...
설새해:이제 버스 타려고 네 이름 안불러도 돼.
설새해 상윤이 손에 다 시든 국화 바라보며
설새해:그건 네 생명 그 자체였어.
이상윤:...
설새해:그 꽃다발을 들고 버스에 타면 넌 다시 살 수 있어..!
이상윤:그렇구나
이상윤 꽃다발 만지작
설새해:이제 긴 꿈에서 깰때도 됐지?
이상윤:조금만..
이상윤 기억에 새기려는 듯 새해 똑바로 쳐다보며
설새해 싱글싱글 웃으며 마주 봐
설새해:걱정마 난 잘 살고.. 으음.. 사는건가...~
이상윤:그래 빨리 갈게
설새해:빠...빨리
이상윤:알았어
설새해:천천히 느리게 할아버지 다되서 와!!!!
이상윤:너 없이 무슨 재미로..?
설새해:...어..
이상윤:모르겠어..
설새해:음...
이상윤:안 되겠지 ?
설새해:음 가끔 꿈에..
이상윤:좋아
이상윤 환하게 웃으면서 팔벌려요
설새해:아 내가 먼저 하려고 했는데!
설새해 쪼르르 가서 안겨요
설새해:선수치네~
이상윤 꼭 끌어안아요
이상윤:ㅋㅋ
설새해 토닥토닥..
설새해:그래 마지막으로 이렇게 안으니까.. 좋다.
이상윤:그러게
설새해:응 이제 가, 버스 타는거 까진 지켜볼게.
이상윤 한참 안고 있다가 아쉽게 떨어져요
삶으로의 귀환. 삶으로 인도받을 자가 인도자의 이름을 부르면, 삶으로 향하는 생환 버스가 도착합니다.
설새해:자, 이젠.. 네 차례다.
이상윤 고개 끄덕이며
이상윤:설새해
설새해:응.. 잘가 내..ㅅ.. 사랑 남자친구!
이상윤 피식 웃어요
이상윤:건강하게 지내고..
설새해:너.. 이번에 깨면..
이상윤:당연하지
이상윤 건강 판정
이상윤:
설새해 안심해요
설새해:역시 쉽게 죽지 않을거 같아 안심된다
이상윤 씩씩하게 버스에 타요
:얼마 있지 않아 정류장 앞에 라이트를 켠 버스가 한 대 정차합니다.
설새해:안녕 ㅅ...
:그렇게 속삭이는 새해에게 무어라고 답을 건네기도 전에 버스는 움직입니다.
:뺨 위로 번지는 눈물을 살짝 닦아냅니다. 입술 바깥으로 침잠되어있던 고통이터집니다.
:까맣게 시들어있던 국화는 물기를 머금어 생생합니다. 다시 피어난 겁니다.
이상윤:네
:네, 확실히 붉은 장미는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입니다.
-
삐. 삐. 삐.
:가슴에 담기 벅차고, 감은 눈 아래 떠올리기 힘들고, 그 삶이 짧았기에 찬란했고 슬픈 이름이 있습니다.
END1. 그것이 내 사랑의 정의였다.
새해 로스트, 상윤 생환.
이상윤:ㅜㅜ
덜컹.
몸이 얕게 흔들리는 감각과 함께 불현듯 꺼져있던 정신이 맞붙습니다.
아무래도 버스 안에서 깜빡 잠들어버렸던 모양이에요.
지라 정신이 몽롱합니다.
덜컹. 방지턱 탓에 버스가 또 한 번 크게 흔들립니다. 그 불친절한 진
동과 함께 뒤늦게서야 품에 안고 있던 국화꽃다발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 그제야 흐릿한 의식 너머로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그렇지. 오늘
어있는 납골당으로 향하는 길이었을 겁니다. 문득 버스는 인적이 드문
정류소에 정차합니다. 탑승구가 열리고, 올라타는 승객의 모습에 상윤이
는 스스로의 눈을 의심하게 됩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개요입니다.. 심심하면 읽어보심이..ㅡ
다 써보는 중 ㅋㅋ
나중에
무슨일있으실때
쓰심됩니다.

이런건 왜있는건데
이상윤고소
준비 대셧나요
소리
들리시나요?


들리네요
갑니다!
몸이 얕게 흔들리는 감각과 함께 불현듯 꺼져있던 정신이 맞붙습니다.
아무래도 버스 안에서 깜빡 잠들어버렸던 모양이에요.
트….
익숙한 것투성이인 차체의 내부에서 익숙하지 않은 점이라고는 버
스가 텅 비어있다는 점뿐입니다.
그야말로 '나 자신'을 제외한 탑승객이 존재하지 않습니다만, 왜일까요.
별로 대수롭지는 않습니다.
문득 좌석의 맞은편 정면에 붙어있는 버스 번호 라벨이 눈에 들어옵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54 |
판정결과: | 실패 |
상윤은 눈앞이 흐릿해 볼 수 없습니다.
눈을 부비적대고 다시 한번 봐볼까요?

기준치: | 50/25/10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0/25/10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 버스는 아무래도 종점까지 우회해서 가는 번호의 버스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탑승객이 없을 법도 하지요. 불안할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어디쯤 왔지? 그 전에 목적지가 어디였더라…. 몽롱한 정신을
가다듬다 보면 문득 기대고 있던 차창 너머로 시선이 돌아갑니다.
흔들리는 창문 너머로 어느새 장대비가 쏟아져 내리고 있습니다.
이 비는 언제부터 내리기 시작한 걸까요?
잠들기 전까지만 해도 날씨가 제법 맑았던 것 같은데…

기준치: | 60/30/12 |
굴림: | 78 |
판정결과: | 실패 |
정말 잠들기 전까지만 해도 날씨가 맑았던가요?
이상합니다. 머리가 무겁습니다.
막상 과거를 돌이켜 보려니, 제대로 기억나는 것들이 없는 것만 같아요.
희미한 두통이 몰려옵니다.
그 불친절한 진동과 함께 품에 안고 있던 무언가가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8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품에 안
고 있던 무언가는 아무래도 국화꽃다발이었던 것 같습니다.
바닥에 떨어져 나뒹군 충격 탓이었을까요?
순백색의 꽃잎 몇 송이가 바닥에 흐드러진 것이 보입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방금 무슨 소리를 들었죠?


그렇지.
오늘은 사랑하는 새해의 첫 번째 기일이었죠.
그러니 상윤이는 새해가 잠들어있는 납골당으로 향하는 길이었을 겁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그렇지, 이런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니. 당신답지 않네요.

탑승구가 열리고, 올라타는 승객의 모습에 상윤이는 스스로의 눈을 의심하게 됩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야 버스 위에 올라탄 사람은,
고즈넉한 빗소리가 귀를 먹먹히 울리는 텅 빈 버스 안,


기준치: | 60/30/12 |
굴림: | 1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맞붙고, 멎습니다.
맞붙는 것은 허공 위로 겹쳐진 두 사람의 시선. 일순 멎는 것은 상윤이의 호흡. 그뿐입니다.
상윤이는 알고 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은 때로 꿈보다 비현실적이라는 사실을요.
그렇기에 지금껏 비현실적인 현실을 여러 차례 맞이해가며 이토록 불친절하고 잔인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던가요.
비현실적인 현실이요.
오늘처럼 비가 내리던 날, 돌이킬 수 없는 사고에 휘말려서요.
그래요. 나는 그 사람이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 곁에 있어 주지 못했고, 그렇기에 그의 부재를 부정했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그러니 내 앞에 서 있는 저 사람은, 새해가 아닌 새해를 지나치게 닮은 사람일 겁니다.
꿈보다 비현실적인 현실의 나날 속에서도 실현될 수 없는 비현실이 있는 법입니다.
막 버스에 올라탄 새해를 닮은 이는 상윤이의 생각을 부정하듯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당신이 앉아있는 좌석 옆에 앉습니다.


누구세요?

진짜 실망..


설새해가 맞는데...
이상하다...?



근데 상윤이 네가 너무너무 보고싶어서 보려고 왔어

















잠도 못자서...?






알았어.. 내려야겠다...




어차피 다시 사라질거지




사진도 찍을까?

안돼도 해보면 되겟지




옷 사러 들를 수 있으면 들르고



저 웃는 얼굴. 저 목소리. 나를 향하는 다정한 두 눈동자. 아무리 부정하고 잊으려 애를 써도 잊히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리웠고, 그리웠기에 나날이 새로운 처절함과 아픔을 느끼게 했었던 그처럼요.
정차했던 버스는 오로지 두 사람만을 태운 채, 다시금 천천히 움직이기 시
작합니다.
새해를 닮은 이는, 그저 닮은 사람일 뿐이 아닌 새해 그 자체라는 사실을요.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의 덩어리가 가슴속에 응어리로 자리 잡습니다.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갈피조차 잡히지 않습니다.
혹여나 꿈에서라도 다시 만날까 준비해 두었던 말이 한가득 쌓여 있었는데도 말이에요.
다시 한번 방지턱을 밟고 지나간 버스가 얕게 흔들립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상합니다. 운전석에서 운전대를 잡고 있어야 할 버스 기사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 버스는 그저 운전사도 없이 홀로 비가 내리는 도로를 내달리고 있습니다.

기준치: | 59/29/11 |
굴림: | 3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나 오늘 조금...머리가 이상한거 같아
헛것이 다 보이네


넌 또 보이고..

아~무도 없어 내가 그렇게 빌렸어
헉 나 완전 능력있어보인다



설새해 착한 줄 알았는데 날 데리러 온거냐

정확히는 네 꿈속이야 바보야
이상윤~ 하여간 얼마나 내 생각하면은~ 꿈에서도 내가 나타나요~

꿈이라기엔 정말 진짜같아



뭐.. 궁금 한건 딱히 없구?

궁금한거...
당황스러워서 할 말도 생각이 안 난다






그걸 말이라고
못 지냈어

꿈에서 깨면 당장 고기 무한리필 집가서 10접시 먹어야해!

납골당까지 갔다와서 먹어야지

잘 먹어야지 안그러면 너 어?
내가 보람이 없어 보람이~


얼마나 보람찬대~





새해가 버스의 벨을 누르자, 버스는 첫번째 정류장에 정차합니다.
버스에서 내린 두 사람은 협소한 간이정류장 지붕 아래로 들어섭니다.
빗줄기는 여전히 이 세상을 침수시킬 것만 같이 맹렬합니다.

rolling 3d6*5
(
+
+
)
*5
4
5
2
55
기준치: | 55/27/11 |
굴림: | 88 |
판정결과: | 실패 |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처리된 정류장 지붕 아래, 양옆으로 담장 형식의 벽면이 기둥처럼 세워져 있고 그 중앙에 원목으로 만들어진 나무 벤치가 하나 놓여있습니다.
버스 그림이 새겨진 표지판 또한 눈에 띕니다.
상윤이는 벽면과 벤치, 표지판을 살필 수 있습니다.

[벽면]


기준치: | 50/25/10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흰색의 국화.
상윤이가 들고 있는 것과 같은 흰색 국화꽃입니다.
흙 속에 뿌리를 내린 채 한들한들 흔들리는 국화꽃은 물기를 머금은 탓에 아주 생생합니다.
국화꽃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쏟아져 내리는 빗소리를 가르고 새해가 말을 걸어옵니다.


추모할 때...쓰는거 밖에...

기준치: | 60/30/12 |
굴림: | 75 |
판정결과: | 실패 |
글쎄요, 새해의 질문에 답해주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달리 없습니다.
ㅋ


그게.. 뭐였더라

응

기준치: | 50/25/10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감사함과 진실함이래~


가져갈까?





나머지는...
기준치: | 50/25/10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흰색 장미는 어때?


있지 않을까?

그치만 예쁘겟다











간략한 버스 그림이 새겨진 정류장 표지판입니다.
표지판 아래 버스 노선도가 붙어있습니다.

상윤이가 노선도를 확인하면… 평범한 노선도가 아니네요.




맨 아래 적혀있는 국화꽃의 색상과 색상별 의미는 칠이 벗겨져 있어 읽을 수 없습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3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붉은색이면 사랑같은거 아닌가?

평범한 버스 그림입니다.




국화꽃 꽃말



가지고 싶은 색 있어?

이미 받았는걸?



국화보단... 장미가 어울리는거 같기도

[벤치]
원목으로 만들어진 평범한 나무 벤치입니다. 지붕이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물을 막아주는 탓에 젖은 부분 없이 바짝 말라 있습니다. 버스가 도착할 때까지 벤치에 앉아 쉬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딱히 별 건 없어보입니다.



어떻게 여기서 더 앉을까


혼자 쉬니까 좋아?

아~ 좋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55 |
판정결과: | 실패 |

저게 뭐지

[버스 도착 안내 전광판]
여느 버스 정류장에서도 볼 수 있을 법한 평범한 전광판입니다.
전광판에는 글자가 흐르고 있지만, 약한 노이즈가 끼어있는 탓에 글자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64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0/25/10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전광판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의 이름을 호명할 때, 다음 버스가 도착합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1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이름을 불러야한대

누구 이름?

누구 이름 인지는...
생각은 나는데 이게 맞을지 모르겠어


그 버스가 진짜 버스일지





아 이미 죽었지


갑자기 이름 부르려니까
뻘쭘하네





나지막이 당신의 이름을 마주 부르는 새해는 목소리는 어딘가 한구석, 차게 식은 빗물에 젖어 번지는 것만 같습니다.
당장이라도 물에 녹아 사라질 것만 같아요.
상윤, 당신은 당신을 바라보는… 한없이 가라앉은 것만 같은 새해의 두 눈동자에서 무엇을 읽어냈나요.

기준치: | 20/10/4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하지만,
처절히 느껴집니다. 손을 뻗어도 잡히지 않을 것 같고, 손에 잡았다고 한들 감히 위로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애절함입니다.
아주아주 방대한, 온 삶을 통틀어 몇 번 느껴본 적 없는.
무겁고도 강렬한 억겁의 슬픔이 빗소리에 잠식되어갑니다.
그렇게 무어라고 말을 건네기도 전에 장대비의 포화를 가르고 라이트가 번쩍입니다.

두 사람은 버스에 올라탑니다.

아까랑 똑같은 거지?


기준치: | 60/30/12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까 전 들었던, 단말마와 같은 이명이 귓가를 울리고 사라집니다.









두 사람이 올라타는 것과 동시에 버스는 천천히 빗길 속을 뚫고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버스는 첫 번째 버스와 마찬가지로 텅 비어있습니다.
이 안에 존재하는 탑승객은 오로지 상윤이와 새해, 두 사람뿐입니다.
버스는 그저 운전기사 없이 홀로 굴러갈 뿐입니다.
두 사람은 의자 두 개가 붙어있는 2인용 좌석에 착석합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비 좀 맞게 둘까...?

꽃.. 시들면 안되는데 생기 찾아야하는데

뿌리에 뿌려줄까..

기준치: | 65/32/13 |
굴림: | 66 |
판정결과: | 실패 |
죽어서 그런가... 힘이 없네..

ㅋ
뭐야 이 가는 팔...
서 있는게 고작이잖아


기준치: | 80/40/16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창문을 열자 달리는 버스와 장대비로 인해 창문안에 빗물이 후두둑 들어옵니다.
빨리 물을 받지 않으면 비맞은 생쥐꼴이 되겠어요.

상윤이가 물을 받고 새해는 옆에서 창문을 힘껏 닫습니다.








지금은 좀 어때?

지금은 모르겠는데




아까도 국화 떨어트렸는데
머리가 아팠던거 같아서
하긴 그럴리가

참 생각해보니 네가 좋아하는 꽃 같은거
있어?
궁금하다~

좋아하는 꽃이라

혹시나~ 있나 해서
예쁘다 생각한 꽃은 있을 수도 있잖아


왠지 귀에 꽂아주고싶다


꽂아줄걸!!

분홍색 꽃이 예쁜거 같아
넌?

나는..~ 튤립!

예전에 네가 꽃이랑 같이 찍은 사진 그것도 예쁘던데

응?
언제?
기억이.. 가물가물해~




부끄러워
지우자


그럼 영상도 많이 찍어놓지!

이럴 줄 알았으면 하루종일 찍었어

막 브이로그 같이?


이젠 못하지만 뭐...


그때 해보지 뭐



당연하지
나 말고 누가 널 감당하냐

왜~!!
내가 이 힘은 좀 쎄지만
그래도.. 어?
그런게 있어! 남을 끌어들이는 매력!


알았어 알았어
당연히 이상윤 품에 쏘옥 가야지~

이야기를 이어나가던 와중, 상윤은 문득 한 가지 기억이 떠오릅니다.
날짜를 특정할 수 없는 그 언젠가의 평범하고 행복했던 기억.
당신의 옆에는 사랑해 마지않는 새해가 자리하고, 우리는 조용하고도 한적한 버스에 앉아 함께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습니다.
상기해낸 평화로움도 잠시, 상윤이는 갑작스러운 서늘함을 느끼게 됩니다.
글쎄, '서늘함'이라는 말로 형용할 수 있을까요.
빗길에 미끄러진 버스가 요동치듯 크게 흔들립니다.
무언가에 머리를 강하게 맞는 충격과 함께 일순 힘이 빠져나간 몸이 앞으로 쓰러집니다.

고꾸라지는 몸을 지탱하듯 누군가가 나를 강한 힘으로 끌어안습니다.

새해입니다.
새해가 억센 힘으로 상윤이를 끌어안았습니다.
어째서?
그런 의문을 던지기도 전,

반대편 차선을 지나치던 트럭과 버스가 갑작스레 충돌합니다.
직후 들려오는 것은 커다란 굉음.
쇠가 굽어들고 절단되는 듯한 소름 끼치는 금속음. 무언가 터지는 소리, 날아가는 소리, 어딘가에 들이박는 듯한 충격. 온몸의 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찢겨 나가는 듯한 생생한 통증.
품에 안고 있던 국화 꽃다발이 바닥을 나뒹굴고, 마치 눈송이 같은 국화 꽃잎은 시야를 긋고 흐드러집니다.
그게 또 어쩐지 너무나도 슬퍼서……. 괜찮냐고 물어봐야 하는데, 이대로 정신을 잃으면 안 되는데.
야속하게도 새해의 상태를 확인하기도 전에 시야가 수몰되고 맙니다.
칠흑 같은 어둠이 눈앞에 왈칵 쏟아집니다. 왜인지 생경하지 않은 순간입니다.
완전히 정신을 잃기 직전,

기준치: | 60/30/12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하고.
상윤이는 눈을 뜹니다.
그리고,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품 안에 안겨있는 백색의 국화 꽃다발입니다.
꽃다발은 아까 전 보았을 때보다 조금 더 시들어있습니다.
이렇게 시들면 안 될 텐데. 당신은 막연한 슬픔을 느낍니다.
그야 오늘을 위해 준비한 꽃다발인걸요.


방금.. 뭐지
이게 무슨 ?


버스에 있었는데




버스 갈아타고

응 우리 얘기하다가..
많이 졸렸는지..
기절하듯이 자던데?

그럼 아까도 꿈?

무슨 꿈이길래?.. 악몽이라도 꾼거야?







더 잘래?


그래요, 사고가 났는데 이렇게 멀쩡할리 없잖아요?
그치만 어딘가 모르게 지쳐보이는 새해의 목소리는 걱정이 듭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69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0/25/10 |
굴림: | 1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첫 번째 정류장과 마찬가지로 벽면 상단에 고정되어있는 버스 도착 안내 전광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버스 도착 안내 전광판]
여느 버스 정류장에서도 볼 수 있을 법한 평범한 전광판입니다.
전광판에는 글자가 흐르고 있습니다.
노이즈가 끼어있는 탓에 글자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만, 첫 번째 정류장에서 보았던 전광판에 비해 노이즈가 덜합니다.


전광판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상윤이는 첫 번째 정류장에서 새해의 이름을 호명한 직후 버스가 도착했던 것을 떠올립니다.
두 번째 정류장에서도 새해의 이름을 불러야 버스가 도착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3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무리 꿈이라고는 하지만 버스에 다시 올라타고 싶지는 않다는 충동이 듭니다.

타는게 맞는지 모르겠다...
다른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릴까?


네 이름 불렀을 때도 그렇고
괜찮지?

너무 지체되면..

안돼?
어차피 너 보러 가는거였는데...





난 그저 네가 가는 곳 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는 역할이니까..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마. 같이 있잖아 내가
별 일 없을거야

이상한 일이 많아서
모르겠어

네가 꿈을 꾸었다 해도 나는 모르고...





그냥 버스타고 가는 길인데
과보호 하는거 아냐?


목적지까지 가면 되는거지...
기다리면 버스가 올까?


모르겠어
노선도가 있나

상윤이가 주변을 두리번거리지만, 주변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전광판에는 인도자… …의 이름을 호명할 때, 다음 버스가 도착합니다. 라는 문구만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슬퍼보였는데..

불러줘 이름~


그렇게 하자. 네 말대로..


아까와는 달리, 버스가 오려는 기미는 보이지 않는 듯 적적한 빗소리 만이 들립니다.













..바보.


버스는 지금까지 승차했던 버스와 달리 커다란 2층 버스입니다.
두 사람 앞에 멈춰선 버스의 탑승구가 입을 벌립니다.
그치만 타고 싶지 않아요. 타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그저 그래서는 안 될 것만 같다는 근원 모를 충동만이 내 안에 가득합니다.
새해가 먼저 첫발을 내딛습니다.




아무거나 막 타는거 아니야




기준치: | 50/25/10 |
굴림: | 56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0/25/10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 버스의 번호는 1031번버스.

0101이었던가
1010?
무슨 날짜같네
아무튼 이건 1031이야



응?





이렇게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데..!



난 걷는거 싫어..! 차 탈래~!



버스 타자.. 응?






그건 그냥 네가 피곤해서 그런거 아니야?
원래 피곤하면 악몽도 자주 꾸잖아.


나랑은 악몽에서 만났다니..?

꿈에서 꾼 꿈에도 너랑 있었으니까 뭐..

난 걷는건 싫. 어!


끌고간다


아아 됐어 나 끌고 탈거야
기준치: | 65/32/13 |
굴림: | 2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80/40/16 |
굴림: | 6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80/40/16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64 |
판정결과: | 실패 |
빗소리 탓에 명확한 사고가 서지는 않지만요.
…어쩌면 착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좋든 싫든, 상윤이는 새해의 손에 억지로 이끌려 탑승합니다.
상윤이의 손을 잡고 있는 새해의 손엔 힘이 들어간 상태로 손을 잡은 채 새해는 버스 2인석 자리에 앉습니다.
차창 바깥으로온통 습기뿐인 세계가 스쳐 지나갑니다. 버스는 지금까지의 버스와 마찬가지로 텅 비어있으며, 기사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안에 존재하는 탑승객은 그저 상윤이와 새해, 두 사람뿐입니다.
버스 내부에는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보이지만, 입구가 닫혀있습니다.
닫혀있는 입구의 문에는 커다란 자물쇠가 걸려있는 것이 보입니다.
아까의 행동으로 인해 두 사람의 거리는 조금 서먹한 듯 합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54 |
판정결과: | 실패 |
국화 꽃다발이 툭. 상윤이 품에서 떨어집니다.


상윤이 국화꽃을 줍자, 아까보다 훨씬 더 생기를 잃었음을 눈치챕니다.

모를 들꽃처럼 보여요.
단지 몇 송이의 국화만이 처량히 바래진 꽃잎의 색을 발할 뿐입니다.
세 번째 버스에 탑승한 뒤로 새해는 어쩐지 멍한 상태를 유지하며, 지친 듯, 혹은 침체되어 있는 듯 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딴 생각하느랴 잘 못들었어


꽃병이라도 있으면
좋을텐데..

상윤이가 버스 안을 살펴보면, 새해와 자신 빼고는 아무도 없습니다.
내부는 흐린 날씨 때문인지 어둑하네요.

기준치: | 50/25/10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어쩌지

기준치: | 50/25/10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ㅋ

ㅋ
상윤이 몸을 비척대며 주변을 둘러보면
자신의 좌석 발 아래에 책 한 권을 발견합니다.
책이라기보다는 얇은 책자에 가까워 보입니다.

푸른색의 표지에는 아기자기한 회전목마 그림이 프린트되어 있습니다. 놀이공원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화려하고도 쓸쓸한 푸른 대낮의 회전목마네요.
제목은 'merry go round'
…메리 고 라운드. 회전목마를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때, 책자의 내용을 살핀 직후 상윤이는 강한 현기증과 함께 정신을 잃습니다.

환각 속에 삶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이, 가장 슬펐던 순간이,죽어서도 잊지 못하리라 여겼던 반짝이던 삶의 조각이, 어느 순간 그 삶에 뿌리를 내리고 침범한 새해와의 첫 만남이.
…단 한 가지도 빼놓을 수 없는 여러 기억이 스쳐 지나갑니다.
함께 맛있는 것을 먹었던 기억, 처음으로 그 앞에서 눈물을 터뜨렸던 기억, 고조되는 행복감에 웃어버렸던 순간. 한동안 빠른 속도로 영상이 스쳐 지
나가고 잠시간 필름이 뚝 끊기며 말간 어둠이 지속됩니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새해와 상윤이, 두 사람은 버스를 타고 함께 어디론가 향하고 있습니다.
차창 바깥으로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행복해 보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한없이 다정하며, 애정이 넘치는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체온이 따스한 손으로 서로의 손을 맞잡고 있습니다.
고즈넉한 빗소리의 향연마저 서로 간의 애정에 담뿍 물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
반대편 차선을 지나치던 트럭과 버스가 갑작스레 충돌합니다.
직후 들려오는 것은 커다란 굉음.
쇠가 굽어들고 절단되는 듯한 소름 끼치는 금속음.
무언가 터지는 소리, 날아가는 소리, 어딘가에 들이박는 듯한 충
충격.
쉼 없이 흔들리고 요동치는 어두운 화면 사이로 그런 상윤이를 한 점 망설임없이 끌어안는 누군가가 있었습니다.
당신은 강한 힘으로 끌어안깁니다.
아니, '누군가'라고 특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당신의 곁에 사시사철 피어나는 국화처럼 존재하던 사람은 누구인가요.
늘 상윤이를 위해 자신을 아끼지 않았으며, 온 생애를 다해 열렬히 사랑해주었던 사람은 누구인가요.
새해입니다.
새해가 억센 힘으로 상윤이, 당신을 끌어안았습니다.
암전하는 버스의 내부를 어둡게 띄우며 필름이 또 한 차례 뚝 끊겨나갑니다.
떠오르는 영상의 날짜는… 1년 전의 오늘입니다.
아, 그제야 지금까지 서리가 내린 듯 희뿌옇기만 하던 기억 하나가 마치 퍼즐 조각처럼 달라붙습니다.
1년 전, 돌이킬 수 없는 사고의 현장에 존재하던 것은 새해만이 아니었습니다.
새해와 상윤이 두 사람이 함께 있었습니다.
'나'를 제외한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던 그 참담한 사고의 현장에서, 새해는 상윤이를 끌어안고 죽었습니다.
오로지 당신을 살리기 위해… 본인을 희생시켜서요.

기준치: | 59/29/11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아

rolling 1d2
(
)
2
2
일순 강한 충격과 함께 주마등이 돌아가던 공간이 산산이 부서져 내립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85 |
판정결과: | 실패 |
꼭 말단부위부터 심장까지 강한 전기가 흘렀다 사라지는 것만 같은 감각. 이윽고 모든 것이 바닥까지 묵직하게 가라앉고 맙니다. 끊임없이 퍼붓는 빗소리에 한데 뒤엉켜있던 환각들 또한 함께 수몰됩니다.
버스가 방지 턱을 밟고 흔들립니다.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그에 맞춰, 짤그랑.
무언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미약한 금속음이 들려옵니다.


어떡할까요?

닫혀있는 입구의 문에는 커다란 자물쇠가 걸려있는 것이 보입니다. 자물쇠에 아까 얻었던 열쇠를 끼워 넣으면 금속이 맞물려 들어가는 소리와 함께 버스 2층이 개방됩니다.
버스의 2층으로 들어서면, 그 장소는 이상하게도 단출한 방과 같은 형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차창에서 물기를 머금은 탁한 빛이 터져 나와 내부를 은은히 비추고 있습니다.

내부에는 책상과 책장, 그리고 침대 하나가 놓여있네요.

[책상]
깔끔하게 정돈되어있는 책상 위에는 그 흔한 필기도구도, 책도, 사용감도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 흔한 먼지 하나조차 쌓여있지 않네요.
말끔하다 못해 쓸쓸해 보이는 책상 한가운데 반으로 접혀 있는 쪽지만을 한 장 발견합니다.

쪽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책장]
책장에는 책이 한가득 꽂혀있지만, 그 어느 것도 상윤이가 읽을 수 없는 것들뿐입니다.
검은색의 책등만이 마치 밤하늘처럼 빼곡히 즐비합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

자료조사
안 되나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3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쪽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침대]
꼭 병원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병실용 침대입니다.
다가서면 커튼이반쯤 쳐져 있습니다.

커튼 위로 핀이 꽂힌 명찰 하나가 매달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명찰에는 '이상윤 님'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내가 ...죽은건가?
조금 급한 손길로 커튼을 완전히 걷어내면 드러나는 것은 쓸쓸하기 짝이 없는 병실의 매트리스 침대.
침대 주변으로 즐비한 온갖 의료 장치들… 그 사이에 푸른색 담요를 덮고 누워있는 사람은 입가에 산소마스크를 뒤집어쓴 채 눈을 감고 있습니다.
그제야 상윤이는 형용할 수 없었던 기시감의 정체와 마주합니다.
상윤이, 당신이잖아요.
병상에 누워 끊임없이 즐비한 갖가지 의료 기계들 틈 사이에서, 산소 호흡기를 뒤집어쓴 채 실낱같은 생명을 부지하고 있는 사람은…


기준치: | 60/30/12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문득 아주 가까운 자리에서 익숙한 기계음이 터져 나옵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상윤은 주변을 둘러보나요?

상윤이 주변을 둘러보자, 병상 옆에 자리하고 있는 심전도 기록 장치를 발견하게 됩니다.
기록 장치의 모니터 위로 마치 미약한 파도 같은 상윤의 심전도 곡선이 출력되어 흐르고 있습니다.
마치 당장이라도 숨이 멎을 것만 같은, 연약하고도 미약한 곡선입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3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제야 확신합니다.
당신을 감싸 안고 죽어버린 새해의 희생이 무색하게, 당신은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기준치: | 57/28/11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rolling 1d2
(
)
1
1
아니, 이제 이건 현실이 아니겠지요.
이 버스는, 스스로가 수몰되어가는 버스.
'영원한 안식'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타 있는 것은 바로 이상윤, 당신입니다.

언제부터 누워있었지...
어쩐지 몸이 강하게 흔들리는 것만 같은 느낌에 눈을 감았다 떠올리면, 흐릿하고 침침한 시야 너머로 희기만 한 천장이 들어옵니다.
삐. 삐.삐. 벨이 터지는 소리, 장치에서 갈라져 나오는 다급한 기계음 소리, 위급한 환자의 위치를 알리는 병원의 방송 소리, 급박한 발걸음 소리가 뭉개지고, 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그리고 상윤이는, 다시 눈을 감습니다.

고요하고 적막하게 수몰하는 세상을 울리는 빗소리.
낙수하는 빗물은 봄의 끝물에 삶을 모두 피워내고 낙화하는 벚꽃을 닮았습니다.
부드럽게 머리칼을 쓸어주는 손길에 정신을 차리면 어느새 정류장입니다.
품에 안고 있는 국화꽃은 이제 생기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히 시들어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전광판과 다른 점이 있다면 조금의 노이즈도 끼어있지 않다는 것.
그리고… 이제는 온전히 모든 글자를 읽어낼 수 있다는 것.

전광판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래요.
그랬던 겁니다.
이름의 불러야 하는 건 내가 아니라… 새해였습니다.
그러고 보면, 꼭 새해가 자신의 이름을 부른 뒤에 버스가 도착하지 않았던가요.
그야 당연하잖아요.
저 메시지에 따르면…
인도자는 새해. 인도를 받을 자는, 망자의 길에 들어선 자. 죽음의 여로에서 가장 먼저 버스에 올라타 있던 자. 바로 상윤이 당신입니다.
그렇지만 왜일까요. 한참이 흘러도 새해는 당신의 이름을 부르지 않습니다.

그는… 기뻐 보입니다.
동시에 슬퍼 보입니다.
한편으로 어딘지 홀가분해 보이는 눈으로 당신을 봅니다.
새해는 자리에서 일어나 펼친 우산을 상윤이에게로 기울입니다.
새해의 어깨가 젖어 듭니다.
꼭, 세상이 말하는 인도자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우산을 상윤에게 기울인 채 처연히 떨어지는 비를 맞던 새해는 나지막이 입술을 엽니다.

사방은 어느새 컴컴해져 있습니다.





이제 알았으니까...

..건너편 정류장으로 넘어가자, 네게 해주고 싶은 말이 참 많아.

발끝을 적시는 빗물은 기실 뜨거운지도, 차가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요.
그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야 당연하잖아요. 내가 지금 집중해야 할 존재는 그저새해 단 한 사람뿐인걸요.
아주 오래전부터 그래왔던 것처럼요.



물론 1년째 혼수상태기는 하지만...

이렇게 될 거였으면 ...차라리..
같이 ...(뒷말은 잇지 못하며

그런소리마..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고 싶은 마음은 같잖아?
그런거야..




괜찮을 것 같은데


그렇게 하기엔.. 넌 지금.. 누군가한테 노려지고 있어.


..존재를 말할 순 없지만,
넌 지금 안전한 상태가 아니란말야!



한거라고..?
무슨 나쁜 짓은 안 당하는거지?

그렇게 해서 난 오히려 널 안전한 죽음으로 인도 할 수있는 힘을 얻게 됐구..
그 공간이 지금까지의 버스들이었던거야.



주마등때문에 예민했나봐
이제 어떡하면 돼

너는 다시 삶으로 돌아가면 돼
그리고 ..











잘 지내는건가..
쨌든.. 기다릴테니까~


가지는 말고
적당한 속도로...
아니 이쪽 세상엔 빨리 오지말고!!!!!!!




왜~ 살다보면
웃기고 재밌고 이쁘고 착한 사람들
많으니까
그런사람들이랑 지내다보면.. 생이 막
슉슉 잘 지나가지 않을까?

1년마다 이렇게 보면 안 되나

가능..하려나


나와볼께
될 수 있다면..?









많이많이 좋다..

진짜 간다...?


새해가 말을 끝마침과 동시에 두 사람은 건너편 정류장에 도착합니다.
새해에게서 모든 진상을 듣게 된 상윤이는 숨이 막혀옵니다.
억만 겁의 슬픔 탓일까요, 아니면… 그렇게 말하는 새해의 표정이 그 어느 때 보다도 더 기뻐 보여서였을까요.
문득 새해의 어깨너머로 희미한 불빛이 들어오는 전광판이 보입니다.
전광판의 메시지는 우리가 원래 앉아있던 반대편 정류장의 전광판 메시지와 그 내용이 상이합니다.

네가 내 이름을 부르면 버스가 도착할거야.






더이상 병원가지마
아프지말란소리야 알겠지
아프면 꿈에서 오만대 때리고 사라질거야

나 튼튼하잖아
알지?

기준치: | 70/35/14 |
굴림: | 3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완전 건강하네~

당신은 떨리는 목소리로 새해의 이름을 부릅니다.
바람이 붑니다.
온전히 침체된 죽음의 여로 반대편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어깨가 젖어 듭니다.
바람이 이렇게 세차게 불면, 우산도 소용없는 법입니다.
그러니 지금 내 뺨을 타고 흐르는 것은 눈물이 아닌 빗물인 겁니다.
버스의 번호는 0724번
버스의 출입구가 열리면 상윤이는 흠뻑 젖은 다리에 힘을 실어 그 위에 승차합니다.
상윤이가 버스에 올라타면 버스의 문이 닫힙니다.
당신은 급하게 뒷좌석으로 내달립니다.
창문을 열고, 우산을 든 채 당신을 올려다보는 새해와 두 눈을 마주합니다.

수몰되는 세계에서, 수몰될 듯 슬프기만 한 버스가 빗길을 가르고 내달리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상윤이를 제외한 그 누구도 존재하지않는 버스 안.
이 주체 못 할 슬픔을 어떻게 견뎌내라는 걸까요.
이제 옆자리에 더는 네가 없는데, 너 없는 삶 속에서 나는 억겁 같은 하루를 견뎌내며 살아가야 할 텐데…
이 슬픔을 어떻게 씻어내야 한다는 말인가요. 넘쳐흐르는 슬픔에 턱 끝에 맺힌 눈물을 훔쳐냅니다.
많이 보고 싶을 거예요.
다시 만나기 전의 수많은 시간을 버텨내며 나는 아주 많이, 당신이 보고 싶을 겁니다.
눈물에 흠뻑 젖어든 소매는 하얗습니다.
어느 사이엔가 환자복 차림입니다.
무겁게 내려간 고개에, 품에 안겨있던 국화 꽃잎 위로 시선이 떨어집니다.
나의 삶을 향해 되돌아가는 이 버스 안에서 말이에요.
국화는, 붉습니다. 그러다 일순간 새해의 눈동자 색처럼 연분홍과 연노란빛이 물들기 시작합니다.
상윤, 기억나나요? 정류장에서 봤던 국화의 꽃말을.

하지만 이 꽃은 붉었다, 다시 그녀의 색으로 물들었습니다.
이 꽃의 꽃말은, 다시 만나도 지금처럼 안아줘.
당신은 품 한가득 국화 꽃다발을 끌어안습니다.
꽃다발을 껴안으며 상윤, 당신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요?
익숙하고도 적막한 빗소리, 그 틈 사이로 새어 나오는 희미한 기계음에 눈꺼풀을 떠올립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흰 천장. 소독약 냄새. 밝은 빛. 아, 바뀐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이 바로, 새해가 인도해준 나의 목적지입니다.
놀란 간호사의 목소리, 커튼을 치고 급히 들어서는 의사의 얼굴. 난잡하게 흩어지는 내 삶의 빛. 네가 없는 너의 기일. 내가 살아 돌아온 비 내리는 밤의 병실.
눈가에 고여 있는 뜨거운 물기 탓에 눈이 아픕니다.
안녕, 새해.
한 점 떨림 없이 애정이 담긴 목소리로 네 이름을 부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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