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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윤새해] [행복의 회로]

타이만 백업

2021. 8. 23.

 

KPC. 설새해  PC. 이상윤

 

 

 

※스포일러 주의

더보기

 

 
이상윤:
 
설새해:상윤아..
머리..
어디갔어?
 
이상윤:배경하나..
넣고온다..
 
설새해:ㅜㅜ
 
이상윤:저희배경이
교실인가요
 
설새해:어엄
그냥 단색
깔아도될거같은데
전 구ㅏㅣ찮아서
기본 깔린배경으로 한
 
설새해:상윤이 왤케
어려보이지?
회춘했네..
 
이상윤:
파쿠리해서
 
설새해:ㅜㅜ아
 
:회춘한 상윤이 데리고간다
소리들리나요
 
이상윤:
작은데..
이어폰껴서그런듯
잠깐만요
 
:네에
 
이상윤:좋아요
 
:좋다
갑니다
 
.
 
.
 
.
 
행복의 회로
 
.
 
.
 
.
 
2021년 1월 30일.
 
오후 3시 30분.
 
상윤이는 한 통의 문자를 받습니다.
 
발신인은 새해.
 
이상윤:치매..아냐?
 
설새해:
뭔 치매야..
 
이상윤:많이 아파? 병원 가봤어?
 
설새해:아니 아직...
그냥 가벼운 두통이겠지 뭐~
 
이상윤:그래도 아프면 가봐야지
지금 어딘데?
 
설새해:집이지~
 
이상윤:갈까?
 
설새해:아냐 괜찮아~ 오늘말고 내일 수업끝나고 영화보자!
 
이상윤:흠...그래..
 
설새해:내일 늦는 사람 설새해한테 오천대 맞기~
 
이상윤:아프다면서 때릴 힘은 있네
 
설새해:애정표현이라 그래
 
이상윤:애정표현 두번 당하다간 ...
 
설새해:왜ㅡㅡ 그래서 싫어?
 
이상윤:아니 오늘따라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중이야
 
설새해:그래그래 몸 키워와~ 쨋든 내일 늦지말고!!
 
뜬금없는 소리입니다.
 
상윤이가 무슨 말을 해도 새해는 결국 우스갯소리로 넘어가고, 영화보자는 말을 듣습니다.
 
승낙하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다가 문자가 끊깁니다.
 
SNS에는 늘 비슷한 게시글들이 올라옵니다.
 
어느 동네의 맛집,
 
관광명소,
 
친한 지인의 결혼….
 
다들 상윤이처럼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는 거겠죠.
 
문득 진한 권태감이 느껴집니다.
 
상윤 정신 판정
 
이상윤: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2021년 1월 31일.
 
오후 6시.
 
하늘에선 노을이 지고 있고,
 
내일 연락하겠다던 새해에게선 연락이 없습니다.
 
주변에선 익숙한 교통 소음들이 들립니다.
 
약속장소에 나간 상윤이는 횡단 보도를 지나치며 걷습니다.
 
여전히 새해는 연락도 안되고, 무슨일이 있는걸까요?
 
이상윤:아프다더니 병원 갔나...
 
그렇게 걱정하던 도중,
 
골목을 돌려던 상윤이의 뒤.
 
지나쳤던 횡단 보도에서
 
끼이이익 ㅡ!!!!!!!!! 쿵!!!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교통사고인 것 같습니다.
 
인파가 몰려있던 횡단 보도에는 금방 사람들이 몰려들고,
 
누군가 ‘어서 구급차를 불러-!’라는 말이 들리지만,
 
그 사이사이 ‘너무 끔찍해….’ 라는 말도 들립니다.
 
이상윤:?
 
이상윤 사고 현장 쪽으로 가봐요
 
인파를 해쳐 교통사고를 확인하면,
 
횡단 보도 한가운데에 누군가 머리가 터져 죽어 있습니다.
 
상윤 이성판정
 
이상윤: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1d3
 
이상윤:
rolling 1d3
 
(
2
 
)
 
 
=
2
 
:-2 해주세요
 
자동차에 치여 터졌다기엔 너무나도 잔인한 형태입니다.
 
얼굴조차 알아볼 수 없으니 한동안 목격자를 찾는 현수막이 걸릴 것 같습니다.
 
주변에 모였던 구경꾼들조차 감당하기 힘들었는지 중간중간 구역질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나이를 가늠한다면 32살 정도의 나이로 보이며,
 
오래 입었는지 낡아빠진 코트가 찢겨 있습니다.
 
상윤 관찰 판정
 
이상윤: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상윤인 시체 주변에서 처음 보는 모양의 [배터리]를 발견합니다.
 
이상윤 주워요
 
주변에서 구급차가 시체를 운반했으며, 당분간 이 주변은 통제될 테니 얼른 돌아가라는 말이 들립니다.
 
교통사고는 잠깐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다시 평소로 돌아갑니다.
 
이상윤:음...
 
이상윤 배터리 관찰해보기
상윤이 배터리를 확인해 봅니다.
이런 형태의 배터리는.. 본적이 없는것 같습니다.
 
이상윤:이게 뭐지..(주머니에 넣어요
 
:상윤은 배터리를 주머니에 넣습니다.
 
그리고 시간을 확인하면 오후 6시 18분입니다.
 
몇 분 지나기도 전에 저 멀리 선 구급차와 경찰차 소리가 들리고,
 
얼마 안 있어 현장은 통제되기 시작합니다.
 
상윤이는 모르는 사람의 사고를 잠깐 안타까워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내 ‘자기 일’이 아니기에, 무심코 지나쳐 집으로 돌아갑니다.
 
이상윤:...
 
그러다 상윤이의 주변에서 문득 누군가 싸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대체 뭐야? 지난주엔 네가 평생 이런 곳에서만 살고 싶다더니, 오늘 와서 왜 갑자기 말을 바꾸는 건데?’
 
‘그땐 내가 네 숨기고 있던 사실을 몰랐을 때의 이야기지, 지금은 이곳이 싫어졌어. 답답해, 나가고 싶어.’
 
이상윤 길 가다가 멈칫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내가 너한테 숨기는 것 따위 없는 거 알잖아.’
 
‘또 이런 식으로 구는 거 정말 지긋지긋해. 이러다간 정말 나까지 미쳐버릴 것 같아!’
 
이상윤:o0(커플.싸움...?
 
소리친 사람은 남겨진 사람을 두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갑니다.
 
아,
 
상윤이도 모르게 듣고 있었던가요.
 
사랑싸움을 옅듣는건 재밌죠.
 
그치만 분명 타인의 이야기일 뿐인데.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
 
심란한 마음을 가지고 돌아가는 차 안에서 벨 소리가 울립니다.
 
발신인은 새해입니다.
 
이상윤:여보세요?
 
설새해:상윤아, 도망쳐. 곧 내가 너를 죽이러 갈 거야. 절대 내가 하는 말에 현혹돼서는 안돼.
 
이내 얼마 가지 않고 전화가 끊깁니다.
 
이상윤:뭐?
단어 사이에 지성이 느껴지는걸 보니...
설새해가 아닌가보군...
 
:
 
이상윤:그렇지만 목소리는 새해인데..
 
-
 
2021년 2월 7일 오전 9시 20분.
 
그 뒤로도 새해는 여전히 연락이 없습니다.
 
학교에서도 보이지 않습니다.
 
새해의 부재만 없다면 평범하기 그지없는 날입니다.
 
하늘은 맑고….
 
그러는 사이 상윤이의 핸드폰에서는 문자가 하나 도착합니다.
 
이상윤:??
 
이상윤 전화걸어봐요
 
??:여보세요.
 
이상윤:여보세요? 누구세요?
새해랑 무슨 사이죠
 
??:새해와는 가족입니다. 뭐.. 문자 받으셔서 연락주셨나봅니다만.
이미 장례식은 끝났습니다. 치뤘어요.
혹시 당신이 상윤이십니까?
 
이상윤:가족이면 내가 제일 잘 아는데
맞습니다
 
??:저는 새해 사촌쪽이라 잘 모르실수도 있겠습니다.
 
이상윤:대체 무슨 사고로 ...?
 
??:쨋든 그녀의 유서에 자신의 유품중 하나를 당신한테 보내달라고 하는군요.
아마 그게 곧 그쪽으로 도착할거 같습니다.
 
이상윤:새해가 ..이 나이에 벌써 유서를 쓸리 없잖아..
 
??:쨌든 전 궁금해 하실만한건 말씀드렸으니, 더이상 연락하지 마십쇼. 그럼 이만.
 
상대쪽에서 강제적으로 연락을 끊습니다.
 
이상윤:???
 
그렇게 연락이 끊긴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상윤이의 집 앞에 택배 하나가 도착합니다.
 
이상윤 택배 열어봐요
 
상윤이 박스를 열어보면 그 안에는 새해의 핸드폰이 들어있습니다.
 
이상윤:유품이 핸드폰...?
 
:핸드폰을 살펴보나요?
 
이상윤 휴대폰 살펴봐요
 
처음 보는 기종의 핸드폰입니다.
 
기계를 잘 아는 상윤이라면,
 
아직 시중에 판매된 적 없는 신형 모델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신형이라기엔 오래된 사용감이 느껴집니다.
 
분명한 것은 새해가 이 휴대폰을 쓰는 걸 한 번도 본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상윤:...
휴대폰 전화번호부나 ..내용 못 보나..
 
상윤이가 핸드폰을 켜 안을 조사해보려 한다면,
 
핸드폰은 켜지지 않습니다.
 
배터리가 없는 것 같은데,
 
충전하려고 들어보면 처음 보는 단자입니다.
 
이상한 모양의 배터리는 사용법이 따로 있어 보입니다.
 
이상윤:아까 주운 배터리..? 혹시..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것 같습니다.
 
이상윤:단자가 필요한가..
 
이상윤 휴대폰 말고 더 없는지 택배상자봐요
택배 상자안엔 새해의 유서도 같이 있습니다.
 
이상윤 유서 읽어봐요
 
새해의 유서를 보면,
 
별 말은 없습니다.
 
그저 보고싶다는 둥 평소의 새해와 다름이 없어보입니다.
 
마지막 줄엔 핸드폰을 상윤이한테 전해달라는 말도 적혀있네요.
 
상윤 관찰판정
 
이상윤: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상윤이가 알고 있는 새해의 필체는 맞지만, 묘하게 다른 느낌이 납니다.
 
이상윤:필체가 맞는데...?
위조..?
정말 사고가 맞나...
새해 집으로 가볼까..?
 
:상윤 새해 집으로 향하나요?
 
이상윤 새해집으로 가봐요
 
찝찝한 마음에 집으로 찾아가면 조용한 분위기의 새해 집이 보입니다.
 
다가가면, 누군가 새해의 집을 정리하기 위해 집을 들락거리고 있습니다.
 
이상윤:누구?
 
상윤의 한마디에 유가족은 일제히 상윤이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이상윤:??
 
아무리 성격이 좋던 유가족이라도 상윤이가 나타나면 표정을 구기며 당장 꺼지라며 소리칩니다.
 
이상윤:원래 그러신 분이 아닌데
 
유가족:상윤이 너!! 너도 걱정하는 척 우리 애를 인터넷에 퍼트리고 싶어서 온거지?!?!!
당장 돌아가!!!!!!! 썩 가란 말이야!!!!!
 
이상윤:인터넷이요?
인터넷에 뭐가 퍼졌다는거야?
 
유가족:가!!! 꺼져!!!!
 
이상윤 일단 돌아가요
 
유가족 상윤이 향해서 소금 뿌려요
 
이상윤:
가족씨 너무하시는군요..
 
유가족:다시는 나타나지마!! 다시는!!!!
 
유가족은 슬픔과 비탄, 괴로움을 감추지 못하는 얼굴로 상윤이를 응시합니다.
 
이상윤:무슨 일이신데요
 
이상윤 돌아가서 인터넷 찾아봐요
상윤이 sns 를 확인하면
 
가장 첫 줄에 보이는 인터넷 기사 제목이 눈에 들어옵니다.' XX 시 XX 동, 뇌가 없이 숨진 채 발견된 시체….
 
이 제목이 1면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기사 내용에는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두절된 사람이 며칠 뒤 집 앞에서 발견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신체에는 아무런 상처도 남지 않고,
 
머리를 갈라낸 흔적만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상윤:새해도 혹시...
 
상윤 대인기능 판정
(하고싶다면ㅋㅋ)
 
이상윤:
대인기능이..
설득?
심리학?
 
:설득 매혹 위협 말재주
넷중에 하나..?
 
이상윤:
말재주
기준치: 50/25/10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
상윤이는 대학면접때 발휘한 스피치 실력을 별안간 뽐냅니다.
 
유가족 박수쳐요
 
이상윤:감사합니다 (꾸벅
 
유가족:하.. 지금 새해와 직계인 어른들은 흥분하셔서 난리가 났어요. 저는 새해 사촌오빠입니다.
 
이상윤:사촌오빠요?
 
유가족:지금 난리도 아니에요.. 저러시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이상윤:그렇죠 상심이 크시겠군요...
 
유가족:아무래도, 저러시는 이유가.. , 요새 자꾸 기자들이 와서. 새해가 어느 날 사라졌는데, 얼마전에…. 집 앞에서 시체로 발견됐거든요.
 
이상윤:기자들이 새해집을?
 
유가족:취재하려고 난리가 난거죠.
 
이상윤:그럼 인터넷에 그 기사가 혹시..
 
유가족:새해 죽은게 참 이상했거든요, 정말 뇌만 누가 쏙 빼간것 처럼..
네 아마, 그것때문에 지금 혈안이 오르신것 같습니다.
 
이상윤:그럼 살인일 가능성이 크지 않나요?
 
유가족:글쎄요.. 그것까진... 저희도 모르겠네요.
 
이상윤:아까 전화로 먼 친척이라던 사람은 사고라고 했는데..
그 분에 대해 혹시 아는게 있으신지
 
유가족:글쎄요, 저는 외가쪽이라...
아마 친가쪽 아닐지 싶네요.
 
이상윤:이 사건 아무리 봐도 살인사건 아닌가요?
범인으로 의심되는 사람은...?
경찰들은 뭐라고 그러던가요
 
유가족:흠.. 글쎄요...
아직 조사중에 있는것 같네요.
 
이상윤:이 사건 이번만 일어난게 아니죠?
 
유가족:음..
저도 잘... 뭐 제가 형사가 아니라
똑같은일이 일어났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네요.
 
sga:알겠습니다..
 
유가족:
 
sga:
라고상윤이그러더군요
 
유가족:그렇군요..
 
sga:상윤인 지금 사건 진상 밝히느라 바빠서 가버렸네요 ㅋ
고생이 많으시죠 유가족씨 ㅋ
 
유가족:ㅋ아 네~ 아~
갑자기 연기하려니
참~ 거~ㅋ
 
이상윤:ㅋㅋ
 
이상윤 집가는중
 
상윤 정신판정
 
이상윤: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상윤이는 어딘가 익숙한 상황에 동질감을 느낍니다.
 
그래요, 당신이 만약 그의 유가족이었다면 똑같이 행동했을 거에요.
 
이상윤:흠...
 
-
 
2021년 2월 10일 오후 5시 50분.
 
핸드폰은 아무리 충전해도 전원이 켜지지 않습니다.
 
핸드폰을 버리기엔 찝찝하고,
 
가지고 다니기엔 꺼림직한 기분.
 
그렇게 새해의 장례식이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나던 날입니다.
 
일상 속에 녹아있던 새해의 향수를 느끼기 시작할 즈음입니다.
 
상윤이는 빨간 불로 바뀐 횡단 보도 앞에 서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사사로운 잡념들이 머리를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아마 그것은 어떤 스트레스이거나, 문득 떠오른 묵은 감정들일 테죠.
 
귀를 울리는 잡음들이 상윤이의 머리를 아프게 합니다.
 
상윤이는 멍하니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차들을 바라보다 고개를 들어 올렸습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신호등 건너편에서 당신이 마지막으로 봤던 모습보다 10년은 지난 것 같은 새해가 서 있습니다.
 
새해는 입 모양으로 상윤이에게 무어라 속삭입니다.
 
신호는 여전히 빨간 불입니다.
 
이상윤:??
뭐라고..?
 
:쫓아가나요?
 
이상윤:아직 빨간불이라 기다려요
 
:상윤이는 정직했습니다.
 
이상윤 주위 두리번
상윤이가 주위를 두리번 거리면 주변은 익숙합니다. 딱 한가지의 이질감은 10년이 지나버린 새해의 모습 뿐입니다.
 
이상윤 새해 크게 불러보기
상윤이 새해를 불러보지만 듣지 못했는지 새해는 많은 인파속에서 사라집니다.
 
이상윤:
 
불이 바뀌고,
 
상윤이가 인파를 헤치고 새해가 있었던 곳을 따라가면 그곳엔 아무도 없습니다.
 
분명 이곳에 있었는데요.
 
주변 사람을 붙잡고 물어도 상윤이를 미친 사람처럼 쳐다볼 뿐입니다.
 
정말 상윤이가 미친 걸까요?
 
이상윤:환각을 봤나..
 
당신은 새해의 환영을 볼 정도로 그를 그리워 했나봅니다.
 
주변을 아무리 뒤져도 새해의 흔적은 볼 수 없습니다.
 
이상윤:10년은 나이 들어 보였는데
닮은 사람?
 
어찌됐든,
 
오늘 그 일로 인해 지칠대로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면 덜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차갑게 식은 거실이 보입니다.
 
노을 진 하늘은 한쪽 벽을 차지하는 창을 통해 집안을 물들입니다.
 
그리고 가끔 불어오는 바람…….
 
바람? 잘 보니 창문의 틈이 열려있는 것이 보입니다.
 
상윤 지능판정
 
이상윤: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당신은 순간적으로 직감합니다. 이 집에 당신 말고 다른 누군가가 있다고.
 
이상윤 집 뒤져봐요
 
이상윤:아잠깐만..
도둑이면...
흠..
 
이상윤 빠따 하다 챙겨요
 
이상윤:하나..
 
그렇게 조심히 빠따를 챙겨 한 발자국을 채 움직이기도 전에,
 
당신의 머리 뒤에서는
 
철컥ㅡ
 
하고 안전장치가 풀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총을 쥐는 소리,
 
긴장한 숨.
 
눈알 굴러가는 소리 하나 쉽게 들리지 않습니다.
 
당신의 뒤통수.
 
아니 정확히는 목을 노린 총구가 상윤이의 살갗에 차갑게 닿습니다.
 
침입자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상윤이가 움직이려는 낌새를 보이면 그제야 입을 엽니다.
 
??:....미안해
 
고작 한마디였습니다.
 
노을이 지는 빚과 함께 창문으로 비치는 누군가의 그림자.
 
잔뜩 쉬어버린 목소리.
 
어쩐지 그 목소리가 익숙하다 느낄 즈음,
 
이상윤:o0(뭔데.??
 
와장창-! 하고 깨지는 창문과 함께 상윤이의 뒤에서 강한 총소리가 울립니다.
 
그러나 털썩,.
 
하고 쓰러지는 것은 상윤이가 아닙니다.
 
횡단 보도에서 시체를 보고 왔다면 상윤이는 상윤이의 뒤에서 순식간에 시체가 되어버린 자가 같은 방식으로 죽었다는 것을 직감해냅니다.
 
상윤 이성판정
 
이상윤: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1
 
머리가 터져버린 시체는 깔끔한 사무복을 입고 있으며,
 
그의 손 옆에 장전된 권총 하나가 나뒹굴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32살의 성인입니다.
 
이상윤:???
 
권총은 한국에서 허가받을 수 없는 권총으로, 탄환은 1알 들어가 있습니다.
 
이상윤:방금 누구 목소리였지..
 
상윤 창문 너머 관찰판정
 
이상윤: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상윤이는 건너편 건물에서 누군가의 인기척을 느낍니다. 이내 금방 사라져버린 인기척은 다시 찾아도 보이지 않습니다.
 
시체는 방금까지 살아있었던 것이 무색하게 차갑게 식어가고,
 
터진 머리 부근에선 부글부글 끓고 있는 거품들이 보입니다.
 
이상윤 시체 조사해봐요
우선 상윤이 터진 머리쪽을 본다면,
목 사이에 보이는 척추에 무언가 꽂혀있는 것이 보입니다. 이건, 이식 칩입니다. 빼면 척추와 연결이 끊겨 타는 냄새를 내고 망가집니다.
 
이상윤:음..
 
:그리고 옷에는 훔친 신분증이 보입니다. 그리고 상윤이는 시체의 소지품 중에서 마찬가지인, 처음 보는 형태의 [배터리]를 찾아냅니다.
 
이상윤:뭔데..로봇..?
 
이상윤 배터리 주워요
 
이상윤 칩도 챙겨요
자 이제 시체한테서 모든걸 챙긴 상윤이한테 고비가 한개 남았습니다.
이 시체를 어떻게 처리 해야할까요?
 
이상윤:경찰 불러야하겠지..?
 
:지금 이상황에서 경찰을 부르게
된다면...
범인은 뺴도박도 못하게 상윤이가 될지도 모릅니다.
 
이상윤:난..결백해..
아 그치만 방금
총을 만졌잖아...?
 
:결백한데 결백하지 않게 됐습니다.
어떻게 하나요?
시체를 잘라서 따로 버려도 좋고, 염산에 넣어 살을 녹여 뼈는 따로 태워도 됩니다.
적당히 상윤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처리해봅시다.
 
이상윤 지식in에 검색해봐요 ㅋ
ㅋㅋ
 
이상윤:제가..시체 하나를 발견했는데..죽인건 아니고요..
근데 목격자는 없는데 아무튼 저는 안 죽였는데요
 
이상윤:하..
역시 경찰에 갖다주자..
 
:상윤은.. 정직하게 경찰에 신고합니다.
경찰은 상윤의 연락을 받고 집에오자마자 당연하게도 상윤이를 의심합니다.
상윤이한테 수갑을 채우고 시체를 조심히 운반합니다.
 
이상윤:이런 일이 계속 발생하는데
경찰은 뭐 알아낸거 없나요
 
:그렇게 경찰서에 잡혀간 상윤이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며칠을 시달렸습니다.
 
경찰:아 이게 저희도 뚝딱뚝딱
알아내는 뭐 뚝딱이도 아니라~
참 힘듭니다요..~
쨌든 그쪽은 결백하다 이말이잖습니까? 비록 총에 지문까지 다 나왔는데 ㅋ
 
이상윤:아니 그러면 제가 쐈다는 말씀입니까
쏘고나서 신고하는 범인이 어디있어요
 
경찰:뭐 자기가 쏘고~ 아닌척 하는 사람도 많고, 갑자기 쏘고 어? 정의로운 척 아니면 이제라도 회개하는 척 경찰에 신고한 사람도
수두룩 빽빽해요~
 
이상윤:그래서 이 사람 신원은 어떻게 된답니까
 
경찰:아직 조사해봐야 합니다. 뭐.. 우선은 당신한테 정확한 심증이 없으니 이만 돌아가시고
 
이상윤:갑자기 저희 집에 침입했던데
 
경찰:이 사람 신변이 나오게 된다면 그때 연락을 다시 드리지요
 
이상윤:칩이랑...그런건?
 
경찰:칩이요?
그런걸 발견하셨습니까?
아니 그럼 주셔야지 뭐하시는 겁니까
 
경찰 손 내밀
 
이상윤:아니요... 뭐 없었냐고요
저도 개인적으로 이 사건을 조사해보고 싶어서..
 
경찰:살인사건에 갑자기 칩이 왠말입니까?
그런건 없었습니다.
 
이상윤:흠...
 
경찰:시체를 좀 더 조사해봐야 알겠네요/
 
이상윤:배터리는 괜찮지 않을까?
배터리가 있던데..
 
경찰 손 내밀
 
경찰:주세요
 
이상윤:
하..
 
이상윤 배터리 1개 줘요
 
경찰:또 얻은건 없습니까?
 
이상윤:몰라요 시체 옆에 있던데..
경찰이 봐도 모를 거 같지만..
 
경찰:그렇군요.. 뭐 생전 첨보는 디자인이네 이게 뭐꼬
 
이상윤:그럼..그렇지
 
경찰:뭐 쩄든 알겠습니다. 나중에 연락 드릴테니, 오늘은 이만 돌아가보세요.
 
이상윤:
 
경찰 빨리 가라고 손 휘적휘적
 
경찰에서 시달리고 온 상윤이는 극한 스트레스에 지쳐 집에 들어오자마자 쓰러지듯 잠에 빠집니다.
 
2021년 2월 20일 오전 11시 25분.
 
"상윤아, 괜찮니? 몸이 안 좋으면 무리하지 않는 게 좋아."
 
이상윤:?
 
잠깐 정신을 놓았나요? 상윤이는 지난 10일 동안 예상 못 한 시체를 처리하는 일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인지 오전부터 열이 나기 시작해 학교에서 조퇴를 권유받습니다.
 
그러나 할 일이 많습니다.
 
이 일들은 전부 당신이 없으면 해결되지 못할 일들입니다.
 
할일이 쌓인 책상,
 
수리가 필요한 책상서랍,
 
그리고 중요한 연락이 오는 노트북이 보입니다.
 
이상윤 책상봐요
[책상]
상윤이는 책상에서 필요한 서류를 잡으려다 손을 헛디뎌 서류들을 밀쳐내고 말았습니다. 책상에서 벗어난 서류들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슬로우 모션으로 상윤이의 자리를 떠다니다가 바닥으로 추락합니다.
 
이상윤:열때문인가?
 
이상윤 이마에 손 대봄
이마는 후끈거립니다.
 
이상윤 책상서랍봐요
[서랍]
덜컹거리는 서랍을 잡으면 갑작스러운 감정 기복에 속이 울렁거립니다. 안에서 무언가 낀 건지 잡아당겨도 소리만 요란할 뿐 열리지 않습니다.
 
상윤 근력판정
 
이상윤:
근력
기준치: 70/35/14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열면 그 안엔 오래전, 새해에 선물 받았던 것이 나옵니다. 언제 이렇게 먼지만 쌓이고, 당신의 서랍 한구석으로 몰려났던가요.
서랍을 뒤적거리면 당신이 잊어버렸던 사소한 물건들이 함께 나옵니다. 기억 저편으로 쓸려갔던 추억의 물건들. 결국 이렇게 새해도 잊어버리게 되겠죠. 다른 사람처럼.
 
이상윤 노트북봐요
[노트북]
화면에는 작성 중인 과제 옆에 알림이 울리는 메신저가 보입니다.
 
이상윤:메신저..
 
이상윤:동창회라니?
 
이상윤:무슨 소리야? 새해는..
 
이상윤:??
 
이상윤:최근에 새해랑 연락한 적 있어?
 
이상윤:새해 죽었잖아?
동창회는 또 무슨 말이야?
 
이상윤:지금 우리 몇살이지?
 
이상윤:뭐야?
아무튼..새해는 못 간다..
 
이상윤:흠..
 
이상윤 노트북에 뭐 더있는지 봐요
노트북엔 학교에서 내준 과제만 수북히 쌓여있습니다.
 
상윤 건강 판정
 
이상윤:
건강
기준치: 60/30/12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상윤이는 이상하게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듭니다. 어쩌면 지금 이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sga 집으로 가봐요
 
sga:
 
:
스가는 집으로 갑니다.
상윤이는 어떡하나요?
 
이상윤:상윤이도 집가요 ㅋ
 
:
둘다 사이좋게 집에갑니다.
 
상윤이는 건물 밖으로 나올 때 머리가 어지럽고 시야가 가끔 흐려집니다.
 
짜증은 치솟고,
 
조퇴하라던 학교에서는 친구들의 연락이 끝없이 옵니다.
 
받아본다고 하면 전부 쓸데없는 연락들이며,
 
자꾸 방해하듯이 연락이 쏟아집니다.
 
그리고,
 
또 한 번 신호음이 울립니다.
 
이상윤:여보세요
 
당신은 치밀어오르는 짜증을 느끼며 전화를 받습니다.
 
그런데 상대편에서 반응이 없습니다.
 
무슨 대답을 해도 긴 숨소리만 들리다가,
 
이상윤:누구?
 
상윤이가 전화를 끊기 직전,
 
“상윤아..”라는 작은 목소리만 들렸습니다.
 
그리고 전화는 끊깁니다.
 
이상윤:여보세요??
 
상윤인 근처에 있던 사람과 부딪히며 순간적으로 시야가 크게 흔들립니다.
 
부딪힌 사람은 큰 목소리로
 
"아휴, 죄송합니다.근데 괜찮으세요? 안색이 안 좋으세요. 혹시 어지러우신 건가요?”
 
이상윤:아까부터 열이 조금 나는 것 같기도..
 
그러고 보니,
 
정말 어지럽습니다.
 
바닥이 원래 이렇게 움직이던가? 그런 생각을 할 즈음엔 이미 상윤이의 눈은 감기고,
 
정신은 아득하게 멀어져갑니다.
 
왜 이런 타이밍에… .
 
 
같은 날 오후 7시 30분.
 
상윤이는 링거가 떨어지는 작은 소리에 잠에서 깨어납니다.
 
당신의 상태를 확인하러 왔던 간호사는,
 
‘길거리에서 쓰러지셨어요.’라는 말을 해줍니다.
 
속이 더부룩한 기분을 느끼며 일어나면,
 
핸드폰이 울립니다.
 
상윤이의 핸드폰이 아닙니다.
 
새해의 핸드폰입니다.
 
대체 언제 켜진 거지?
 
이상윤 바로 받아봐요
 
[제목없음1.mp3] 의 음성 파일 하나가 도착해있습니다.
 
틀어보면 낡은 테이프 감기는 소리와 함께 처음 듣는 노래가 들립니다.
아시발
 
노래의 어느 구절입니다.
 
노래는 그 부분만 지지직거리며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노래를 끄던, 듣고 있던 그 소리를 듣고 나서 시야를 돌리면,
 
병실 안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당신을 바라봅니다.
 
이상윤:죄송해요 시끄러웠죠
 
상윤이 그 말을 하기도 전에 사람들은 다시 시선을 돌려 자신이 하던 일을 마저 해나갑니다.
 
핸드폰은 곧 힘없이 꺼지고,
 
상윤이가 가지고 있던 배터리 중 하나는 작은 소리를 내며 까맣게 타버렸습니다.
 
이상윤:??
 
상윤 자신의 몸에 관찰 판정
 
이상윤: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안보입니다..
 
이상윤:그러고 보니 몸이 어떻게 된거지..
 
속이 안 좋지만 상윤이는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조퇴했으니 집에 일찍 귀가해 게임을 해도 좋고,
 
친구들과 만나러 가도 좋습니다.
 
이상윤:의사 선생님 만나서
무슨증상인지..
 
:상윤이는 의사선생님을 만나러 갑니다.
 
의사:네 뭐.. 이상한 증세는 없습니다.
고열로 인해 기절하신거 같더군요.
 
이상윤:단순한 두통? 감기인지?
 
의사:네 크게 신경쓰실 필요는 없습니다.
링겔을 맞추고 약을 넣어드려서 지금은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이상윤:약이요?
 
의사:예 뭐 문제라도..?
 
이상윤:그렇게 아프진 않은것 같은데..
 
의사:그래도 해열제를 넣어 열을 떨어트리긴 해야해서 넣어드렸습니다.
퇴원하셔도 됩니다.
몸조리 잘하세요.
 
이상윤:네 감사합니다..
 
이상윤 집가요
상윤이는 집으로 향합니다.
그때 친구한테서 연락이 옵니다.
 
이상윤:여보세요?
 
친구:야 이상윤~ 뭐하고 지내냐?
 
이상윤:나야 그냥...
무슨일이야?
 
친구:너희 뭐 안 좋은일 있어서 헤어졌다며?
 
이상윤:누가 그래?
 
친구:그냥 애들끼리 들리는 소문에 그러던데?
야 괜찮아!!!! 세상에 어?
여자가 걔 하나냐?
이 형님이 말이다 소개해줄게 ㅋ 너정도면 충분히 예쁜애로
가능하다
 
이상윤:됐어 무슨 여자야
 
친구:아냐.. 넌 한 사람을 너무 오래 만났어
좀 다른 애들도 만나면서 지낼 필요가 있어
야야 우선 찾아보고 이어줄게ㅋ
 
이상윤:친구로는 만나잖아
 
친구:끊는다~ㅋ
 
친구 끊어요
 
이상윤:뭐..
뭐야
 
:친구는 알 수 없는 말만 늘어놓은 채 전화를 끊습니다.
 
상윤 정신판정
 
이상윤: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직도 철이 덜 들었군..
 
:그래도 이런 일상이 나쁘지많은 않은 것 같습니다. 새해가 생각이 나지 않을 만큼요, 그래요 이제 잊고 다른 삶을 시작해봐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마음이 가슴 한켠에 자리하게 됩니다.
 
이상윤:..
 
2021년 2월 21일 오후 3시.
 
상윤이는 주말에 시간을 내어 저번에 친구가 소개해준 사람을 반 강제적으로 만납니다.
 
친구가 소개해준 사람은 상윤이의 이상형에 완전히 부합하는 사람 정수연입니다.
 
외형도 그렇고 성격도 그렇습니다.
 
상윤이가 뭘 원하는지도 알고,
 
뭘 좋아하는지도 압니다.
 
정수연:안녕하세요~! 혹시.. 이상윤 씨..?
 
이상윤:
(뚝딱대는중
 
정수연:들은대로 정말 잘생기셨네요~ㅎㅎ
 
이상윤:네?
 
정수연:친구분께서 저한테 상윤씨 칭찬을 엄청 하셨거든요~ 그래서 나름 기대하고 나왔는데..
기대하길 잘한거 같아요~
 
이상윤:아뇨 저는...
아직 만날 준비가..
 
정수연:그래도.. 이렇게 자주 얼굴 비추면 저도 괜찮은거죠?
 
이상윤:뭐...괜찮으시면
 
정수연:잘됐다~ 저는 좋아요, 저는 상윤씨가 마음에 들었거든요..~
 
상윤 정신 판정
 
이상윤: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상윤은 함께 있는 수연에게 큰 호감을 느낍니다. 새해를 보기 시작한 후로 느끼는 불안이 조금 가시는 것 같습니다.
편안한 기분에 이성 +1
 
정수연:뭔가 이런 형식적인 데이트는 재미없는데~ 혹시 술 좀 하시나요??
 
이상윤:아뇨 오늘은 대화만 나누고
서로 헤어지는게 좋을 것 같은데요..
 
정수연:음..~ 그치만...실례일수도 있다는거 알지만.. 그치만 제가 요 근래에 좀 힘들었어서..
 
이상윤:데이트하러 온 거 아닙니다만..
 
정수연:딱 한잔만 안되나요..~?
 
이상윤:힘든 일이 있으셨나요?
 
정수연:네.. 요즘 안좋은 일이 일어나구...
 
이상윤:그런 때일수록 술은 몸에 안 좋아요
 
정수연:좀 힘들고...
아..
 
이상윤:안 좋은 일이라하면..?
 
정수연:그냥.. 이것저것 힘든 일이요~
진짜 딱 한잔도 안되나..~
 
이상윤:세상 사는게 원래 힘든 법이죠..
술마시는거 보고있을테니까 마시세요
 
정수연:
 
이상윤:저는 별로 안 좋아해서
 
정수연:그럼 짠 정도는 같이 해주실거죠~?
 
이상윤:...그럽시다..
 
정수연:좋아요~
 
정수연 대충 술시키고 퍼마시며ㅋ
 
정수연:상윤씨도 요즘 안좋은일이나
그런거 있으셨어요~?
 
이상윤:(ㅋ
뭐...그렇죠
 
정수연:무슨일인데요? 여쭤봐도 괜찮나요?
 
이상윤:힘든 일보단...
혹시 ..흠....
 
정수연:네?
 
이상윤:아닙니다
 
정수연:
 
이상윤:이상한 일을 겪어서
 
정수연:사람을 짜증나게 하는데엔 3가지 방법이 임ㅆ는데
 
이상윤:혼란스럽네요
 
정수연:첫번째늠 말을 하다 마는것이고
이상한 일이요?
 
이상윤:수연씨 취하셨나봐요
 
정수연:어떤일
 
이상윤:
 
정수연:아니에욧~!!
어떤 일인데요?
 
이상윤:어떤 사건이...
 
정수연:사건..?
 
이상윤 기사 보여줘요
 
정수연 놀라요
 
이상윤:제 주위에서 벌어졌거든요
 
정수연:어머 세상에..
이런일이 일어났는지도 몰랐어요...
많이 힘드셨겠어요..
 
이상윤:경찰은 알아낸게 있으면 연락한다면서 연락도 없고
 
정수연:맞아 경찰이 무능하죠 요즘엔..
상심이 크시겠어요..
 
이상윤:아무튼 아는게 있으면 연락주세요 수연씨도..
 
정수연:으음 저는 오늘 그런일을
처음봐서
도움이 될 수 있을런지...
 
이상윤:큰 기대는 안 하니까 괜찮아요
 
정수연:그치만 상윤씨가 절 필요하신다면야 기꺼이~
아 네
큿흠~ㅋ
절 너무
과소평가 하시네요?
저 이래뵈도 꽤 대단할지도 모르는데
 
이상윤:혹시 경찰이신지?
 
정수연:아니요 그건 아닌데...
 
이상윤:기자?
 
정수연:그것도 아닌데...
 
이상윤:잘 모르겠네요
 
정수연:전 나름 상윤씨한테 중요하고~ 대단한사람일지도 모른다구요?
이런 저 놓치면 후회하실걸요~
 
정수연 술 털어넣ㅇㅡ며 ㅋ
 
이상윤:ㅋ 그것도 아직은 잘 모르겠군요
너무 많이 마시면 몸에 안 좋습니다
 
정수연:상윤씨가 안마셔 주셔서.. 이미 제가 많이 마시구 있다구요~..
 
이상윤:흠...친구 부를까요
 
정수연:
아니요..
걍 제가 다 마실게요.ㅋ
 
이상윤:술 좋아하시나보네요
 
정수연:그냥.. 좋아한다기보다 힘든일이 있어서 잊으려고 마시는거라서요~
 
이상윤:무슨 일이라고 했죠
 
정수연:무슨일인지는 비밀~
 
상윤은 생각보다 대화가 잘통하는 수연과 함께 술도 한잔 하러 갑니다.
 
밤이 깊었던가요.
 
그래서, 그 사람과 ...
 
-
 
2021년 2월 22일 오전 2시 30분.
 
깨질듯한 두통.
 
어느 날엔가 새해가 ‘머리도 좀 아파. 이러다가 말기도 하고. 터질 것처럼 아프기도 하고.’라고 말한 것이 생각납니다.
 
이러다 정말 머리가 터질 정도로 골이 울리는 고통이 엄습해옵니다.
 
잠깐의 시간이 흐른 뒤,
 
이상윤:으..
 
상윤이는 어쩐지 심한 갈증을 느끼며 잠에서 깹니다.
 
등을 적실 정도로 흐른 식은땀.
 
눈을 뜨면,
 
낯선 천장입니다.
 
두 손과 발은 결박되어 있고,
 
입엔 천이 물려있습니다.
 
낡은 공사장 느낌의 방안은 틈으로 들어오는 달빛에 흩날리는 먼지들이 보입니다.
 
상윤이의 근처엔 깨진 유리 조각들이 위험하게 널려있습니다.
 
이상윤 주위 둘러봐요
 
이상윤:o0(이게 대체..
 
:주위에는 선반/공구 상자/철제 책상/냉장고 가 있습니다.
 
이상윤:손발에 있는 것부터 풀야겠는데..
 
상윤 행운 하고 근력판정
 
이상윤:
기준치: 75/37/15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근력
기준치: 70/35/14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상윤이는 운좋게 주변에 있는 유리조각을 잡아 묶인 끈을 풉니다.
 
이상윤:휴..
나가는 문은..
 
:나가는 문은 아직 굳게 닫혀 있습니다.
 
이상윤 선반봐요
[선반]
오래되어 보이는 불법 의료품들이 쌓인 선반입니다.
 
이상윤:의료품..
 
:상윤은 마약성 진통제라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상윤:무슨 수술을 했나..
 
이상윤 일단 챙겨요
 
이상윤 공구상자봄
[공구상자]
건들기엔 멀리 있는 공구 상자입니다. 멀리서 보면 드라이버, 펜치, 망치, 나사, 못, 처음 보는 연장 등이 들어있습니다.
 
이상윤:수술을 했다기엔 연장들이..
드라이버로 문 못여나?
 
이상윤 일단 챙겨요
 
이상윤 철제책상
[철제책상]
책상 위에는 피 묻은 붕대들이 어지럽게 놓여있습니다. 가끔 쓰다만 거즈와 소독약 등이 보이고, 찌그러진 총알의 모습도 보입니다.
 
이상윤:총알...
저번에 본 총하고 같은건지 확인해봅니다
 
:총알로는 알 수 없어보입니다. (과학수사대가 아니라서...)
 
이상윤:흠...
 
이상윤 냉장고봐요
[냉장고]
겉보기엔 안을 알 수 없는 냉장고입니다. 냉장고는 가끔 윙-,하는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습니다. 냉장고 안을 열어보면 근처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편의점 음식들이 잔뜩입니다. 전부 유통기한이 하루짜리 음식들입니다.
 
이상윤:언제 사놓은 거지?
 
:확ㅋ
 
이상윤:
 
:확인해본다면 유통기한들이 전부 2021년 2월 20일인 걸 알 수 있습니다.
 
이상윤:...
기분나쁜 곳이야 나가야겠어
 
이상윤 문 따봐요
 
대충 둘러보면 밖에서 불규칙한 발소리가 들립니다.
 
이상윤:..!
 
문 뒤로 누군가 다급하게 달려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쫓기는 듯한 발걸음으로 상윤이가 있는 문을 지나친 사람은 곧이어 어딘가 들어간 건지 잠잠해집니다.
 
잠시 뒤,
 
아까와는 전혀 다른 발소리가 복도를 울립니다.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규칙적인 발걸음은 어딘가 기계적인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상윤 듣기 판정
 
이상윤:
듣기
기준치: 40/20/8
굴림: 43
판정결과: 실패
 
‘어서……. 내야해. 여기서 더 깊게……. 해버리면 .... 틀어질 거야. 그것만은……. 절대로 안 돼.’
 
발걸음은 곧 멀어집니다.
 
안심하던 찰나, 문 뒤에서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철컥, 문을 열리는 소리.
 
문고리가 돌아가는 모습이 시야를 사로잡습니다.
상윤은 숨나요? 아니면 공구함에서 얻은 물품으로 위협하나요?
 
이상윤 숨어요
 
상윤은 우선 숨기로 결정합니다.
 
그렇게 숨죽이고 있는 찰나에 그 무언가는 서서히 상윤이 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마치 상윤이를 발견하기라도 헀다는 듯 다가와서는 어디서 나타난 손이 불쑥 상윤이를 붙잡습니다.
 
이상윤:
 
설새해:사, 상윤아.. 나야!
 
이상윤:??
설새해?
 
설새해:으응 나야..! 진정해!
 
이상윤:너 왜 여기에?
 
:상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새해를 바라봅니다. 군데군데 붕대가 둘러져있고, 누군가에게 쫓기는지 여기저기 상처 난 옷, 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이질적이지만, 분명한 새해의 얼굴입니다.
 
이상윤:죽은 줄 알았는데..
 
상윤 정신 판정
 
이상윤: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설새해:나 새해 맞아.. 10년만이다 상윤아..
보고싶었어
 
이상윤:10년만이라니..
 
이상윤 새해 빤히
 
설새해 같이 빤
 
이상윤:그러고 보니 저번에 횡단보도에서..
 
설새해:10년전에 너와 마지막으로 연락한 후로 너와 이렇게 보는건 처음이네...
 
이상윤:10년전..?
 
설새해:정말 만나고 싶었어.. 수없이 도전했는데 항상 실패했더라..
그래도 포기 안하고 여기까지 왔더니 널 이렇게 만나네..
 
설새해 상윤이 꼬옥 안아요
 
이상윤:그게 무슨 소리...
 
이상윤 꼭 안아줘요
 
이상윤:날 죽이러 온거야?
 
설새해:아니야 오히려 널 구하러 왔어
 
이상윤:그럼 그 전화는..?
 
설새해:전화..
 
이상윤:도망치라며
 
설새해:나지만 내가 아닐지도...
 
이상윤:네가 아니면..?
혹시 이상한 칩이랑 연관이
 
설새해:쨌든 내가 널 죽일리 없잖아!
 
이상윤:배터리도 그렇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몸은 또 왜이래?
 
설새해:너한테 모든걸 말해주고 싶어.. 그치만 아직은 안돼, 지금 말해버리면...
무너질지도 몰라.
 
이상윤:알았어...
 
설새해:난 널 구하러 왔는데 같이 무너지는 세게에서 깔려 죽을 순 없잖아...
 
이상윤:말할 수 있을 때 말해줘
나를?
그러고 보니 누가 여기에..
 
설새해:..나야
 
이상윤:??
 
설새해:내가 널 납치한거야
 
이상윤:그럼..납치당한걸 구하러 온게 아니라
이게 구하는거라고?
 
설새해:그치만... 네 주변에 있는 그 여자 때문에
어쩔수 없었어!
걔 때문에 자꾸 실패한다구..!!
 
이상윤:여자라니?
...아 수..수영씨였나 수연?
 
설새해:그래 걔!
너.. 사이 좋아보이더라...
 
설새해 틈새질투하며
 
이상윤:
보고 있었어?
왜 살아있으면서 ...
말 못할 사정이 있다했지 그래..
 
설새해:널 납치하려면.. 지켜볼수밖에 없지..
...
지금은 너무 애매해서 그랬어..
 
이상윤:수연..씨랑은 오늘 처음 만났는데
 
설새해:술도 마시고 아주 좋더라?
 
이상윤:(혼자마셨지만..
힘든 일이 있으시대
 
설새해:그 여자가 집에 데려다달라고 하면
아주 순순히 데려다줄거지?
 
이상윤:택시 태워보내야지
 
설새해:그러다가 가지마세용..~ 하면서
붙잡으면
또 가만히 있을거지?
 
이상윤:...흠
 
설새해:흠 이러네
 
이상윤:
들어가는거 보고 오려했어
 
상윤 우선 관찰판정
 
이상윤: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2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상윤이는 새해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의 이유를 알아차립니다. 새해는 상윤이가 알고 있던 나이의 새해가 아닙니다. 적어도, 10년은 지난듯한 얼굴과 몸입니다.
예전, 새해와 우스갯소리로 10년 뒤의 모습을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설새해:쨌든...
보고싶었어..
 
이상윤:...
 
설새해 꼬오오오오오오옥 안아요
 
이상윤 토닥토닥
 
이상윤:뭐 혼자 하려고 하지말고
나한테도 ..
 
그 순간 상윤이가 가지고 있던 새해의 핸드폰이 울림과 동시에, 새해는 상윤이를 넘어트리곤 위에 올라탄 채 내려다봅니다.
 
이상윤:새해야?
 
설새해:더이상은 설명할 시간이 없어. 네 말 무슨말인지 알겠어... 그치만 이게 최선이야.. 그러니까......
이번엔 내가 널 구할게.
 
상윤이의 목으로 칼을 휘두릅니다.
 
정말 순식간이었습니다.
 
저항하는 힘 하나 없던 두 손은 핏대가 설 정도로 강한 힘을 내며 상윤이의 목을 향해 칼을 내려꽂으려 합니다.
 
상윤 근력판정
 
이상윤:
근력
기준치: 70/35/14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잠..깐..!
말로..하자니까?
 
상윤인 새해의 힘을 겨우 버팅기며 칼을 저지합니다.
 
상윤이에게 칼을 겨누는 새해는 눈가를 파르르 떨며, 어쩐지 올라간 입꼬리.
 
가늠이 안 되는 표정을 지으며
 
설새해:벌써 9개나 지나버렸어. 이제 정말 기회가 없어. 이것만 끊으면 돼.. 이것만!!
 
이상윤:??
 
이라고 중얼거립니다.
 
어쩐지 미친 사람 같아 보이는 새해는 올라가는 입꼬리와 다르게 두 눈에선 맑은 눈물이 떨어집니다.
 
그런 생각이 들 찰나, 누군가 새해의 머리를 강하게 내려칩니다.
 
이상윤:..!
 
급하게 새해를 밀쳐내며 당신에게 달려오는 것은 수연입니다.
 
이상윤:뭐하는 짓이야!
 
“괜찮아요?!”라며 다급한 목소리로 상윤이를 일으켜 세우는 수연은 곧장 새해에 시선도 주지 않고 그곳을 빠져나갑니다.
 
정수연:어서 가야해요!!!!
 
새해를 데려가려고 하면 정신 차리라며 강한 힘으로 상윤이만 끌고 갑니다.
 
이상윤:안돼 아직 새해가
미쳤어?
사람 머리를 그렇게 막 내려치면
 
정수연:정신차려요!!
지금 저사람이 당신한테 하려는 짓을
그럼 그냥 가만히 보란소린가요?
 
정수연 네 목을 살펴보며
 
정수연:하마터면 죽을 뻔 했다구요!!!
 
이상윤:수연씨랑은 상관없는 일인데요
 
정수연:없지 않아요.
 
이상윤:그리고 여긴 어떻게 알고?
없지 않다니
저희 만난지 하루밖에 안 됐는데요
 
정수연:수소문 끝에 찾아왔어요. 하.. 잠깐 화장실 간다고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이상윤:지금 술에 취해서 그런거 같은데..
 
정수연:술은 이미 진작에 깼죠!
상윤씨.. 정신차려요, 방금 그 사람은 정상이 아니었다구요
 
이상윤:그럼 혼자 갈 수 있겠네요
제 눈엔 정상으로 보이던데요
전 새해 데리고 병원에 갈테니
집에 가세요
 
정수연:하... 새해라뇨,
지금 저 사람을 데리고 가겠다구요?
 
이상윤:당연하죠
제 여친인데 그럼
그냥 버려두고 갈까요
 
정수연:안돼요 위험하다구요!
여자친구라니... 무슨 소리에요
 
이상윤:아까 그 사건으로 죽은 줄 알았던..
 
정수연:하...
그거 아까 화장실 갔을 때 잠깐 다른 친구들 통해 들었어요.
죽은줄이 아니라
죽었다면서요.
 
이상윤:죽은 줄 알았는데
 
정수연:장례식도 치뤘다고 들었는데.
 
이상윤:저도 그렇게 들었지만
생각해보니 시체도
본 적 없었으니까
 
정수연:상윤씨.. 제발 정신 차리세요..
 
이상윤:어쩌면 거짓말일지도 모르잖아요
 
정수연:상윤씨만 그 시체를 못본거잖아요
 
이상윤:저만?
 
정수연:아니 그럼
시체도 없는데
장례식을 치뤘겠나요?
더 찾아봤지.
게다가 머리가 터졌엇다면서요.
이건.. 빼도박도 못하고 죽은거라구요.
 
이상윤:그 시체가 새해 시체가 아니었나보죠
 
정수연:유가족이 인정했는데, 남자친구 신분인 당신이 인정을 안한다? 이상하잖아요
상윤씨.. 알겠는데..
힘든거 알겠지만 이젠... 새해씨를 놔줘요.
언제까지 죽은 여자친구 생각하면서 살래요?
 
이상윤:그건 제 마음이죠
 
정수연:게다가 새해씨는 당신과 동갑 아니던가요?
 
이상윤:..그런데요?
 
정수연:아까 본 사람은 적어도 30살은 넘어보이던데
다른 사람 아니냐구요
 
이상윤:...
그렇지만 자세히 보면
닮았..는데
 
정수연:...
사실 상윤씨도 장담은 못하시는거죠.
그 여성이 100퍼 새해씨라는게
그도 그럴게
물증도 심증도 없잖아요.
 
이상윤:아뇨 얘기를 하다보면...
 
정수연:...
이제 그만 잊어요.
 
이상윤:아까까지 대화도 했는데
그런 말을 하시네요
아직 살아있잖아요
 
정수연:그 사람이 정말 새해일리가 없잖아요!!
 
이상윤:가족이랑 친구들도 만나면
알아볼거예요
수연씨는 새해 만나본 적 없지 않나요?
 
정수연:그렇지만.. 저 사람은 상윤씨가 아는 새해가 아니라는 건 잘 알겠어요.
어느 여자친구가 그럼 다짜고짜 자기 남자친구 목에 칼을 들이대면서
미친사람처럼 그러느냐구요.
 
이상윤:(한숨) 말할 수 없는 사정이 있대요
아무튼 그럼 새해가 아니라고치고 병원으로 데려가요
아무리 그래도 머리를 그렇게
됐죠?
 
그때.
 
띠링ㅡ
 
새해의 핸드폰을 확인하면 부재중 전화가 한 통 와있습니다.
 
발신인은 ‘새해’.
 
이상윤:?
 
함께 남겨진 음성 메시지에는 어디선가 물이 흐르는 소리와 함께
 
라는 짧은 말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날짜 하나.
 
새해의 핸드폰에는 오늘 날짜가 아닌, 2031년 2월 22일 오전 3시 30분.
 
10년 뒤의 오늘이 찍혀있습니다.
 
그리고 상윤이 핸드폰을 살피면 메모가 하나 남아있습니다.
 
이상윤:??
 
앞에 날들은 모두 지워지고, 남아있는 날은 2026년 4월 21일 오후 9시.단 하루입니다.
 
이상윤 자세히 봐봐요
블러를 드래그 하면 날짜가 보입니다.
 
상윤 지능 판정
 
이상윤: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여기 적힌 날들은 갯수로 따지면 총9개입니다. ‘새해는 벌써 9개나 지나버렸어,이제 정말 기회가 없어.’라고 했었죠. 지워진 날짜는 총 9개. 남은 것은 2026년 하나. 이것을 기회라고 말한다면 새해에게 남은 기회는 2026년 4월 21일 오후 9시.단 하루입니다.
 
sga:기회가 대체 뭐지..?
 
:
 
이상윤:
 
2021년 2월 후반.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갑니다.
 
막힘없이, 책장을 넘기듯.
 
2월도 이제 막바지입니다.
 
초봄이 다가온 나날들은 아이의 발자국을 좇는 것 같이 다급하면서도 따뜻합니다.
 
목에 남았던 멍 자국은 이젠 흔적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일상에서 새해를 찾는 것을 그만둔 지도 며칠이 지났습니다.
 
어느 날 밤에 새해를 닮은 누군가에게 납치되었던 것도 다 상윤이가 새해에 대한 생각의 집착을 놓지 못해서였겠죠.
 
상윤이를 행복하게 해주던 사람을 놓지 못해 결국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었습니다.
 
상윤의 옆에 가만히 앉아있던 수연이 상윤을 바라보며 묻습니다.
 
정수연:아직도 그 때 일 생각하는건 아니죠?
이제 그만 둬요...
그리고 절 위해 마음을 비워주세요.
 
이상윤:...
 
상윤 정신 판정
 
이상윤: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상윤이는 수연의 얼굴을 보며 생각합니다. 아, 이제 정말 행복해질 순간이 왔구나.
 
이상윤 그렇구나..
 
이상윤:o0(이거 꿈...?
 
:상윤은.. 꿈이길 바랬지만.
현실입니다.
 
-
 
2026년 4월 21일 오후 9시.
 
당신은 수연이와의 연애를 받아들였습니다.
 
떠들썩한 고백도, 눈물 나게 감동적인 이벤트도 없었습니다.
 
그저, 함께하자는 말.
 
그 하나뿐이었습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그런 겁니다.
 
화려한 색채를 이루며 흘러가는 우주의 공간만큼 아름답지도, 무한히 가라앉은 심해의 저 너머만큼 캄캄하지도 않게 살아가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어두워진 밤, 가로등 아래를 걷고 있으면 옛 생각이 납니다.
 
자꾸만 옛날 일을 잊어버리기 일쑤였는데, 정말 오랜만입니다.
 
새해의 이름을 되뇌며 길을 걷다 보면, 보이는 것은 가파른 언덕 위에 서 있는 익숙한 사람입니다.
 
그곳엔 5년 전에 만난 그 모습 그대로인 새해가 서 있습니다.
 
머리에서 흐르는 피는 방금 터진 것 마냥 주르륵, 흐릅니다.
 
이상윤 놀라요
 
설새해:상윤아 여기가 마지막이야..
내가 널 간섭 할 수 있는 것도 여기가 끝이야
눈치 챘다면,, 내가 나타날거란 걸 알고 있었으려나..?
 
이상윤 끄덕..
 
설새해:..이제 더는 내 생각은 안하는거야?
아니면 여전히도 하니?
 
이상윤:다시 만날 수는 있어..?
 
설새해:...
말했잖아 여기가 마지막이라고.. 이제 내겐 기회가 없어
자그마치 10년이네..
내가 널 찾는데만..
이제 진짜 너를 구할 수 있어.. 구할 수 있는데... 내가 이러니까.. 마치 악당이라도 되는거 같아.
 
이상윤:...아냐
너 머리는 왜 그래
 
설새해:너 때문에 그래..
 
이상윤:아프면 병원 가라고 했잖아
 
설새해:...
널 구할 시간에 병원 갈 시간은 생각을 안해놨네
 
이상윤: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설새해:...
 
:새해는 너덜거리는 손을 고쳐 쥐며 상윤이에게 말합니다. 울먹거리는 목소리. 저렇게까지 자신감이 없어 보이는 새해는 처음입니다.
 
설새해:상윤아.. 난 널 구하러 왔어... .. 바보같이 지금도 이렇게 큰소리 치는 중이긴 한데
이해 못하겠지 너는 그치만 이제 나한테 남은 방법이 없어..
너가너무 거대하고 단단해서 도저히 이 회로를 끊을 수가 없어..
 
이상윤:무슨 소린지 모르겠어
이번에도 설명 못 해주는거지..?
 
설새해:넌.. 왜 자꾸 네 자신한테 너를 가두는거야?
그래 그렇게 가두면서 살면 행복하겠지. 그런 네 마음 백번 천번 이해해
 
이상윤:난 평소처럼 살고 있어..
 
설새해:그치만.. 어느 순간 이 회로가 다 마모되어 버리면 영원히 네 자신한테 갇혀버릴거야.
넌.. 넌 그렇다고 생각하겠지..
 
설새해 눈물 뚝뚝흘러요,,
 
설새해:내가 악당같아.. 너무 악당같다구...
 
이상윤:...
울지마
 
설새해:나는 너를 구하고 싶은데 널 죽일 수도 없는 내가 대체 널 어떡해야해?!!!?!?
이런 행복한 꿈에서 널 깨워야만 하는 내 기분은 어떻겠냐고!
 
이상윤:안 구해도 괜찮으니까...
 
:새해는 이제 거의 오열하듯이 주저앉습니다. 낡은 옷가지. 다 해져버린 신발. 흙투성이가 된 머리. 누가 봐도 정상적인 모습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상윤이는, 새해의 말이 진심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새해는 상윤이의 옷깃을 꽉 쥔 채.
 
설새해:안 구해도 된다고..? 그래... 그럼 하나만 물을께..
네가 느끼고 있는 행복은 뭐야? 어떤 느낌이야?..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행복이시길래...
이렇게 단단하고 견고해져 버린건데?
......나도 알고 싶어 행복의 회로에서 살아가면 어떤 느낌인지...
 
이상윤 새해 손 잡고 떼어내요
 
이상윤:제발 이러지마...
 
설새해:....그래, 뭐든 알겠어.
그치만 상윤아 나는.. 난 여전히 너를 죽여서라도 내가 사는 세계로 데려가고 싶어.
그곳이 이곳처럼 영영... 행복하지 않더라도 말이야.
행복이라는 틀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것에 부딪히면서 말이야..
 
이상윤:이번엔 저번처럼 네맘대로 하게 두진 않을거야
병원부터 가자..
 
설새해:... 그래, 죽어준다는 소리는 안하네.. 알았어.
 
새해는 상윤이의 옷깃을 붙잡은 채로 언덕 아래로 상윤이를 밀칩니다.
 
옷깃을 잡은 채로, 당신과 함께.
 
이상윤:??
 
차가운 아스팔트 위로 당신과 새해의 몸이 내던져지며 구릅니다.
 
으득, 하는 소리와 함께 당신의 몸이 어딘가와 부딪혀 박살 나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대로 새해의 손을 떨쳐내면, 당신 하나만은 살 것 같습니다.
 
이상윤:무슨... 짓이야!
설새해..!
 
:상윤은, 새해를 구합니까? 아니면 그 품에서 빠져 나오나요?
 
이상윤 새해 끌어안아요
 
이상윤:미쳤어??
 
당신은 온 힘을 다해 새해를 감쌉니다.
 
당신이 잊고 싶어 했던 과거의 잔재라 해도, 그 행복했던 기억만큼은 거짓이 아니기에, 아스팔트 바닥에 손톱을 세워 구르던 몸을 멈춥니다.
 
차가운 아스팔트에 손톱은 뜯겨 나가고, 끔찍한 고통이 손바닥을 채워나갑니다.
 
새해는 정신을 잃었습니다.
 
코에 손을 대면 가끔 얕은 숨이 새어 나옵니다.
 
이렇게 다친 새해의 상태에도 더 걱정하는 마음은 들지 않습니다.
 
이제 정말 너를 보는 것이 마지막이겠구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부서지는 은하수처럼, 10년 뒤의 새해는 천천히 부서져 내립니다.
 
이별의 순간은 선택할 수 없다는 말, 행복한 순간은 반복할 수 없다는 말들이 나비가 되어 날아갑니다.
 
-
 
2031년 2월 22일 오전 3시 30분.
 
이것은 행복했던 당신의 마지막 기록입니다.
 
곤히 잠들었던 당신은 서늘한 밤바람에 잠에서 깨어납니다.
 
당신의 옆에는 수연과 사랑스러운 자식이 잠들어 있습니다.
 
상윤 정신 판정
 
이상윤: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어디선가 흘러가는 물소리를 듣습니다. 가끔 숨을 내뱉듯 올라오는 거품 소리와 함께, 오늘도 평범하게 살아갑니다. 가끔 지독한 권태감에 헛것이 보이긴 하지만, 이 또한 평범한 나날들 중의 하나입니다.
 
엔딩1: 흘러가는 작은 행복의 회로
 
새해 생환, 상윤 잠정적 로스트.

 

 
이상윤:
뭔데 ㅡ
 
설새해:
그니까
이 모든
시나리오의 배경은
상윤이의 뇌 속에잇는
행복이 배경인거에요
 
이상윤:ㅇㅎ??
 
상윤이는 자신이 만들어낸 세계에 갇혀 자신이 만들어낸 망상을 반복하다, 어느 날 진실을 깨닫고 미쳐버린 세계 속에 갇힙니다.
 
이상윤:통속의뇌같은..
 
그 누구도 구해줄 수 없는 세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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