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모토] [히스클리프]

 

 

 

 

 

KPC: 이치노세 이쿠토 PC: 모토이 아카리

 

 

 

※스포일러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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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클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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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내일은 당신의 결혼식 날입니다.

네, 상대의 얼굴도 모르고 이름과 그 상대 집안의 명성만 익히 들어 알 뿐인 마음 없는 정략 결혼 말입니다

이 지진한 시대의 결혼은 대체로 그런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놈의 가문의 명성. 그걸 유지하기 위해 감정을 팔아서…

그러나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저택의 모든 이들은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바쁩니다.

당신을 위한 예복과 함께 저녁에는 결혼을 축하하는 파티까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상당히 피곤한 일정입니다. 휴식 시간은 거의 주어지질 않는군요.

 

kp:모두 이 결혼과 축하연을 기뻐하고 있습니다… 아니. 모두는 아닌가.

당신을 응시하는 시선이 느껴집니다.

정략 결혼이라는 소식을 접할 때부터 늘 어두운 낯이던 이쿠토입니다.

봐요. 지금조차. 아주 조금도 기쁘지 않은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잖아요.

이쿠토는 아카리의 파티 준비를 돕습니다.

깔끔한 옷을 입히고 머리를 정돈해줍니다.

 

이치노세 이쿠토:(네 옷 매무새를 정돈해주며) ... 모든 사람들한테 아름답게 잘 보여야하지 않겠어. 안 그래? 내눈엔 뭐든 아름답지만..

 

모토이 아카리:..(가만히 네 손길을 받으며) ...그래? ..이런 자리.. 부담스럽고.. (걱정이 태산인 듯 짧게 한숨을 내쉰다.) 지금이라도 없는 일로 해주면 좋으련만..

 

이치노세 이쿠토:..아카리, 이런 정략 결혼이라도 괜찮은거야? (조금은 목소리를 낮추어 네게 조심스레 말을 건낸 뒤 몇초의 정적 뒤 말을 이어나가) ...역시 너도 이런식의 결혼은 싫구나, 하지 않으면 안돼?

 

모토이 아카리:...당연히 싫지-.. 어,얼굴도 모르는 사람이랑.. 결혼이라니-.. (투정부리듯 시선을 내렸다가 네 어깨에 고개를 툭 기댔다.)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않으실거야..

 

이치노세 이쿠토:(네 머리카락을 쓸어넘겨 주다 그 손으로 네 볼을 지분거려) ..아카리, 결혼 상대보다 날 더 사랑하진 않아..? (침을 한번 삼키고는 조용한 적막속에 말을 이어가) 만약 날 사랑한다면.. 내가 뭘 해도 계속 그 마음을 가지고 있어 줄 수 있어?

 

모토이 아카리:...이쿠토-.. (볼에 닿은 네 손바닥에 작게 고개를 부볐다. 네 질문에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마지막 말이 신경쓰인 듯 너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 있는거야?

 

아카리 심리학 판정

 

모토이 아카리:

심리학

기준치:	70/35/14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70이나.찍었는데....

 

kp:아카리는 이쿠토가 유난히 피곤해하지 않나? 의문을 갖습니다.

 

이치노세 이쿠토:별일 아니야, 아가씨. (슬쩍 일어나서는 네게 손을 내밀어) 슬슬 가실 시간입니다. 사람들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지요.

 

모토이 아카리:..그래.. (네 손 위로 손을 겹쳐 올려 잡는다.) ..그래도 네가 곁에 있어줘서 다행이야-..

 

이치노세 이쿠토:과찬이십니다. 아가씨. (정중하게 네게 인사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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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저택의 홀과 거대한 앞 정원에는 사람들이 벌써 모여 웃으며 당신의 결혼을 축하합니다.

당신의 곁을 당연하게 지키고 선 이쿠토가 유지하는 침묵만이 이 상황에서 유일하게 안기는 고요입니다.

주위는 어디를 보아도 왁자하기만 합니다.

몇몇 귀족들이 다가와 왁자하게 무어라 무어라 떠들어댑니다.

당신을 향해 인사를 건네며 큰 소리로 말합니다.

 

 

귀족들:오랜만일세, 모토이 양! 자네가 어렸을 때부터 영특하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린튼 가와 결혼을 하다니, 이건 정말 경사로군!

그 집안은 예로부터 아주 유명하지 않았나.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쥐었다고 말이야.

남은 건 만사형통이겠어! 안 그런가?!

 

kp:있는대로 아는 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양반들, 본 기억이 없습니다.

잘 나가는 것 같으니 일부러 친하게 구는 거겠죠.

주위를 둘러보면 초대된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무어라 대화하고 있습니다.

 

아카리 듣기 판정

 

모토이 아카리: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귀족들:그러고보니 린튼 가에서 근래에 실종자들이 늘어났다며?

결혼식 날짜가 발표된 이후에 계속 그렇다더라고. 무슨 마가 껴서, 이 경사스러울 때에…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지. 그도 그럴게 결혼이잖나.

 

모토이 아카리:...(실종..? 괜히 불안해지는 듯 제 손만 만지작거려요..)

 

kp:대화를 듣고 있노라면, 아카리를 알아본 몇 사람이 웃으며 다가옵니다

이번에는 또 뭐라고 인사하려는 셈일까요.

이번에는 또 뭐라고 인사하려는 셈일까요.

결혼식의 주인공인 당신을 놔줄 생각인 이가 단 한 명도 없나봅니다.

 

 

귀족들:어머 모토이 아가씨~ 결혼 축하드려요~

글쎄 린튼 가와 결혼 한다면서요?

어쩜... 능력도 좋으셔라!

 

모토이 아카리:아하하-... 감사합니다.. 모처럼 여기까지 와주셨으니 즐겨주세요-.. (그래도 예의는 차리면서.. 웃으며 슬쩍 인사하고 자리를 옮기려고 합니다..)

말재주

기준치:	55/27/11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kp:아카리는 어찌저찌 귀족들을 만류하고 그 자리를 빠져나옵니다.

역시 결혼식 전날부터 사람들 상대하는 걸로 진을 빼긴 싫습니다.

그렇게 아카리가 귀족들의 대화에서 빠져나와 주변을 돌아다니게 되면, 저 먼 발치에 결혼 대상 집안 사람들의 눈에 들어옵니다.

문득 아카리는 린튼 가에 관한 소문을 떠올립니다.

가장 명예로운 집안!

왕족과도 줄이 이어져있다 했던가요.

 

kp: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가문. 그러나 희한하게도 저들에 대한 정보는 많이 개방되어 있지 않다고 합니다.

가문 구성원조차 전부 공개하지 않으니 말 다했죠. 다만 조금 미친 이들이 많다 했던가? 불미스러운 소문은 그 정도입니다.

아카리가 린튼 가와 가까이 위치해져 있자, 저 먼치에서 아카리가 알게모르게 아카리를 지켜보던 이쿠토가 가까이 와선 아카리 곁에 섭니다.

곁에 선 이쿠토는 린튼 가를 보자마자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냅니다.

아카리가 린튼 가 쪽으로 가려하자, 이쿠토는 아카리의 옷자락을 살짝 잡습니다.

 

이치노세 이쿠토:..아가씨, 인사하지 마세요. 인사하지 말고 저랑 나갑시다. (주변에 들릴락 말락 네 귓가에 속삭인다.)

 

모토이 아카리:...이쿠토? (언제 온건지 모를 너를 바라보다가 린튼 가를 슬쩍 바라본다.) 그치만... ..그래-.. (인사는 해야하지 않나 싶다가 어차피 곧 소개 받을거라 생각했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kp:그렇게 두 사람이 그곳을 빠져나가려는 순간,

 

 

린튼가:아니 이게 누구야! 우리 새가족 될 며느리 아니야?

만나서 정말 반갑네,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더 총명하고 영특하게 생겼군.

 

kp:이런, 린튼 가의 사람을 한명 마주칩니다.

자세히 볼까요?

 

모토이 아카리: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ㅋ

(일단 인사합니다..)

 

kp:한 껏 들뜬 분위기라 그런지, 많이 행복해 보이는 린튼 가의 가장입니다.

 

 

린튼가:어때, 내일이 기대되지 않는감? 응? 우리 쪽에서도 만만의 준비가 다 되었다네.

 

모토이 아카리:무,물론이죠-.. (싱긋 미소지어) 린튼 가와 함께할 수 있게 된 것 만으로 충분히 영광입니다- (가식적인 말을 내뱉곤 살짝 허리를 숙여 인사하며 무슨 준비인지 떠..볼 수 있나요?)

 

kp:물어보셔도 됩니다! (별거 아니지만..)

 

모토이 아카리:(그럼 그냥 넘어가겟습니다 (ㅈㄴ))

 

 

린튼가:아~ 참참, 내 정신좀 보게.. 하퍼, 하퍼 린튼! 아아, 곧 부부가 될 사람끼리 춤 한 번 춰야지 않겠나.

 

kp:그렇게 나타난, 처음 마주하는 결혼 대상자는 썩 말끔하고 멀쩡한 생김새입니다.

정중하게 당신을 에스코트 하는 모습마저도 귀족답네요.

큰 키의 파란 눈, 하늘거리는 채도 낮은 노랑 머리카락까지. 품위가 느껴집니다.

 

하퍼 린튼:한 곡, 추시겠습니까? (네게 허리를 숙여 손을 건내고는)

 

모토이 아카리:...(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는데.. 머뭇거리다가 거절할 수 없다는걸 아는 듯 손을 올려요.) ..물론이죠-.

 

kp:모든 이들의 주목 속에서 배우자 될 사람과 춤을 춥니다.

미끄러지듯, 물 흐르듯 부드러운 몸짓은 그가 오랫동안 교양을 배워온 사람임을 증명합니다.

사람들의 웃음과 박수 소리. 모두가 이 순간을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한 사람만 제외하고.

하퍼 린튼의 어깨 너머 정원으로 통하는 입구에서 고요하게 당신을 응시하는 이쿠토의 얼굴은…

표정인가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입매가 굳은 상태임은 확실합니다.

 

kp:원하지 않음을, 이 순간을 바란 적이 단 한 번도 없음을 극렬히 드러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과 하퍼 린튼을 빤히 응시하고 있습니다. 마치 감시라도 하듯이.

찰나입니다. 귓가에 내려앉는 속삭임.

 

하퍼 린튼:당신의 친구가, 당신을 굉장히 아끼나봅니다. (나긋하게 네 귓가에 속삭인다.)

..하지만 관리는 좀 해두셔야겠네요, 저게 사심이 섞인거라면. 저희 쪽은 썩 달갑지 못하니까요.

 

모토이 아카리:...(그의 말을 가만히 듣으며 이쿠토를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그는 오랜 친구이자 가족과도 같은 사람이에요. (시선을 옮겨 린튼을 바라보곤 싱긋 웃어보인다.) 어렸을 때부터 남매처럼 자라왔으니.. 걱정하실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하퍼 린튼:(너를 바라보며 지긋이 웃어보인다.) 그 말을 들으니, 안심이네요. 남매는 보통.. 이루어지기 힘들잖아요? 부디 그 관계가 계속 되길 바랍니다.

 

kp:그렇게 드러내는 웃음은 어딘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습니다. 불쾌감이 문득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타이밍 좋게 춤이 끝납니다

정중히 인사한 미래의 배우자는 곧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갑니다.

당장 내일 부부가 될 사이인데 더 함께해주지도 않는다니. 기분이 좋진 않네요.

당신은 이쿠토가 기다리는 정원으로 갈 수도, 혹은 그냥 돌아가거나 이 파티를 더 즐길 수도 있습니다.

 

모토이 아카리:(마주 인사하고 그가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다가 발걸음을 옮겨 정원쪽으로 향합니다.)

 

kp:정원에 나오기 무섭게 고요가 찾아옵니다.

시끌벅적하던 파티홀 내부와는 상반되는 분위기입니다.

이쿠토의 분위기는 아까보다 더 온화해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시간은 밤 9시고 달은 보름달이네요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해 별이 쏟아질 듯 무수히 많습니다.

마침 홀에서 들려오는 음악도 바뀌는 것 같네요.

 

kp:달빛을 등지고 문득 이쿠토가 당신을 향해 손을 내밉니다.

명백한 춤 신청입니다.

 

이치노세 이쿠토:아가씨와 한 곡 출 수 있는 기회를, 주시겠습니까? (허리를 숙인 채 네 앞에 정중히 손을 내밀고 네 대답을 기다린다.)

 

모토이 아카리:(그 모습을 멀뚱히 바라보다가 작게 웃음을 터트리더니 네 손을 잡고 반대손으로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올리며 허리를 숙였다.) ..기꺼이-.

 

이치노세 이쿠토:(네 허리를 감싸 안으며 남은 한 손으론 네 손을 겹쳐잡아, 그러면서 한발짝 씩 천천히 발걸음을 움직여.) 아까보니까, 린튼씨와 춤 추는 모습, 좋아보이던데. 좋았어?

 

모토이 아카리:..너무 긴장해서 잘 생각이 안나~.. (네 발걸음에 맞춰 따라 스탭을 밟았다. 홀 안에서보다 자유롭고 편해보이는 움직임이었다.) ..나는 이쿠토랑 추는게 더 좋은데.. 내가 실수로 발 밟아도 용서해줄꺼잖아-. (조금 장난스레 웃으며 너를 올려다본다.)

 

이치노세 이쿠토:(너와 눈이 마주치고는 작게 웃어보인다.) 물론이지, ..그 사람 아카리한테 꽤나 관심 있어보이던데. 곁에 남자 고용인인 날 보고 딱히 무어라 경계 안해? 질투하실만도 하실텐데.

 

모토이 아카리:..딱히? (그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가 괜히 분위기를 망치기 싫었는지 별 일 아니라는 듯 웃어보였다.) 그냥 우리 사이가 좋아보였나봐-.. 걱정할만한 일은 아니었어-.

 

아카리 관찰 판정

 

모토이 아카리: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kp:아카리는 옷으로 감춰진 이쿠토의 목 부분에 희미한 상처가 있음을 발견합니다.

어, 그러고보니 팔뚝에도…….

 

모토이 아카리:...이쿠토..? 어디 다쳤어? (네 상처를 발견하곤 움직임을 멈추더니 자세히 살핀다)

 

이치노세 이쿠토:(슬쩍 상처 부위를 옷으로 가린다.) ..아니야, 다친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요, 아가씨~

 

모토이 아카리:..어떻게 걱정이 안돼-.. 좀 보여줘봐-. (네 목부분의 상처를 보다가 소매를 올려 팔뚝도 확인한다.)

 

이치노세 이쿠토:(소매를 내리고는 네 손을 잡아) 진짜 별일 아니야, 아카리. 나는 괜찮으니까. (잠시 침묵을 유지하다 이내 입을 떼곤) ..슬슬 파티도 끝나가는데, 그만 가자.

 

kp:이쿠토의 말대로 파티도 어느 정도 끝무렵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밤이 지나면 당신은 정말 결혼식에 참여하게 되겠지요

결혼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배우자가,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이 사실은 당신도, 이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도, 그리고 심지어 이쿠토 마저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제 그만 발걸음을 옮기려 하는 찰나에

 

이치노세 이쿠토:(네 손을 꼬옥 잡으며 너와 눈을 마주한다.) ...아카리, 결혼하지마. ..제발 결혼하지마...

 

kp:한숨마저 흔들리고 있는 이쿠토가 너무나 간절하게 말합니다.

 

모토이 아카리:...이쿠토-.. (잡힌 손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올려 같이 시선을 맞췄다.) ..아까도 말했지만.. 나도 하고싶지 않아-..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걸.. 너도 알고 있잖아

 

kp:아카리가 뭐라 말해도 이쿠토는 요지부동입니다.

정말이지 이토록 절박한 목소리가 있던가?

 

이치노세 이쿠토:아카리.. 안돼, 제발 내 곁에 있어줘 (제 입술을 꾹 깨물으며 쓰게 인상 써보이다 이내 애걸복걸하듯 눈썹을 휘어 보여.) 그냥 평생 내 곁에 있어줘.. ..

 

모토이 아카리:이쿠토-... (가만히 바라보다가 너를 안아주더니 등을 토닥였다.) ..나도 그럴 수 있다면 좋겠어-..

 

kp:그런 매달림 끝에서야 이쿠토는 조용히 당신을 놔줍니다.

 

이치노세 이쿠토:.. 그래, 어쩔 수 없는거지. 하지만.. 이쪽 사정도 어쩔수가 없는걸. (허탈 한 듯 피식 웃어보인다)

 

kp:이성을 차린 듯한 태도로 허탈하게 혼잣말을 읊조리곤 먼저 등을 돌려 사라지는 게 아닌가요,

어째서인가 그 뒷모습이 묘한 기분을 안깁니다.

심란함을 안은 밤이 지나갑니다.

이제 곧 당신은 식장에 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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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결국 도래한 아침입니다.

일찍부터 모든 사람들이 분주합니다.

당신을 향유로 씻기고 몸단장을 해주는 사용인들 사이 이상하게도 이쿠토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가족들은 연달아 아카리의 방을 방문해 결혼을 축하한다 말하고,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정말 진심으로 보이네요.

본인의 의사가 조금도 담기지 않은 정략혼인데도 말인가요?

 

kp:귀족들이란.

식장으로 향하는 길목은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여전히 이쿠토는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요?

전날 밤 그런 말을 했대도 인사는 해야할 거 아니에요?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kp:도착한 식장,

그러니까 린튼 가의 대저택의 분위기가 입구에서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묘하게 풍기는 기묘한 서늘함.

어디선가 나는 미미한 시큼한 냄새에 기시감이 듭니다.

이상할 정도로 차가운 분이기 속, 누군가의 시선을 느낀 것도 같습니다.

결혼식을 할 곳인데 이렇게 장례식 같을 일일까요?

 

kp:알 수 없습니다.

조용히 발을 들여 내부를 살펴보면 홀 쪽이 소란스러움을 깨닫습니다.

유난히 사람들의 말이 뒤섞이는 가운데, 묘한 한 단어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아카리 듣기 판정

 

모토이 아카리: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ㅡ...ㅡㅡㅡ ....경찰 ㅡ...ㅡ"

 

kp:경찰? 왠 경찰일까요? 귀족들의 결혼식장은 경찰까지 불러서 보안검사라도 하는 걸까요?

소란스러운 장소로 다가가면 린튼 가의 부인이 무릎을 꿇고 울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부인의 남편 또한 넋이 나간 기색입니다.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 당신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제 마주한 당신의 예비 배우자. 하퍼의 시체입니다.

 

아카리 이성체크

 

모토이 아카리:

SAN Roll

기준치:	63/31/12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kp:-1 해주세요

경찰들이 분주하게 현장을 검거하는 가운데 바로 그 경찰에게 말을 걸 수 있습니다.

 

모토이 아카리:..이,이게 도대체 무슨일이죠..? (말도 안되는 상황에 당황한 듯 주변을 둘러보다가 경찰에게 말을 겁니다.)

 

kp:경찰은 아카리가 누구인지 알아차리고 동정의 시선을 건넵니다.

그리고 경찰모를 살짝 들어올리며 힘이 들어간 문장을 내뱉습니다.

 

 

경찰:사인은 총살입니다.

두 시간 전, 부엌에서 일하던 사용인들이 총 소리를 듣고 뛰어왔을 때 이미 목숨이 끊어진 상태였다더군요.

총살이니 빼도 박도 못하고 살인 사건이라 할 수밖에요.

..경사로운 결혼식 날 이런 일을 겪게 되심에 진심으로 유감을 표합니다.

 

모토이 아카리:그,그렇군요-... 저기, 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 (혼란스러운 듯 제 이마를 짚다가 조심히 물었다.) 그 외 다른 알아내신건 없나요-..?

 

 

경찰:아직은 좀 더 조사를 해봐야 알 것 같습니다. 부인, 조금은 쉬시지요.

 

kp:아카리는 살인 현장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비록 경찰과 린튼 가의 사람들이 있지만 갑자기 배우자를 잃은 새 가족이 충격에 점철된 낯으로 조금 살핀다 하여도 그 누구도 뭐라 하지 않을 겁니다.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린튼의 시체, 카펫, 열려있는 창문과 장식장 정도입니다.

 

모토이 아카리:..세상에-.. (일단 시체를 살펴봅니다..)

 

kp:총살 당한 흔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채입니다.

...눈도 채 감지 못했습니다.

확실히 죽이려는 셈이었던 듯 머리 쪽에 피가 흐르는 것이 정확히 머리를 쏜 모양입니다.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체.

린튼의 시체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가 손에 무언가를 쥐고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모토이 아카리:..? (슬쩍 쥐고있는 손을 펴봅니다)

 

아카리 은밀 행동

 

모토이 아카리:

은밀행동

기준치:	60/30/12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아제발)

 

 

린튼가:으응..? 무슨 일인가..?

 

아카리 대인판정

 

모토이 아카리:

말재주

기준치:	55/27/11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아제ㅔ발~!_

 

kp:ㅋ

ㅋ

아 한번더!..ㅋ

 

모토이 아카리:

말재주

기준치:	55/27/11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머,먼지가 묻어서..^^

 

kp:린튼 가 사람들은 고개를 작게 끄덕이며 수긍 합니다.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빼보면 찢어진 쪽지입니다.

쪽지를 펼칠 경우 거미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마주합니다.

이건 도대체 뭘까요? 난데없이 왜 거미?

 

모토이 아카리:..(일단 쪽지를 챙겨요.. 카펫도 살펴봅니다)

 

kp:카펫은 핏자국으로 너덜합니다.

그 위에는 여러 사람들의 발자국이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습니다.

딱 봐도 고급 재질, 비싼 카펫 같은데. 관리도 어려울 것이 피로 적셔지다니 이 방면에서도 난감한 일이군요.

 

아카리 관찰 판정

 

모토이 아카리: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떨어진 탄피를 발견합니다.

매그넘 계열. 리볼버에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딱 봐도 이게 불쌍한 피해자를 죽인 무기겠죠.

 

모토이 아카리:..누가 이런 짓을..(창문쪽으로 가서 살펴요)

 

kp:창문 근처에는 마침 경찰이 있습니다.

들키지 않게 조심해서 살피면, 창가에 신발 자국이 남아있는 것이 보입니다.

크기는 족히 180센티는 넘는 큰 키의 사람의 발 사이즈 정도네요.

 

모토이 아카리:...(거구의 남자인가-..? 신발자국을 바라보다가 장식장도 살펴요)

 

kp:문득 바라본 장식장은 한쪽 문이 미미하게 열린 채입니다.

열린 틈 바로 앞에 존재하는 것은 린튼 가의 가족 사진들이 모인 액자, 입니다만…

뭘까요?

유독 큰 액자 안 사진이 빠져 있습니다.

누군가 억지로 빼간 느낌입니다.

사진에 대해 경찰이나 하인 등에게 묻는다면, 그건 린튼 가문의 사진이라 알려줍니다.

 

kp:이곳에 없는 사촌분들까지 모두 모여 찍은 사진이라고요.

 

모토이 아카리:..그런 사진을 왜-.. (혼자 생각에 잠겨요..)

 

kp:그렇게 아카리가 혼자 생각에 잠겨있을 때 쯤.

경찰이 아카리에게 다가옵니다. 정말 심각한 얼굴입니다.

이 망한 결혼식날 당신을 집에 귀가시키기 위해 하인들이 분주해지는 가운데 코앞에 도달한 경찰이 신중하게 묻습니다.

 

 

경찰:부인, 실례지만. 혹시 이치노세를 아십니까?

그 집의 고용인이라 들었는데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사용인들이 말하는군요.

 

모토이 아카리:맞습니다.. 왜그러시나요?

 

 

경찰:그런데, 오늘 하루종일 보이지 않았다면서요? 결혼식 또한 대놓고 못마땅하게 여겼고.

정원사가 1층 응접실을 빠져나가는 인영에 대한 인상착의를 묻고 다니니 모두 이치노세와 비슷하다 증언하길래 말입니다.

혹 오늘 이치노세 이쿠토가 이 시각에 어디에 있었는지 아십니까?

 

모토이 아카리:..아뇨, 그건 잘 모르지만... 그는 그럴 사람이 아니에요. (제법 단호한 목소리로 답했다.)

 

kp:아카리가 이쿠토를 옹호하든, 보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말하든 경찰은 심히 미심쩍은 표정으로 일단 수긍하고 돌아섭니다.

 

 

경찰:부인, 죄송합니다만. 저희와 동행을 해주셔야 겠습니다.

 

kp:아무래도 아카리의 집까지 함께할 예정인 모양이네요. 이쿠토를 찾기 위함이 분명합니다.

 

모토이 아카리:그러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곤 고개를 끄덕인다.)

 

kp:찜찜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그러나 어쨌든 확실한 사실은 이 결혼은 이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는 사실입니다.

살인 현장에 오늘의 주인공이 더 머무를 이유는 없습니다.

행복하고 아름다워야 할 날이 바닥으로 추락함에 모든 이들이 슬퍼합니다.

귀가하는 마차가 준비되는 가운데, 하퍼 린튼의 부모님 되는 사람들이 망연히 앉아있다 당신을 응시하는 게 느껴집니다.

무어라 위로의 한 마디라도 전함이 좋을까요?

 

모토이 아카리:... (뭐라고 말해야할지 모르겠는 듯 그저 살짝 고개를 숙였다.)

 

kp:하지만 그들은 아카리만을 빤히 바라보며 입을 열지 않습니다.

어쩐지 그 태도가 다소 기형적이라 느껴질 지경입니다.

그렇게 린튼가를 나오자, 어디선가 강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시선이 느껴지는 장소는 린튼 가 저택 한구석에 있는 풀숲 속.

 

모토이 아카리:..? (풀 숲쪽을 빤히 바라봅니다.) ..뭐지?

 

아카리 관찰판정

 

모토이 아카리: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kp:하얗고 벌레처럼 생긴 무언가가 당신을 응시하다 사라짐을 발견합니다.

 

.

 

kp:돌아온 집안은 그야말로 난리입니다.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죽었는데.

그것도 심지어 결혼 대상이.

 

당신은 어떤가요? 괜찮나요?

 

kp:괜찮든, 괜찮지 않든, 지금 이 상황에서 이쿠토가 미심쩍은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당장 경찰이 한 말만 봐도 말이에요.

이쿠토와 닮은 사람이겠거니 하려 해도 여러모로 찝찝한 구석이 많은 사건입니다.

하지만 설마, 이쿠토가? 그렇게 극단적인 성격이었나?

일단 두 사람은 아주 오래 알아온 사이잖아요?

방에 들어가 잠시 쉬고 있는 가운데 창밖으로부터 이쿠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kp:하인과 제 가족이 뛰어나가 도대체 여태까지 어디 있었냐며 소란을 떨고 있습니다.

이쿠토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심부름을 다녀왔다고 답하는 게 시야에 잡힙니다.

 

아카리 관찰판정

 

모토이 아카리: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kp:아카리는 이쿠토가 어딘가 피곤해보인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문득 창문 너머로 이쿠토와 눈이 마주친 듯합니다.

당신을 보고 희미한 미소를 띠었던가요. 속을 알 수 없는 저 분위기…….

 

모토이 아카리:..(일단 내려가서 이쿠토를 만나러 가요)

 

kp:이쿠토가 있는 1층으로 내려가면 사람들에게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하는 이쿠토의 모습이 보입니다.

시내에 주문 받은 물건을 사러 나갔고, 그 위치는 린튼 가 저택과 정반대에 있습니다.

물건을 산 영수증과 구매한 상인까지 증인으로 내세우자 의심스러운 낯을 하고 입구를 지키던 경찰 몇이 결국 수긍하곤 철수합니다.

그럼 그렇죠. 이쿠토가 사람을 죽일 리 없잖아요.

그것도 단지 당신이 결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런데 왜이리 찝찝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kp:그저 당신만 물끄러미 바라보는 이쿠토는 고요하기만 합니다.

이쿠토는 언제나와 같습니다. 평상시 짓던 그 표정입니다. 다를 바 하나 없어요.

이쿠토는 가진 짐을 잠시 두고 보다 확실히 자신에 대해 변호하기 위해 자리를 뜹니다.

그 사이 이쿠토의 짐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짐가방 안에는 심부름과 무관해보이는 신문이 한 장 들어있습니다.

 

모토이 아카리:..(신문을 펼쳐봅니다)

 

kp:신문을 꺼내보면 1면부터 린튼 가와 당신의 집안의 결혼 소식으로 떠들썩합니다.

이제 내일 신문에는 하퍼 린튼의 부고 사실이 실리겠죠.

 

아카리 자료조사

 

모토이 아카리: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일정 페이지에 사망, 실종자 명단이 적혀있음을 알아차립니다.

명단을 보면 꺼림칙한 기분이 듭니다.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그때, 이쿠토가 돌아옵니다.

돌아온 이쿠토는 아카리가 신문을 가지고 있든, 다시 넣어놨든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저 아카리의 상태만 살핍니다.

 

이치노세 이쿠토:정말 끈질기네.. (윗 단추를 하나 풀고는 제 목을 두어번 푼다.) 아니래도 놔주질 않으니 원.. (그러곤 널 지그시 바라본다.) 이젠 괜찮을거야 아마도. 내 걱정, 했어?

 

모토이 아카리:..당연한거 아니야..? (네 말에 신물을 내려두곤 울상을 지으며 바라본다.) 여태껏 안보여서 얼마나 걱정했는데-..!

 

이치노세 이쿠토:(널 안아주려다 주변의 시선을 살피고는 널 네 방쪽으로 에스코트 해) 미안해, 유모가 심부름 시켰는데, 아침 일찍부터 간거라 곤히 자는 널 깨울 수가 없었어.

 

모토이 아카리:...다음부턴 메모라도 남겨줘-.. (네 에스코트를 따라 방으로 이동한다. 목소리를 조금 낮추며 너를 힐긋 바라봐) ..정말 아무 일도 없었던거 맞지? 어제, 그렇게 가버려서..

 

이치노세 이쿠토:(어느덧 가까이 온 네 방문 앞에 서서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네 손등위에 작게 입을 맞춘다.) 물론이지, 네가 걱정하는 그런 일 없었으니까. 안심해 앞으로는 네가 말한대로 메모라도 남길게. (네 방문을 조심히 열어주며) 오늘.. 이래저래 안좋은일 겪느라 힘들었을텐데. 어서 들어가서 자.

 

모토이 아카리:..알았어-.. 너도 피곤했을텐데-.. 들어가서 쉬어-. (방 안으로 들어가선 뒤 돌아 바라보았다.)

 

kp:밤이 늦었습니다. 엉망이 된 결혼식날이 이렇게 저뭅니다.

이쿠토는 방문을 닫기 전 내일 린튼 가 사람들이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넌지시 말합니다.

취소된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러 오는 것 같다고.

그렇게 말한 뒤 이쿠토는 뒤에 잘 된 일이야 라고 언뜻 혼잣말로 중얼거리고는 문을 닫습니다.

그렇게 새벽이 가까워지고, 잠을 잘 수 없는 밤입니다.

문득 문틈으로 빛이 비춰졌다 사라지는 것을 밤잠 설치던 당신은 발견합니다.

 

모토이 아카리:..?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랜턴을 들고 스을쩍 문을 열여봅니다.)

 

kp:복도로 나가면 끝에 위치한 이쿠토의 방이 불이 켜진 채 열려 있습니다.

안 자고 여태 뭘 하는 걸까요?

 

모토이 아카리:..이쿠토-..? (슬며시 이름을 부르며 방 안에 들어가봅니다)

 

kp:이쿠토의 방으로 다가가면 내부엔 아무도 없습니다.

다만 흐트러진 물품이 바닥에 떨어져 있을 뿐입니다.

아카리가 이쿠토의 방에 들어가자, 잡동사니들이 널부러진 장면을 마주합니다.

이 늦은 밤까지 뭘 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리는 하고 살라 잔소리를 해야 할 대목인가 싶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이쿠토의 자필로 무어라 적힌 수첩입니다.

살피면 이름들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kp:그런데 이상합니다.

전부 모르는 사람들의 이름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익숙합니다.

왜?

 

아카리 지능 판정

 

모토이 아카리: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까비

 

kp:아카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렇게 수첩을 넘기면 가장 마지막 부분에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익숙한 이름을 발견합니다.

 

하퍼 린튼.

 

kp:수첩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찰나 발치에 무언가 걸립니다.

탄피입니다.

리볼버의 탄피, 쓰지 않은 탄피가 굴러왔습니다.

근원지를 살피니 침대 밑입니다.

이쿠토가 없는데 멋대로 살펴도 되는 걸까요?

그러나 찝찝함이 가시질 않습니다.

 

모토이 아카리:(몸을 숙여 탄피를 주워봅니다)

 

아카리 관찰판정

 

모토이 아카리: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아카리는 노트 한 권을 발견합니다.

내부를 펼쳐보면 6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거미 그림.

 

kp:이건 분명 하퍼 린튼의 시체가 쥐고 있는 쪽지 속 그림과 동일한 것입니다.

옆에 적힌 글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거래자.

 

모토이 아카리:..이게 뭐지-..?

 

kp:문득 문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립니다.

 

모토이 아카리:..(후다닥 아무것도 안만진 척..)

 

kp:물건들을 제자리에 두고 일어나면 이쿠토가 방으로 들어오다 당신을 보고 놀란 낯을 합니다.

잠옷 차림의 이쿠토는 반팔을 입고 있습니다. 그렇게 드러난 팔은…….

온갖 상처로 가득합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건가 싶을 만큼 깊은 흉터들입니다.

당신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지 눈치 챈 이쿠토가 빠르게 겉옷을 챙겨 입겠지만 이미 늦었죠.

 

이치노세 이쿠토:..아카리, 내 방에 허락도 없이 무슨 일이야. (조금 불편한 듯 눈살을 찌푸리며 널 주시해)

 

모토이 아카리:..미안, 문이 열려있길래-.. 그보다 팔에 그 상처는 뭐야..? (네 팔의 흉터들이 잊혀지지 않는지 네 쪽으로 다가갔다.) 무슨 일 있었던거지?

 

kp:제 아무리 아카리라 해도 남의 방에 멋대로 들어오면 안 된다고 말하는 이쿠토는 당혹감이 미미하게 서린 얼굴입니다.

 

이치노세 이쿠토:..알 거 없어 아카리, 그 보다.. 이제 나가주지 않을래. (낮게 깔린 눈으로 네게 시선을 고정하며 제 방 문을 연채 네가 나가기를 기다려)

 

모토이 아카리:..알 거.. 없다고..? (무심한 네 말에 멈칫거렸다. 무어라 말하려다가 짧게 한숨을 내쉬더니 그대로 방 밖으로 나간다.) ..그래. 멋대로 들어와서 미안해.

 

kp:다만 아카리가 완전히 나가기 직전, 뒤에서 닫히려는 방문을 잡은 채 조용히 말합니다.

 

이치노세 이쿠토:..미안해 아카리 하지만.. 내 방엔 네가 알면 안되는 것들이 너무 많고 또..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뒤에서 너를 포옥 끌어 안는다.) ..이렇게 내가 매정하게 대해도, 마지막 순간.. 그 순간만큼은 내 곁에 있어줄래?

 

모토이 아카리:... (조금 서운했었는지 가만히 서있다가 네가 안아주자 네 팔에 손을 올려 쓸어주었다.) ..내가 어떻게 너를 떠나겠니-..

 

kp:곁. 내 곁. 이쿠토가 근래에 유난히 자주 언급하는 말입니다.

 

이치노세 이쿠토:그래.. 그정도면 돼. 거창하게 말 안해도 돼 그말이 그저 진심이라면. (네 품에 고개를 박고 몇초간 안고있다가 감았던 팔을 풀어) 잘자, 아카리 좋은 밤.

 

kp:그렇게 슬픈 목소리로 대답하고는 이쿠토는 방문을 닫습니다.

완전한 단절.

그렇게, 아침이 옵니다.

 

.

 

kp:결혼식 다음날의 동이 텄습니다.

아침부터 집안이 분주하면서도 침잠한 이유는 어제의 살인 사건 때문일 겁니다.

오늘은 린튼 가의 사람들이 오기로 했습니다. 두 집안의 관계를 정리하기 위함이겠죠.

가족들의 분위기를 보면 좋지 못합니다. 좋을 수 있을리가요.

가문의 위상을 위해 잡은 정략 결혼인데 하필이면 이런 식으로…

…. 물론 자식의 혼사가 망쳐졌다는 사실이 더해 더더욱 초상 난 분위기일 겁니다.

 

kp:린튼 가 사람들이 오기 전까지 아카리는 부엌, 휴게실, 뒷마당에 갈 수 있습니다.

 

모토이 아카리:(준비는 잘 되고 있는지 부엌부터 가봅니다.)

 

kp:하인들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그런 일이 있음에도 산 자들은 음식을 먹고 살아가기에 맛있는 냄새가 만연합니다.

하인들은 당신이 온 줄도 모르고 저들끼리 무어라 떠들고 있습니다.

은밀한 이야기를 하듯이 속닥속닥.

 

모토이 아카리:(몰래 들어봐요)

 

아카리 듣기 판정

 

모토이 아카리: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하인:린튼 가 사람들이 가문 구성원도 공개하지 않는댔잖아?

그런데 소문에 따르면 이번에 죽은 하퍼 린튼 씨가 마지막 후계자였다더라.

그럼 뭐야? 그 부부만 남은 거야?

글쎄, 아직 일가 친척이 몇 살아있긴 했다는데 전부 죽으면 대가 끊기는 거겠지…….

 

모토이 아카리:(괜히 마음이 안좋아졌는지 슬쩍 자리를 피해서 휴게실로 갑니다)

 

kp:휴게실은 고요합니다.

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만 되어 있을 뿐입니다.

탁자와 벽난로를 살필 수 있습니다.

 

모토이 아카리:(탁자를 먼저 살펴요)

 

kp:탁자를 보면 손님 수에 맞게 놓인 찻잔이 있습니다.

손님용은 두 개. 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신문이 놓여 있습니다. 오늘자 신문이네요.

신문을 보면, 1면에 하퍼 린튼 살인 사건이 보도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겠죠.

용의자가 몇 추려졌으나 모두 알리바이가 있어 사건은 미궁 속에 빠져드는 중이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이치노세 이쿠토.

 

kp:... 머릿속을 스치는 이름입니다.

 

모토이 아카리:..그럴리가 없어.. (마음에 걸렸지만 애써 외면하곤 벽난로를 살펴요)

 

kp:벽난로 안에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방금 막 장작을 넣었는지 타닥타닥, 잘도 탑니다.

…응?

문득 벽난로 안쪽에 타다 만 종이조각이 존재함을 깨닫습니다.

 

모토이 아카리:..(막대기같은걸로 움직여서 빼봅니다)

 

kp:종이 조각을 꺼내면 기묘한 글자들이 일부 적혀있습니다.

<아이호트의 거래>, <숙주에 관하여>. …이런 게 원래 있었던가요?

 

아카리 이성체크

 

모토이 아카리:

SAN Roll

기준치:	62/31/12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게 뭐지.. (쭉 살펴봐요)

 

kp:종이의 내용을 보려고 시도할 경우, 몇 가지 띄엄띄엄 적힌 단어만 겨우 읽습니다.

…전염을 통한…

지배…….

…그리고 그 아래에 그려진 소름끼치는 거미 그림…….

벽난로를 보고 지나칠 때 카펫 아래에서 삐죽 튀어나온 종이를 발견합니다.

어디 책에서 뜯어온 듯한 종이 한 장입니다.

 

kp:꺼내 내용을 살피면 암호처럼 무어라 적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부 지역입니다.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 최종적으로 이곳에 머무름.

..가장 마지막에 적힌 글자는 명백한 암호라, 확실하게 읽기 어렵습니다.

 

아카리 교육판정

 

모토이 아카리:

교육

기준치:	70/35/14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아카리는 머리를 쥐어 짜내서 암호를 해독해냅니다

과거 학교에서 배웠는데, 이걸. 그러니까… 해독하자면…….

이름이군요

낯선 퍼스트 네임과 익숙한 라스트 네임. 린튼.

 

아카리 지능 판정

 

모토이 아카리: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아카리는 유심히 보다, 이 필체가 이쿠토의 필체임을 알아차립니다.

 

모토이 아카리:..이쿠토가 이런걸 왜-..? (일단 챙겨요..)

 

kp:우선 이 린튼의 이름은 적어도 하퍼 린튼의 부모님의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다른 린튼인가요? 친척? 가문 구성원? 도대체 이걸 왜 적어둔 거죠? 뭘 위해? 그들이 지내는 지역은 왜 알아내는 거고?

 

모토이 아카리:..(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할 겸 뒷마당으로 향합니다)

 

kp:뒷마당에는 마당 정원을 가꾸는 이쿠토가 있습니다.

당신을 보고도 잠잠한 낯입니다.

 

이치노세 이쿠토:기분은 좀 어때. 괜찮아? (담담한 목소리로 정원에 있는 가지들을 쳐간다.) .. (그러다 이내 시선을 돌려 어느 한 꽃에 시선을 가둔다.) 아카리, 이 꽃의 이름은 에리카인데, 히스라고도 부르는 예쁜 꽃이야. 그치만 화려한 외모와는 다르게 꽃말은 고독인 어쩌면 조금 모순 된 꽃이지.

 

모토이 아카리:(네 쪽으로 다가가다가 네가 말하는 꽃에 시선을 돌렸다.) ..그러게. 왜일까-... (가만히 꽃향기를 맡나 싶더니 다시 네 쪽을 바라본다.) 난 괜찮은데-.. 너는?

 

이치노세 이쿠토:나야 뭐, 항상 괜찮지. (꽃 향기를 맡는 널 내려다 보다 문득 고개를 돌린 너와 눈이 마주치자 작게 웃어보인다.) 이 꽃, 꽃말만 모른다면 그저 아름다운 꽃이니, 자식을 잃은 린튼 가 사람들께 선물 해드릴까, 생각중이었어. 어떻게 생각해?

 

모토이 아카리:..그래도 되는건가..? 이쁘긴 한데-.. (가만히 꽃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다른 꽃들이랑 섞어서 드릴까-..

 

이치노세 이쿠토:나쁘지않네. (주변에 있는 꽃과 히스를 몇개 꺾어 꽤 보기좋은 꽃다발을 만들고는) 슬슬 손님이 올 시간이네, 응대 해 드려야겠지. ...

 

kp:잔잔한 대화 끝에 이쿠토는 갑자기 당신의 손목을 잡고는 하염없이 응시합니다. 말 없이 한참이나.

그 눈에 깊게 박힌 애정은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맹목.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그 생각 끝에 이쿠토가 입을 엽니다.

 

이치노세 이쿠토:아카리, 내 침대 밑에 여분의 권총이 있어. (말을 잠시 끊고는 다시 한숨을 내뱉고는 이어 해) 내가, 이곳을 떠나게 된다면 그걸 들고 날 만나러 와.

 

kp:무슨 뜻이죠?

의중을 묻는 당신에게 더 의미 모를 문장만 전달할 뿐입니다.

그리고 꼭 방아쇠를 당겨달라고만.

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요. 뭘 의미하는 이야기인가요?

그 말만을 남기고 이쿠토는 꽃다발을 들고 자리를 떠납니다

 

...

 

kp:그렇게 벙 쪄 있을 때, 바깥에서부터 손님을 맞이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하인이 찾아와 가족분들이 먼저 응대할 테니 잠시 방에 가 있으셔도 된다고 이릅니다.

그렇게 방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탕ㅡ.

 

kp:총 소리가 울렸습니다.

명백한 총 소리입니다. 근원지는 현관.

현관으로 향하면 그곳에는 피가 묻은 에리카 꽃다발을 든 이쿠토가 서 있습니다.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이들이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악에 물든 낯으로 이쿠토를 응시합니다.

이쿠토의 손을 보면, 그래요. 리볼버.

리볼버가 쥐여져 있고, 그리고…….

 

바닥에는 린튼 부부의 시체가 쓰러진 상태입니다.

 

아카리 이성체크

 

모토이 아카리:

SAN Roll

기준치:	62/31/12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1해주세요

피가 튄 뺨을 든 이쿠토가 당신을 응시합니다.

어쩐지 이 현상이 익숙한 얼굴.

웃는 낯에는 슬픔이 번져 있습니다.

숨을 뱉은 그가 소리 없이 발음한 건 당신의 이름입니다.

 

이치노세 이쿠토:아카리.. 아카리,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kp:그 중얼거림.

누군가 외칩니다. 날카로운 비명입니다.

 

"살인자! 살인자다!!"

 

kp:사용인들이 뛰쳐나가 이쿠토를 제압하고 총을 뺏어듭니다.

경찰에 신고하는 분주한 인간들의 틈바구니에서 이쿠토는 단 한 번의 반항도 없이 순순히 무릎이 꿇렸습니다.

그 상태에서도 오로지 당신만을 바라보는 그 눈은 여전히 간절하던가요.

절박했던가.

추락한 꽃다발이 무참히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에 의해 짓밟힙니다.

망가지고 뭉개진 꽃이 지금의 이쿠토 같습니다.

 

kp:마침내 고개를 떨군 이쿠토의 어깨 너머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이쿠토를 구속하고 끌고 나가는 과정이 슬로우 모션처럼 펼쳐집니다…….

그 가운데 문득 마주친 이쿠토가 입을 벙긋댑니다.

 

이치노세 이쿠토:권총.

 

kp:마침내 연행되는 이쿠토가 완전히 시야에서 벗어납니다.

충격은 여전히 당신을 강타한 채 여파를 남겼습니다.

살인마. 이쿠토가 살인마라니.

어떻게 할까요, 아카리. 지금부터 당신의 선택이 오롯이 모든 걸 결정할 텐데.

 

모토이 아카리:...(순식간에 일어난 일들에 몸이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서있었다. 발치에 닿은 뭉개진 꽃다발을 내려다보다가 이쿠토의 방으로 향합니다.)

 

kp:아카리는 이쿠토의 방으로 향합니다.

이쿠토의 방으로 돌아가 침대 밑을 살피면 정말 그가 말한대로 여분의 권총과…

상자를 발견합니다.

상자는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습니다.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발견도 하지 못할 정도로.

꺼내 뚜껑을 열려 하면 비밀번호가 걸려 있습니다.

다이얼을 돌려 입력하는 방식입니다.

 

kp:단 하나의 숫자면 되는데. 뭐라고 입력해야 할까요?

 

모토이 아카리:..(뭐지... 1부터..눌러봐..?)

 

kp:*모르겠으면 지능판정

 

모토이 아카리: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아카리가 지금까지 확인한 한자리의 숫자는, 이쿠토의 수첩에서 발견했었죠.

거미 그림과.. 숫자...ㅡ

그것은 바로 숫자 '6' 이었죠.

 

모토이 아카리:(6을 눌러봅니다..)

(아니 돌리는구나 ㅋ)

 

딸깍,

 

kp:소리와 함께 내부에 돌돌 말린 양피지가 놓여 있습니다.

꽤나 낡았고, …예사 종이가 아닌 것 같습니다.

종이를 펼치면 힐튼 호텔의 주소가 적혀있습니다.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입니다.

귀퉁이에는 린튼의 성을 단 몇 명의 이름이 동그라미 표시되어 있네요.

그리고,

<시간을 돌리는 주문>이 적힌 상태입니다.

 

kp:그 방법은

 

타살.

 

kp:[자신에게 주문을 건 술자가 타인에 의해 죽임을 당하면 시간이 특정 지점-최대 한 달 전으로 돌아간다.

술자가 죽인 이들은 돌아가는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과거에 도달해도 여전히 죽은 사람이 된다.

이 과정에서 얻은 상처 또한 그대로 육체에 보존된다.

고로 타살이 아닌 자살을 할 경우 술자 또한 시간을 돌리지 못하고 사망에 이른다.]

 

아카리 이성판정

 

모토이 아카리:

SAN Roll

기준치:	61/30/12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1 해주세요

잠깐, 그러고보니 이쿠토가 뭐라 했죠.

방아쇠를 당신이 당겨주길 바란다 했던가요.

 

아카리 지능판정

 

모토이 아카리: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kp:잠깐, 이쿠토의 몸에 나 있던 상처들........ 설마.

설마.

 

...

 

kp:이쿠토가 구금되어 있는 곳으로 조용히 향합니다.

아카리가 피해자와 결혼할 예정이었던 관계임을 아는 경찰들은 면회를 허락합니다.

이쿠토와 마주 보고 앉는 기분이 오묘합니다.

 

이치노세 이쿠토:아카리, ...전에 말했던 그거. 가지고 왔어? (조금은 쉰 듯 한 목소리로 네게 말을 계속 이어가.) ...나를 향해 방아쇠를 당겨주겠어?

 

모토이 아카리:...이쿠토-...이게 다 어떻게 된거야..? (네 말에 답하지 않고 걱정스러운 듯 바라보았다.) 도대체 왜 이런 짓을-... ..나, 봤어-.. 시간을 돌리는 주문-.. 뭘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는거야?

 

이치노세 이쿠토:(네 말에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몇초간 말하기를 머뭇거린다. 그러다 제 입술을 한번 잘근 물고는 천천히 말을 이어나가.) ...시간을 몇 번이나 돌렸는지 몰라, 그치만 그렇게 해서 모조리 죽였어.

 

kp:그렇게 말하는 이쿠토는 고개를 숙인 상태입니다.

표정을 볼 수는 없지만 그 목소리에 깃든 건… 죄책감? 고통? 혹은 후련함? 시원한 복수심? 혹은 그 모든 것?

 

 

경찰: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부인, 그만 자리를 뜨겠습니다.

 

이치노세 이쿠토:아카리, 얼마 남지 않았어.

 

kp:끌려가면서 중얼거린 그 한 마디를 연신 반복합니다. 얼마 남지 않았어.

 

이치노세 이쿠토:이게 마지막이야.

 

kp:못내 다정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못내 다정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말도 안 돼. 다정함이라니.

다정할 수가 있다니…….

 

이치노세 이쿠토:이게 마지막이야. 나를 죽여줘, 부탁이야 아카리.

 

모토이 아카리:..하지만.. 하지만-.. 만약 네가 정말, 죽어버리면 어떡해-..? (불안한듯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kp:아카리는 세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모토이 아카리:..나, 역시.. 못하겠어-.. (아무리 생각해도 제 손으로 죽일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떨굽니다.)

 

kp:한참 침묵하던 이쿠토가 몸을 웅크립니다.

이내 모든 걸 뿌리친 채 빠르게 철창으로 가까워지고, 그 손에 들린 건…

맙소사, 어디서 난 건가요? 칼입니다.

단도가. 단도가 당신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 표정은 그저 기껍지만은 못합니다.

당신의 멱살을 잡고 칼을 들이미는 모습에 경찰들이 신속히 그를 저지하기 시작합니다.

 

kp:마치 찌를 듯이 가까워지는 찰나 철창문을 열고 들어가 이쿠토를 제압하는 경찰과,

단도를 휘둘러 반항하는 이쿠토와…

반항이 극심해지려는 찰나 경찰 한 명이 이쿠토를 향해 총을 쏩니다.

그 단도가 제압을 시도하는 이의 목을 찌른 탓입니다.

피와 폭력이 난무하는 이 상황을 납득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총에 맞아 쓰러지는 이쿠토까지.

 

kp:당신을 보고,

희미하게 웃는 얼굴이.

시계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림과 함께 시야가 암전합니다.

 

-

 

kp:정신을 차리면,

햇살이 들어오는 방 침대에서 눈을 뜹니다.

달력을 살피니 정략 결혼에 관한 통보를 듣던 날입니다.

결혼식에서 한 달 전.

정말 시간이 돌아갔습니다. 정말로 다시 과거에 돌아온 것입니다.

잠깐, 이쿠토는 어디 있죠? 이번에는 또 어디로 간 거예요?

 

kp:이쿠토의 방으로 뛰어가면 말도 안 되는 풍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단정하게 깔린 이불과 텅 빈 방 안. 모든 짐이 빠져나간 장소.

이쿠토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모토이 아카리:..어디, 어디로 간거야-... (방 밖으로 나가선 1층으로 내려갑니다)

(혹시나.. 싶어 다시 방으로 가서 이곳저곳 살펴봅니다)

 

kp:이쿠토의 방 내부를 살핀다면 책상 아래 서랍 하나가 아주 조금 열려있음을 발견합니다. 채 닫지 못한 흔적입니다.

서랍 내부를 보면 거미의 얼굴이 그려진 공책이 있습니다.

공책을 펼칠 경우,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접합니다.

 

[ 아이호트의 일족이 지배한 숙주 명단 ]

 

[ 숙주의 근원지인 린튼 가문원 명단 ]

 

kp:아이호트의 일족? 의문을 갖기도 잠시입니다.

이 명단, 어디선가 본 것 같지 않나요?

 

아카리 지능 판정

 

모토이 아카리: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아카리는 실종, 사망자의 명단, 이쿠토가 죽인 이들의 이름과 일치함을 깨닫습니다.

다음 페이지를 펼치면 거미 그림과 함께 ‘숙주’에 관한 이야기가 적혀 있습니다.

‘아이호트의 일족’이라는 작은 거미 같은 생명체가 인간의 몸을 차지하는 내용.

그 수를 늘여가려 한 내용.

수를 늘여 마침내 저들의 신을 불러 모시려 한다는 모독적인 이야기.

그들의 다음 숙주로 점찍힌 이는,

 

당신입니다.

 

아카리 이성체크

 

모토이 아카리: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1d2

 

모토이 아카리:1

 

kp:-1해주세요

그 아래 필기체로 휘갈겨진 한 문장은 이쿠토의 글씨체입니다.

지켜야 해.

이쿠토를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어디론가 사라진 그를 찾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모토이 아카리:..어디로 간거야-.. (다른 살필것은 없는지 뒤져봅니다. 꼼꼼!)

 

kp:더 이상 이쿠토 방에 볼만한 것은 없어 보입니다. 아무래도 적당한건 다 챙겨간 모양입니다.

 

모토이 아카리:(1층으로 내려가서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봅니다.)

 

kp:아카리가 방을 나가면 사용인이 지나갑니다.

사용인은 이쿠토의 방에서 나오는 당신을 보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합니다.

 

 

하인:이치노세씨는 방금 떠났는데... 아가씨께 인사하고 가지 않던가요?

 

모토이 아카리:어디,어디로 가던가요?

 

 

하인:그, 글쎄요.. 마지막으로 남은 일처리가 있다고 했어요. 그것만 말하고 아침 일찍 짐을 챙겨서 저택을 나갔습니다.

 

아카리 지능 판정

 

모토이 아카리: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아카리가 마지막 남은 린튼 가의 친척이 머무는 장소를 메모해둔 책장의 종이를 떠올립니다.

그래, 씨를 말릴 작정인 모양이죠. 그게 무엇을 위한 것이든.

그 수많은 살인을 거듭해야만 했던 이유는 당신이었을까요?

손에 피를 그렇게 묻히고, 그렇게 죽어갈 가치가 있는 존재였단 말인가요, 그에게 당신은?

몸에 난 무수한 흉터들. 망가져가면서도 지켜야 했던 건가요?

 

당신을?

 

kp:사용인이 문득 당신에게 편지를 내밉니다.

 

 

하인:아참, 이치노세씨가 아가씨께 이걸 전해달라고..

 

모토이 아카리:..뭔가요..? (편지를 펼쳐봅니다)

 

kp:편지를 펼치면 간결한 문장이 몇 개 남겨져 있습니다.

[ 다시 돌아올게. 꼭 돌아올게.

아카리에게 올 거야. 그러면 내 마지막 순간에,

마지막 순간에,

내 곁에 있어줄 수 있어? 그래줄 수 있어?

나는 네가 필요했어. 나는 너만 필요했어. ]

 

kp:마지막 순간.

마지막 순간! 도대체 그 마지막 순간이 뭐길래.

정작 지금 곁에 없는 건 그 자신이면서!

그래요. 그는 당신을 위해 정말 뭐든지 할 수 있었나봅니다.

몇 번이고 고쳐 죽어가면서도 이 모든 일을 감내해야 할 정도로 당신을 사랑했나 봅니다.

그럼 당신은? 당신은 어때요.

 

kp:그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나요? 그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나요?

못한대도 상관 없을 겁니다.

적어도 그 사람은 할 수 있으니까. 그거면 되는 이야기 아닐까요.

자, 아카리. 어떻게 하실건가요. 지금 당장 이쿠토를 찾아갈 수도, 혹은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물론, 언제 올지는 장담 못하는 거지만요.

 

모토이 아카리:...어째서 항상.. 너만-.. (간단하게 짐을 꾸려서 이쿠토를 찾으러 갑니다.)

 

아카리 지능 판정

 

모토이 아카리: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kp:ㄴㅇㅁㅇㄱ

 

모토이 아카리: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kp:아카리는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지만 우선 집을 나섭니다.

걷던 도중 드문드문 기억이 스멀 스멀 나기 시작합니다.

무슨... 호텔이었던거 같은데,

아마도 그 곳이 맞을겁니다. 아카리가 알고 있는 호텔이라고는, 힐튼 호텔 뿐입니다.

그렇게, 아카리는 이쿠토를 찾으러 갑니다.

 

ㅡ

 

kp:당신은 기억을 의존하여 이쿠토의 발자취를 따라가기로 결심합니다

기차를 잡아 타고 움직이는 당신을 누군가 만류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나, 그런 게 중요하던가요?

이쿠토가 향한 장소는 린튼 본가에서 멀리 떨어진 한 지역의 고급 호텔이었습니다.

호텔 안쪽으로 발을 디디면 이쿠토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모토이 아카리:(주변을 살핍니다)

 

kp:주변엔 호텔 직원들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지금 단서가 될 만한 사람들은 이들일려나요.

 

모토이 아카리:..저기 혹시.. 여기.. 갈색머리에.. 키가 큰 남자가 오지 않았나요-..? (이쿠토의 인상착의를 설명하며 물어봅니다)

 

 

호텔 직원: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원하시는 답을 못해드려 죄송합니다.

아 참, 갈색머리의 키큰 신사분 다시 생각해보니 호텔에 오셨었네요. 기억이 나긴 합니다. 네.

 

모토이 아카리:혹시 어디로 갔는지 아실까요-..?

 

 

호텔 직원:글쎄요, 그건 저희도 잘...

 

모토이 아카리:그,그런가요..(아이디어 굴려도 되나요..)

 

kp:*지금 아이디어는.. 쓸모가 없는.. 대인기능 어려움이상이면 호실을 전부 알 수있어요 ㅎㅋ

 

모토이 아카리:(도저언~..!)

말재주

기준치:	55/27/11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쩐다

 

모토이 아카리:(너무 기뻐요..)

 

 

호텔 직원:흠흠.. 아가씨, 아가씨한테만 알려드리는 겁니다. 이치노세 씨의 방은 603호, 린튼 가 사람들은 901호실 입니다. 그럼 편안한 밤 되시길.

 

모토이 아카리:가,감사합니다..! (꾸벅 인사하고 엘리베이터 타러 갑니다 호다닥)

 

kp:아카리는 재빨리 엘리베이터에 탑승합니다.

당신은 어디로 가나요?

 

모토이 아카리:(이치노세 방으로 먼저 가봐요)

 

kp:아카리는 6층을 눌러, 이쿠토의 방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이쿠토는 외출이라도 했는지, 안은 고요하기만 합니다.

 

모토이 아카리:(살펴봐도 아무것도 없나요)

 

kp:(*녜 헤헤)

 

모토이 아카리:(9층으로 이동합니다)

 

kp:아카리는 다시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9층으로 이동합니다.

그렇게 린튼 가 가있는 901호실로 올라가면,

9층에 발을 딛기 무섭게

 

탕ㅡ!

 

kp:하는 총성이 들립니다.

얼어붙어 있을 시간도 없습니다.

901호실 문이 열리고 그곳에서 나오는 이쿠토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으니까요.

 

이치노세 이쿠토:(당황한듯 눈을 동그랗게 뜨며) 아, 아카리 네가 어째서..

 

kp:이번이 그의 마지막 타겟이었으며,

고로 아카리에게 돌아갈 예정이었다는 거겠죠.

총성에 사람들이 몰릴 조짐이 보이자 이쿠토는 즉시 자리를 뜹니다.

비상계단을 통해 사라지는 이쿠토의 뒤를 쫓아갈 수 있습니다.

 

아카리 민첩 판정

 

모토이 아카리: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아카리는 가까스로 이쿠토와 함께 비상구를 통해 아래로 내려갑니다.

계단의 중간에서 이쿠토를 붙잡습니다.

이전보다 더 상처가 늘어나고, 어디서 얻은 건지 모를 거즈와 반창고까지 붙인 피곤한 얼굴은 더 많은 살인을 지나왔음을 알립니다.

 

이치노세 이쿠토:..(차마 고개를 마주하지 못한 채 천천히 먼저 입을 뗀다.) ..네가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는걸 아카리. ..아직은 널 마주할 준비가 안됐었는데.

 

모토이 아카리:어,어떻게-.. 가만히 기다릴 수 있겠어-..! (네가 걱정됐다는 듯 목소리를 높히며 혹시나 도망갈까봐 그대로 네 품에 뛰어들듯이 안겨왔다.) ..이렇게, 다쳐놓고-.. 내가 뭐라고-...

 

이치노세 이쿠토:하지만 아카리, 다 끝났어 이제.. (자신을 안는 널 오히려 역으로 꼬옥 놓지 않을 것 처럼 안고는) 이제.. 넌 자유야. ...네가 뭐냐니, 넌 나의 가장 소중한 사람이야.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이정도는 감수해야할만한 일이었어. 널 지키기 위해서라면.

 

모토이 아카리:(네 품 안에 안긴채로 옷자락을 꾹 쥐었다.) 하지만, 하지만.. 나도 널 지키고 싶어-.. 나 때문에 네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져선 너를 올려다본다.) ...같이 집으로 돌아가자-..

 

이치노세 이쿠토:(집에 가자는 소리에 미간을 움찔거리다 이내 너와 눈을 마주한다.) 집.. 그래, 아카리 너는 집에 가야해. 이런 위험한 곳에 오면 안되고.. ...난 너와 같이 집에 갈 수 없을지도 몰라 어쩌면.. (널 안은 손에 힘이 들어간 채 슬픈 눈을 하고있어.)

 

모토이 아카리:..어,어째서-..? 다 끝났다며-.. (네 말을 듣더니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네가 안가면 나도 안갈거야-..!

 

이치노세 이쿠토:...(네 말에 작게 한숨을 쉬어 보이곤 타이르듯 등을 토닥여) ..알았어, 같이 집으로 돌아가자. 가면서, 알려줄게 있기도 하고.. (제 옷지락을 쥔 손을 풀어 자신의 손 안에 가두고는 꼬옥 쥐고는 널 지그시 바라봐) 기차타러 가볼까?

 

모토이 아카리:...응-.. (잡힌 손을 바라보다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kp: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기차를 타고 집에 돌아갑니다.

 

ㅡ

 

kp:기차 안에서 아카리 어깨를 베개삼아 곤히 잠든 이쿠토,

자는 모습을 보고 그 누가 그를 살인마라 하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투성이에, 너덜너덜한. 살해를 거듭한 굳은 살이 박힌 손.

그저 이 모습이 안타까울 뿐 입니다.

고마운 마음도 있으려나요, 자신을 위해 이정도까지 한다는 게.

아카리는 이쿠토가 잠든 사이 신문을 볼 수 있습니다.

 

모토이 아카리:..(조심히 신문을 펼쳐 읽어봅니다.)

 

kp:신문을 펼쳐보자, 1면에는 속보로 뜬 린튼 가 살해 사건에 관한 기사가 적힌 상태입니다.

문득 복도 건너편의 누군가가 이쿠토를 힐끔대는 게 느껴집니다.

기사 내에 서술된 용의자 외관과 비슷하다 생각하는 걸까요?

 

모토이 아카리:...(신문으로 슬쩍 이쿠토를 가리곤 힐끔대는 사람을 바라봅니다.)

 

kp:아카리의 시선에 상대방은 우물쭈물거리다 사라집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기차는 하염없이 앞만을 향해 달리다. 그들이 내려야하는 역이 도착합니다.

역에 도착하자, 이쿠토는 잠에서 깹니다.

오랫동안 잠을 자지 못한 기색입니다.

어느 새 창밖에는 밤이 찾아왔네요.

이쿠토는 아카리에게 저택으로 돌아가자고 합니다.

 

kp:그곳 정원의 히스 꽃을 함께 보자고.

 

.

 

kp:저택 뒤쪽에 난 정원으로 따라나가면 이쿠토가 그곳에 서 있습니다.

달빛 아래 에리카 꽃무리에 섞인 이쿠토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지치고 상처가 가득합니다.

꽃무더기 사이에 주저앉듯 앉는 모습은 일어설 기운조차 없음을 알립니다.

뺨에는 너덜한 거즈가 붙어 있습니다.

어디서 얻어온 흉터인지 모릅니다.

또 늘었군요. 또… 살인을, 함으로…….

 

kp:문득 달빛 아래 비춰지는 이쿠토가 흐릿하게 느껴집니다.

아니, 느껴지는 게 아닙니다.

흐릿합니다.

제 몸을 살핀 이쿠토가 느릿하게 말합니다.

 

이치노세 이쿠토:아카리, 나는 이제 곧 사라져. 시간을 맘 껏 쓴 대가를 이제 치뤄야겠지.. 마지막 회차인 이번에 난, 소멸될거야.

하지만 아카리, 걱정 마 이제 넌 안전해. 완전한 자유야. 이상한 존재가 숙주로 차지한 인간들을.. 내가 모두 없앴으니. 더 이상 번식하지 못할거야.

..네가 결혼을 한대서,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그 가문에 대해 조사를 했지만. 그치만 그 가문은 조사를 하면 할수록,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위험하다는 걸 알았어.

아이호트의 일족이 차지한 숙주들의 집단이라니, 게다가 그 숙주가 번식하는 사실 또한, 그 번식 끝에 그들의 신을 불러내려고 했다는 것도 전부 다.

그 자식들은, 그 다음 숙주를 너로 결정한거야. 그리고 그걸 막기위해 난 여기까지 왔고.

너를 사랑했기에 나는 기꺼이 그럴 수 있었고, 그럴 수 밖에 없었어.

 

이치노세 이쿠토:...너도 원치 않는 결혼이었지만, 그치만.. 그 결혼은 해서는 안됐어.. 약속조차도,

 

kp:다정한 목소리입니다.

이제 와 무슨 소용이 있는가 모를 이야기들입니다.

너덜하고 상처투성이인 이쿠토는 그저 평온한 얼굴입니다.

가시면류관을 쓰고 십자가를 진 메시아가 꼭 저런 모습일까요…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인간처럼 보이죠…….

 

이치노세 이쿠토:아카리, 내 마지막 순간에 곁에 있어 달란말.. 그 말을 했던 이유가, 내가 널 위해 이정도까지 했는데, 그 정도는 받아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어. (반투명해진 상태에서 널 바라보며 작게 웃어보여.) 내 마음을 받아주는 것 까진 바라지도 않았고, 그저 그것만.. 원했어. 나는.

그런데, 지금 나의 마지막 순간에 너는 내 곁에 있네. 사라지기 전에 신이 주는 마지막 선물인걸까?

 

모토이 아카리:......(네 말을 듣는 얼굴은 이미 눈물로 얼룩져있었다. 네 앞에 주저앉아 고개를 숙이고 꾹 참아보려는 듯 어깨가 떨려왔다.) .. ..나, ..흐-... (울음에 목소리가 먹혀들어가자 가슴을 움켜지더니 고개를 들어 바라본다.)..윽-.. ..마,..마지막까지,.. 언제나.. 네 곁에. 있을거야...

 

이치노세 이쿠토:내 마지막 모습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여자의 눈물로 장식되게 하다니. 나도 아직 멀었네 (작게 웃어보이며 슬픈 눈으로 널 바라보다 이리 오라는 듯 손짓해.) ..울지말고, 이리와봐 아카리. 완전히 소멸되기 전에, 한번만 안아보게.

 

모토이 아카리:...으,.(참고 참다가 그대로 떨어지지 않을 것처럼 매달리듯 네 품에 안기더니 흐느껴 울었다.) ...차라리, 둘이서 ..도망갔으면-.. 달라졌을까-..? 나만 두고.. 가지 말아줘-..

 

이치노세 이쿠토:(있는 힘껏 너를 꼬옥 끌어 안는다. 네 온기가 아직도 느껴지자 왈칵함에 눈시울이 붉어져.) ...둘이서 도망갔다 하더라도, 그들이 네 신분을 아는 상태라면 넌 계속 그들의 먹잇감으로 노려졌을거야. 그래서, 난 그 뿌리끝 부터 뽑으려 같은 짓을 계속 반복 했을거고.. (이내 천천히 네 두 볼을 잡고는 네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다 그대로 타고 내려와 네 윗 입술 부근에 작게 입을 맞춰) ...차마, 네 입술을 뺏질 못하겠네. 언젠가,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된다면. 그때를 위해 그 사람에게 양보할게.

 

모토이 아카리:... 너만 더.. 힘들졌겠구나-.. (너를 가만히 올려다보다가 이마에 입을 맞추자 자연스레 눈이 감기고 볼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입술 부근에서 닿았다가 떨어지자 느리게 눈을 뜨더니 그대로 네 옷깃을 살짝 잡아당겨 조심스럽고 길게 입을 맞춰왔다.) ...그렇다면 더욱..내 처음은 네가 가져가줘-.. ..너 말고 다른사람.. 생각해본 적 없는걸-..

 

이치노세 이쿠토:(예상치 못한 네 행동에 당황하며 있다, 마지막 말에 눈물이 한 줄기 흘러내린다. 그렇게 아무말 없이 널 꼬옥 안은 채 네 품에 얼굴을 파 뭍고는) 처음이 나라, 미안해. ..정말.. 정말 힘들었어. 나... 나 만이 널 살릴 수 있는데, 실수하지 않으려 노력했어. 벌써.. 6번의 기회를 다 써서.. 이제 널 다시는 못 안는 사실에.. 하루하루 머리싸매며.. 드디어 이렇게 널 맘껏 안을 수 있는데..

 

kp:내 마지막 순간에 네가 함께하길 바랐다는 말.

그저 내 곁에 네가 있길 바랐다는 말.

힘들었다는 말. 아팠다는 말. 무던한 문장들이 스쳐지나가고

아, 맙소사.

이별의 때가 도래했습니다.

 

깨닫게 되는 순간입니다.

 

kp:그래. 보내야죠.

어쩌겠어요.

그가 바라고 있잖아요.

이 마지막 순간에, 그저 곁에 당신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는 듯이…

달빛 아래 당신에게 가만히 기댄 이쿠토는 어느 순간 목소리를 잃었습니다.

감은 눈꺼풀과 잦아드는 숨.

 

kp:숨결.

 

아,

 

숨결.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 숨결.

 

kp:꽃잎이,

수많은 히스-에리카의 꽃들이 향을 내뿜으며 당신의 주위를 감쌀 때,

달빛이, 달빛이 이쿠토의 몸을 둘러쌀 때, 그래서 눈부실 때, 이 풍경이 견디기 어려워졌을 때,

품안이 가벼워집니다.

빛이 허공에서 맴돌고 누군가의 체온이 완벽하게 사라집니다.

허공으로.

 

kp:공중으로

흩어져.........

 

이별.

 

kp:바람이 불었던가요.

풍경을 메우는 꽃잎이 그저 아름답습니다.

그만큼 서글픈 것입니다.

이렇게, 이렇게 아픈 이별이.

 

ED.2 히스클리프

 

KPC 소멸, PC 생환.